맴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

[안데르센 동화 - 창작 편]

by trustwons

맴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


날씨가 으스스하였다. 바람도 세차다. 동찬이는 온몸을 웅크리며 걸었다. 오늘은 학교 가는 날이 아니었다. 그래서 동찬이는 집안에만 있다가 너무 심심해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친구들을 찾았다. 그러던 동찬이는 결국 친구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동찬이는 개울 길을 따라 걸어서 수양버들 나무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사실 처음에는 동찬이는 마을 한가운데 있는 수양버들 나무가 있는 곳으로 왔었다. 그런데 수양버들 나무 아래 평상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동찬이는 친구들을 찾아 마을 안으로 들어갔던 것이었다. 그런데 결국 동찬이는 아무도 만나지 못했던 것이다.

동찬이가 다시 수양버들 나무 아래에 왔을 때에는 맴 할아버지가 따스한 털조끼를 입고 앉아 계셨다. 맴 할아버지는 힘없이 걸어오는 동찬이를 발견하고는 맑은 표정을 지으시면서 동찬이를 불렀다.

“어이, 똥차나~ 이리 온!”

동찬이는 양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힘없이 걸어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반가운 소리가 동찬의 귀에 들렸던 것이다. 동찬이는 얼굴을 들고 맴 할아버지를 바라보고는 너무나 기뻐서 마구 뛰어 달려갔다.

“할아버지~ 맴 할아버지~ 얼마나 찾았다고요?”

“찾았다고? 날? 허허, 매우 심심했나 보구나!”

“할아버지! 왜 이케 늦게 나오셨어요? 항상 일찍 나오시잖아요? 내가 학교 갈 때 되면 여기 계셨잖아요?”

“너, 내게 관심이 많았었구나. 고로 걸 다 알고 있었어?”

“뭐, 할아버지는 날 관심이 없었어요? 다 알아요~”

“그래그래, 좋아~ 오늘 내가 어릴 적에 들었던 옛날이야기해주마! 궁금하지?”

“할아버지가 어릴 적에요? 어떤 옛날이야기예요? 궁금해요.”

“허허, 급하긴~ 슬슬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볼까!”

그때에 동찬의 집 근처에 이층이 있는 양옥집에 사는 진민이가 수양버들 나무가 있는 곳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동찬이는 진민이를 발견하고는 소리쳤다.

“진민아~ 빨리 이리 와! 할아버지가 옛날이야기해주신데!”

진민이는 깡충깡충 뛰어 수양버들 나무 아래 할아버지와 동찬이가 있는 곳으로 왔다.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오~ 우리 진민이, 예의도 바르구먼!”

“할아버지! 저도 예의 바르거든요.”

“그래, 똥찬이도....”

“어머, 똥찬 이래?”

“할아버지~ 거 봐요. 진민이가 이상하게 생각하잖아요!”

“똥찬이가 뭐 어때서? 친근하잖니?”

“그러네요? 똥차니, 똥차나, 똥차니야, 똥차너 ……. 재밌다!”

“그만해라! 지니미니, 지리미니, 지니러미, 징글미녀!”

“넌 날 그렇게 불러! 나 갈 거야~”

“그만하자~ 둘이 좋아하는구먼! 미니도 이리 와라~”

맴 할아버지는 둘이 티격태격하는 것을 보고는 미소를 지으시며 달래어 옆에 앉도록 했다. 그리고 옛날이야기를 하기 시작을 했다.

“뭐, 아주 먼 이야기는 아니란다. 어느 마을에 금실 좋은 부부가 살았었단다. 아들과 딸을 키우며 행복하게 살았었단다. 아들의 이름은 지석이고, 딸의 이름은 지애였지. 여기 동찬이와 진민이처럼 똑똑하고 착한 아이들이었지. 마을 사람들이 칭찬할만했지. 왜냐하면 마을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밝게 웃으며 인사를 예쁘게 하였지. 그뿐만 아니란다. 어른들의 말을 잘 듣고 심부름도 잘하였지. 또한 애들의 부모도 마을 사람들은 칭찬을 하였단다. 애들의 부모는 닭장을 하고 있었지. 해마다 명절날이면 애들의 부모는 나이 많은 어르신들에게 닭을 잡아서는 맛있게 요리해서는 드리곤 했었단다.”

“정말 착한 분들이네요.”

“그럼, 그런데 말이다. 마을 사람들이 전혀 모르는 스님이 한 분이 마을의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시주를 했단다. 이 스님이 애들의 집 문 앞에 서서는 한참 동안 뭐라고 중얼거렸단다. 그때에 지애가 대문을 삐걱하고 열고 나오다가 스님이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본 거야. 지애는 깜작 놀라서 스님 앞에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지. 그러자 스님이 지애에게 시주를 하거라고 말했지.”

