by trustwons Aug 31. 2022
무더운 여름날, 동네산 입구에 있는 평상 위에 신발도 벗지 않고 너부러져 있던 개구쟁이 삼돌이들, 원일, 두만, 천덕이는 팔베개 한 채로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송골송골 솟아나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천덕가 말했다.
"우리 뭐 할까?"
"야, 나비를 잡으로 가자! 호랑나비를 잡는 자를 대장으로 하자!"
"좋아!"
두만이가 벌떡 일어나 앉아서는 제안을 했다. 그러자 원일도 천덕이 일어나 앉았다. 그때 평상 옆에 수양버들 나무 가지들이 살랑살랑 춤추고 매미소리가 요란했다. 개구쟁이 삼돌은 휙 하고 각자의 집으로 달려가 잠자리채를 어깨에 메고 평상으로 돌아왔다.
"가자!"
제일 먼저 앞장을 서서 가는 두만이... 그 뒤를 따라 원일이와 천덕이가 뒤를 따라갔다. 그 당시 산에는 나무들이 우거지지 않았다. 그렇게 큰 나무들도 없었다. 기껏해야 개삼돌의 머리 정도가 가장 큰 나무들이었다. 그리고 주변에는 풀들이 무성했다. 어른들 얘기로는 땔감으로 큰 나무들을 베어갔기 때문이란다. 개삼돌은 신나게 나비들을 쫓고 잡고 열심이다. 잠자리채로 나비를 잡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래서 잠자리채는 잠자리를 잡기 딱인 것이다.
나비가 날아가는 방향을 예측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비가 풀꽃에 앉아 있을 때 낚아채야 한다. 개삼돌은 잠자리채를 곧추 세우고 풀들을 헤치며 두 눈을 왕눈처럼 뜨고는 눈알을 요리조리 굴리며 살금살금 걸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비를 눈치채고 팔랑 날아가버린다.
노랑나비, 흰나비. 부전나비, 제비나비, 호랑나비 등등 개삼돌이들 쫓으며 잡고 채집통에 넣었다. 개삼돌, 원일, 두만, 천덕이 얼굴엔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그래도 서로 대장이 되려고 더위도 잊은 채 풀숲을 헤짖고 다녔다.
어느덧 해가 중천을 지났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엄청난 비가 퍼붓고 말았다. 소나기가 내리는 것이었다. 나비를 잡던 개삼돌들은 급히 작은 나무 밑으로 몸을 피했다. 아까 말했지만, 일어서면 머리 키만큼 밖에 안 되는 나무이다. 그때에 원일이가 옷을 벗고 뛰자고 제안을 했다.
"야, 언제까지 이렇고 있을래! 하늘 봐! 새까맣잖아~"
"그래, 우리뿐이잖아~ 벗자!"
개섬돌, 원일이, 두만이, 천덕이는 훌랑 옷을 벗었다. 팬티까지 다 벗었다. 그리고 나무속에 비에 젖지 않게 쑤셔 넣고는 잠자리채를 옆에 넣고는 빗속을 달렸다. 개삼돌이들은 고추를 드러내 놓고 덜렁거리며 풀숲을 헤치고 뛰었다. 온몸에 내리치는 빗설에 묘한 쾌감을 느꼈다. 이때 천덕이 손을 높이 쳐들고 하늘을 향해 얼굴을 쳐올렸다. 그러자 원일이도 두만이도 따라 했다. 그리고 풀숲 아래 개울가로 내려갔다. 그리고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물장구치고, 잠수하고 물 튕기고 개삼돌들 신났다. 그렇게 놀고 있을 때 갑자기 소나기가 멈추고 맑은 하늘이 쨍하고 빛났다.
"어? 멈췄네!"
개삼돌, 원일이, 두만이, 천덕이는 동작을 멈추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약속이나 한 듯 두 손으로 고추를 감췄다. 그때에 두만이가 소리쳤다.
"이렇고 있을 때가 아냐! 사람들이 올라오면 어떡해~"
그 순간 개삼돌이, 원일이가 앞서 풀숲 위로 달려갔다. 천덕이도 두만이도 뒤따라 뛰었다. 옷을 숨겨두었던 작은 나무로 개삼돌이들 왔다. 그리고 각자 자기 옷을 챙겨 입었다. 그리고 평상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서로 잡은 나비를 보였다. 그때 원일의 곤충채집통에는 놀랍게도 태극 나비가 있었다. 그러자 두만이가 소리쳤다.
"천덕인 호랑나비 한 마리 있지! 난 호랑나비 두 마리, 원일인 호랑나비 한 마리와 태극 나비가 있잖아!"
"그래서 네가 대장이 되는 거야?"
"아니, 원일이가 대장인 거지~"
"왜? 내가 대장인데.."
"니가 태극 나비를 잡았잖아~ 호랑나비보다 높지!"
"그래, 맞아~ 원일이 니가 오늘은 대장이야!"
천덕이가 동의를 하자 원일은 어쩔 수 없이 개삼돌의 대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