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동화 - 창작 편]
일찍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동찬이는 집으로 가고 있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마을 가운데에 있는 수양버들 나무 아래에 평상에 계시는 노인들이 많다. 노인들이 앉아 계시는 평상은 넓다. 평상 한쪽에는 장기를 두시는 노인들과 구경하는 노인들이 몰려있다. 그러나 맴 할아버지는 평상 귀퉁이에 앉아 계시거나, 아니면 수양버들 나무 아래에 돌 위에 앉아 계실 때도 있었다.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콧노래를 부르며 수양버들 나무 아래에 계신 노인들을 무시한 채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에 맴 할아버지가 동찬이를 발견하고는 큰 소리로 동찬이를 불렀다.
“똥찬아! 이리 오너라~”
동찬이는 맴 할아버지가 부른다는 걸 알기 때문에 쳐다보지도 않고 그 자리에 멈춰서 있었다. 그리고 동찬이는 짓궂게 맴 할아버지의 다음 말은 기다렸다는 듯이 ‘야 이놈아! 귓구멍이 막혔냐?’ 하고 중얼거렸다. 아니나 다를까? 맴 할아버지는 다시 큰소리쳤다.
“야~ 이놈아! 똥차냐, 너 귓구멍이 막혔냐? 불러도 그냥 가?”
“네! 할아버지~”
동찬이는 히죽 웃으며 맴 할아버지를 향해 바라보면서 달려왔다. 그러자 맴 할아버지는 빙그레 웃으시면서 한 마디 더 했다.
“에그 똥차니~ 진작 올 것이지. 뭘 버텨!”
“그렇다고 똥차냐가 뭐예요? 제가 똥차예요? 똥차!”
“허허, 똥이나 찼으면 얼마나 좋겠냐~ 그 똥이 우리 마을을 먹여 살리는 줄 모르냐?”
“예? 마을을 먹여 살린다니요? 똥을 먹어요?”
동찬이는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고는 배꼽을 잡고 웃어버렸다. 맴 할아버지도 함께 웃으셨다.
“똥찬아! 오늘은 뭘 물어볼 것 없냐?”
“있어요.”
“그래, 뭐지?”
동찬이는 일전에 읽었던 삼국지 만화책이 생각이 났다. 그러니깐 중국 넓은 영토에 1800여 년 전에 한 왕조가 쇠락하여 혼란에 빠짐으로써 일어나는 뛰어난 장수들의 이야기였다. 나중에는 조조, 손권, 유비를 중심으로 삼족국이 형성되면서 오랜 싸움이 시작된 이야기였다.
여기서 동찬은 조조의 대군이 손권과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때에 손권의 전략으로 조조는 참패를 하게 되는데, 그때에 자만했던 조조의 대군은 손권의 전략으로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이때에 나온 말이 저들은 ‘독 안에 쥐다’라는 말이 동찬의 뇌에 박혔다.
“할아버지, 독안 쥐가 뭐예요? 왜 독 속에 쥐가 있어요?”
“허허, 독 안에 쥐~ 그렇게 말이다. 어째서 독안 쥐가 됐을꼬?”
“결국은 조조는 손권에게 패하고 도망을 갔어요.”
“삼국지 이야기로구나!”
“네.”
“음, 독 안에 쥐란 말은 아주 오래된 말이지. 너 흑사병이 뭔 줄 아니?”
“알아요. 쥐에 의해서 전념된 병이잖아요.”
“그렇지, 14세기에 역병이었지. 7년간 흑사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었지.”
“7년간이 나요?”
“그럼, 그 원인이 쥐였던 것이지. 쥐를 통해 음식들에 감염되어 사람들이 그걸 먹고 감염되었던 것이지.”
“왜요? 쥐들이 얼마나 된다고.”
“그 당시에는 흑사병이 돌기 전에는 사람들도 쥐들에게 친근했었지. 귀여운 동물로만 생각했었지. 너도 쥐를 자세히 보았니?”
“그럼요. 맨 날 보는데요. 얼마나 빠른데요. 그리고 영리해요. 두 손으로 먹는 모습을 보면 대개 귀여워요. 그리고 기름병에 뚜껑을 꼬리로 쳐서 벗겨서는 꼬리를 넣어서는 기름을 빨아먹어요. 어떻게 영리한지 맛있는 것 너무 잘 알아요.”
“허허, 너도 대단하구나. 그걸 지켜보다니……. 그 당시에도 그랬지. 사람들은 쥐가 다가오면 먹을 것을 던져주기도 했었지. 그만큼 쥐 하고 매우 친근했었지. 그런데 쥐들이 빠르게 번식한 거야.”