‘지애야~ 네가 직접 시주를 해주려무나.’

지애는 깜짝 놀랐지. 스님이 자기 이름을 불렀다는 것에 지애는 당황했던 거야.

‘놀라지 마라! 그러면 내가 너에게 선물을 주마~’

지애는 반사적으로 대문 안으로 들어가서는 쌀독에서 쌀을 한 바가지를 퍼서는 스님 앞에

와 섰다. 그러자 스님은 시주 자루를 열어서는 넣으라고 눈짓을 했다.

‘여기, 여기에 쌀을 넣어라! 착하지~ 지애야!’

지애는 스님이 하라는 대로 바가지에 있던 쌀을 스님의 시주 자루에 쏟아 넣었지. 그러자 스님은 팔소매에서 작은 천으로 싸인 것을 꺼내어 지애에게 주면서 펴 보라고 했지. 지애는 천을 펼쳐보았지. 천속에는 색종이가 들어있었단다. 지애는 색종이를 손에 들고는 스님을 쳐다보았지. 스님은 지애에게 설명을 해주었단다. 지애가 파란 종이를 집으면, 스님은 그것을 던지면 네 주변에는 물이 충만할 것이다. 지애가 초록 종이를 집으면, 그것을 던지면 네 뒤에는 가시덤불이 가득해질 것이다. 지애가 노란 종이를 집으면, 그것을 던지면 네 주변이 사막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지애가 빨강 종이를 집으면, 그것을 던지면 네 주변이 불바다가 될 것이다. 그것을 가슴에 잘 간직해라. 언젠가 위급할 때에 쓰게 될 거란다. 지애는 스님이 주신 색종이를 작은 천으로 싸서는 가슴에 품었지. 그리고 스님을 바라보았지. 그런데 스님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지.”

“그래서요.”

동찬이와 진민이는 다음이 궁금했다. 그래서 할아버지를 다그쳤다.

“허허, 성급하긴~ 지애는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대문 안으로 들어갔지. 그리고 지석이 오빠를 찾아갔어. 그리고 방금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지. 지석이도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지. 그렇게 여러 날이 흘러갔지. 지애의 어머니가 이유 없이 앓기 시작한 거야. 지애의 아버지는 유명하다는 의원들을 다 불러서 진단을 했지만, 의원들은 원인을 알 수가 없어서, 결국 지애의 어머니는 죽고 말았지. 그렇게 금실이 좋은 부부였었는데 말이다. 지애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에 지애의 아버지는 매일 슬픔에 젖어있었지.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은 걱정이 되었지. 그래서 수소문을 해서 한 여인을 소개해 지애의 새엄마가 되었지. 그래도 지애의 아버지는 남몰래 슬퍼하고 있었지. 이런 모습을 안 새엄마는 앙심을 품었단다. 모두들 잠든 깊은 밤에 새엄마는 부엌에 가서는 칼을 갈고 있었지. 쓰싹 쓰~싹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밤마다 들리는 소리에 지애와 지석은 두려웠지. 그래서 아무 말도 못 하고 말았어. 그러던 어느 날 지애와 지석은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 거야.

‘어머니, 우리 아빠가 안 보여요. 어디 가셨어요?’

‘그러게 말없이 나가셨어!’

새엄마는 투명하게 말하고는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나갔지. 지애와 지석은 밤마다 들리는 칼 가는 소리에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었지. 지애와 지석은 날이 밝아오기까지는 불안해 떨며 밤을 지새우곤 했지.”

“불쌍하다.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그랬어요?”

진민이가 몸을 웅크리며 말했다. 그러자 동찬이도 몸을 흔들며 다음 이야기를 기다렸다. 그렇잖아도 오늘 날씨가 어둡고 우시시 하였다. 할아버지는 여유롭게 다음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런데 말이다. 지애와 지석이는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지. 닭장 속에 닭이 하룻밤을 지내면 한 마리씩 줄어드는 거야. 그리고 식탁 위에 올라온 음식들도 이상했지. 닭고기 같기도 하고, 쥐고기 같기도 하고, 이상한 음식이 하나둘이 아니었지. 새엄마는 미소를 지으면서 지애와 지석이에게 먹으라고 겁박을 하는 거야. 지애와 지석은 도저히 음식들을 먹을 수가 없었어. 새엄마 앞에서는 먹는 척하다가는 화장실에 가서는 다 토하는 거야. 그러니 지애와 지석이는 점점 말라가고 있었지. 새엄마는 지애와 지석이가 말라 가는 것을 매우 싫어했지. 애들은 토실토실하게 쪄야 하거든, 그래서 새엄마는 애들에게 맨 날 육식 음식만을 먹도록 했어.”

“왜요? 잡아먹으려고요?”

“어떻게 알았지? 지애와 지석이는 눈치를 챙 거지. 닭장 속에 닭들을 다 잡아먹으면, 다음은 우리라고 생각한 거지. 그래서 지애와 지석이는 도망을 가야겠다고 생각을 한 거야.”

“맞아요. 왜 도망갈 생각을 못한 거지?”

“어느 날, 지애와 지석이는 새엄마의 지시에 순종하는 척하면서 새엄마가 안심하도록 했어. 새엄마는 애들이 시키는 대로 음식도 잘 먹고 하자 깊은 잠에 들어버린 거야. 이를 지켜본 지애와 지석은 몰래 집을 빠져나왔지. 그리고 달리기 시작한 거지. 그런데 얼마나 달렸을까? 새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야.

‘애들아! 어딜 그렇게 도망가니?’

애들은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달렸지. 지석이가 앞서 달리고 지애는 여자아이라서 뒤에 자꾸 쳐지는 거야. 그런데 새엄마는 얼마나 잘 뛰는지……. 여우가 달려오는 것 같았어.”

“여우가 아닐까요?”

“맞았어. 지애가 뒤를 돌아본 순간 지애 뒤를 달려오는 것은 새엄마가 아니라 늙은 여우였던 거야. 지애는 기겁을 해서는 있는 힘껏 달렸지. 하지만 여우한테는 어림없었지. 그러자 지애의 바로 뒤까지 다가온 여우는 금방 새엄마로 변해서는 지애를 부르는 거야. 그게 지애로써는 더 무서웠지. 그때에 지애의 머리에 생각이 떠올랐지. 스님이 주신 색종이를 말이야. 그것을 꼭 가슴에 품으라고 했던 스님의 말씀이 생각이 난 거야. 막 새엄마가 지애의 옷깃을 잡으려고 할 때에 지애는 초록 색종이를 뒤로 던졌어. 그러자 지애와 새엄마 사이에는 가시덤불이 가득해졌단다. 지애는 새엄마를 따돌리고는 달릴 수가 있었지. 지애는 지석이 오빠를 만났지. 그리고 안심하고 가고 있는데. 새엄마의 목소리가 또 들리는 거야. 다시 둘은 손을 꼭 잡고는 달리기 시작을 했지. 그러나 여우로 변했다 새엄마로 변했다 하면서 새엄마는 둘에게 바싹 다가온 거였지. 그러자 지애는 이번에는 파란 색종이를 던졌지. 그랬더니 애들과 새엄마 사이에는 큰 강물이 가득해졌단다. 그러나 새엄마는 포기하지 않고 그 강물을 헤엄쳐 온 거야. 애들은 다시 뛰기 시작했지. 하지만 새엄마는 악착같이 달려와 잡으려고 했어. 그래서 이번에는 지애가 노란색 종이를 던졌지. 그랬더니 애들과 새엄마 사이에는 사막이 가로놓여진 거야. 그래도 새엄마는 포기하지 않고 씩씩대면서 사막을 넘어 다가오고 있는 거야. 애들은 매우 두려웠지. 지애는 더욱 두려웠지. 왜냐하면, 색종이는 한 장뿐이었거든…….”

“어떡해요. 잡히는 거예요?”

“글쎄다! 지애와 지석이는 서로 손을 꼭 잡고 열심히 달렸지. 그러나 새엄마는 얼마나 악착같은지 얼굴이 벌게져서는 긴치마를 나풀대면서 달려오는 거야. 애들의 코앞에까지 달려온 새엄마는 손을 뻗으며 큰소리로 말했지.

‘니들이 도망을 가면 어딜 가겠냐! 요망한 것들……. 어휴 너네들 코앞에서 보니 배고파지는구나. 어서 와! 요것들!’

그러자 지애가 마지막 빨간색 종이를 꺼내어 던졌지. 그러자 애들 위에는 불바다가 되었지. 그 새엄마는 불속에서 지글지글 타 죽었단다. 이제 지애와 지석은 도망갈 이유가 없어진 거지. 그래서 둘은 되돌아가고 있었단다. 그때에 멀리서 스님이 미소를 지으시면서 목탁을 두드리는 소리가 애들의 귀에 들린 거야.

‘나미아미타불!’ 지애와 지석이도 합창을 하고는 집으로 돌아왔지. 그 후에 마을 사람들이 사실을 알고는 두 자매가 잘 살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단다. 그래서 지애와 지석이는 서로 의지하면서 잘 살았다는 이야기란다. 어때? 재미있었니?”

“네, 좀 유치하지만 재밌어요. 다음에도 다른 얘기도 해주세요? 맴 할아버지!”

“오냐, 언제든지…….”

동찬이와 진민이는 옛날이야기에 나온 지애와 지석이처럼 서로 손잡고 깡충깡충 뛰면서 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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