“빠르게요? 어떻게요?”
“쥐는 말이다. 한 달에 열 마리씩 낳는단다. 그것도 수컷 다섯 마리와 암컷 다섯 마리씩 낳는단다.”
“와~ 대단하네요.”
“대단하지, 하지만 유럽에만 흑사병(페스트균)이 퍼진 게 아니야. 전 세계적으로 퍼진 거지.”
“어떻게요?”
“그 당시에는 배로 오가며 무역이 번창할 때였지. 그때에 중앙아시아에서 유입된 페스트균이 쥐를 통해 각 나라로 퍼져간 셈이지.”
“그럼 각 나라마다 쥐가 많았나요?”
“그럼, 전국으로 쥐들이 왕성하게 번식했던 거지. 조선시대에도 흑사병이 발생했지만, 병명을 몰라서 악귀병이라고 믿었지.”
“악귀병이라니요?”
“그러니깐 저주받은 병이라는 거야.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흑사병(악귀병)에 걸리면 고치려고 하지 않고, 가까이하면 저주가 옮긴다고 믿었거든, 그래서 내버렸지.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악화되어 사람들이 산으로 도망을 갔어. 흑사병에 걸린 사람은 그만 죽을 수밖에 없었지. 다 도망을 갔으니깐.”
“왜 안 고쳐요?”
“어떻게 고치니? 저주병인데……. 그 당시에는 흑사병으로 죽은 사람들이 우물가에, 시냇가에, 물통에 쳐 박혀 죽어 있었지.”
“왜요?”
“흑사병은 목이 타들어가는 병이란다. 그래서 걸리면 물을 찾아 헤매지. 그래서 우물가와 시냇가 그리고 집안에 물통 속에 물을 찾는 거였지.”
“그래서요? 어떻게 된 거죠?”
“조선에서는 날씨가 선선해지니깐 전염병이 자자들었지. 그러다가 사라지니깐 산에서 마을로 내려와 시체들을 치웠지. 죽은 시체가 말이 아니야, 시체들이 썩어 있었고, 어떤 시체는 구더기들이 와글와글…….”
동찬이는 그만 손으로 입을 막고는 구역질을 했다. 맴 할아버지는 눈을 크게 뜨며 웃으셨다.
“놀랐니? 그 후로는 사람들이 쥐를 무서워하게 되었단다. 그래서 쥐를 보는 족족 잡아 죽였지. 너의 학교에서 쥐꼬리 가져오라 하지 않더냐?”
“네, 그랬어요. 쥐꼬리 열 개를 가져오래요. 우리 집에는 쥐덫이 있어요. 잡히면 제가 죽여요. 그리고 꼬리를 잘라 놓아요. 나중에 숙제로 가져가야 하니까요.”
“그래, 지금은 쥐덫으로 쥐를 잡지만, 그 당시에는 몽둥이로 잡거나 그물로 잡거나 그랬었지.”
“재밌겠다.”
“재밌어? 허허, 그때에 아시아에서는 독을 이용해서 쥐를 잡았단다. 워낙 쥐가 빠르니깐 때려 잡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지.”
“어떻게 독으로 유인해요?”
“쥐들도 지들 꾀에 빠지거든, 먹이를 독 위에 매달아 놓으면 그걸 먹으려고 왔다가 미끄러져서 독 안에 떨어지게 되지. 그럼 쥐는 도저히 독 밖으로 못 나오게 되지. 그때에 독 안에서는 도망을 못 가니깐 사람들이 독 안에서 때려죽이든가, 불태워 죽이고 그랬었지.”
“아~ 그렇구나. 독 안에 쥐가 도망을 못 가니깐……. 그래서 싸움에 패한 거구나.”
“독 안에 쥐란 뜻이란, 어쩔 수 없는 궁지에 몰려 벗어날 수 없는 처지를 말한단다. 바둑을 둘 때에 빠져나갈 수 없는 상태에도 많이 쓴단다. 그 외에도 꼼짝달싹 못하게 됐을 때에도 쓰지.”
“독에 빠진 쥐 신세라는 말도 들었어요. 같은 뜻이죠?”
“그럼. 앞으론 그냥 지나가지 마라! 그럼 독 안에 쥐 신세가 될 거야~”
“네! 명심하겠습니다.”
동찬이는 벌떡 일어나서는 맴 할아버지께 거수경례를 했다. 그리고 동찬이는 가벼운 걸음으로, 아니 즐거운 걸음으로 집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