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낙화의 정[洛花의 情]

[책 속에 생각을 담다]

by trustwons

113. 낙화의 정[洛花의 情]


나는 늘 몸이 약해 걱정이라고 했더니 선생님은,


“절대로 간식을 마라. 냉수마찰을 하라. 많이 걸으라. 하루 사 · 오백 개씩 빠짐없이 스킵핑(Skipping)을 하라. 사과는 많이 먹을수록 몸에 좋으며, 단 것은 안 먹을수록 몸에 이롭다. 외출해서 돌아와서는 반드시 소금물로 목을 깨끗이 하며, 하루 꼭꼭 한 번씩은 변소에 가라. 이틀에 한 번 밖에는 변소에 못 가는 사람이 있다. 사흘에 한 번 밖에는 변소 문을 뚜드리지 않는 점잖은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런 분들에게는 실례가 되지 않도록 나는 조심하면서 그러나 그래도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그들의 인생행로엔 이미 황혼이 깃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코로 냄새를 맡으면 더러운 줄을 안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이 뱃속에서 이틀이 썩고, 사흘이 썩는 동안에 피가 썩고, 머리가 썩고, 살이 썩어가는 줄은 모르는지도 모른다.”


나는 선생님과 5분 같이 걸으면 5분만큼, 10분을 같이 걸으면 10분만큼, 아무에게도 채울 수 없는 영혼의 배부름을 느꼈다. 이런 시가 있다.


「今年花似去年好 (금년화사거년호)

去年人到今年老 (거년인도금년로)

始知人老不如花 (시지인로불여화)

可惜落花君莫掃 (가석낙화군막소)」


그 뜻은,


「근년 꽃은 지난해와 같아서 좋은데,

지난해의 사람은 금년에 와서 늙었도다.

비로소 깨달았도다, 사람이 늙으면 꽃만 같지 못함을

가석한 낙화로다, 그대여 쓸어버리지 마오.」

참 좋은 시가 아니냐. 반추할수록 맛이 나는 시로다. 나는 요즘 이 시를 통하여 지금 것 몰랐던 [낙화의 정]을 발견하고 있다.

<젊은 날의 노오트/ 정무심 글에서>



학창 시절, 사춘기였던 중학생 시절에는 이 책, ‘젊은 날의 노오트’를 손에 들고 다니며 즐겨 읽었던 모습이 재생되는 듯하다. 남들은 사춘기를 방황의 시기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나는 생각의 유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른들은, 특히 부모님은 이런 자녀의 생각의 번뇌를 심각하게 염려를 한다. 아마도 어른들은 너무나 세속적인 의식에 깊이 빠져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비석의 조카였던 저자 정무심씨는 참으로 생각이 깊은 분이시라 여겨진다. 이웃에 사시는 임석영 선생님을 알게 된 행운도 있겠지만, 한편 본인도 역시 좋은 심성을 지니신 분이시라 여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멋진 글을 표현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 역시 외삼촌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젊은 날의 노오트, 책이 나에게 행운이었다고 말하고 싶어 진다. 왜냐하면, 이 책 덕분에 나는 더욱 사색을 즐겼고, 하루에 한 번은 꼭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냉수마찰을 하게 되었었다. 그리고 낙엽이 무르익는 가을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아마도 인생에서도 그러하지 않을까? 펄펄 뛰는 젊은 시절보다는 느긋하게 나이가 들어 황혼을 바라보는 인생이 더 멋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말이다.

그 당시에 나는 거리에서 노인들을 바라볼 때마다 존경과 아름다움을 살짝 느꼈던 것 같았다. 아니 지금도 나는 노인들을 바라보면 비록 나도 노인에 속하지만 말이다. 무르익은 인생의 열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더욱 멋진 노년의 삶을 위해 맑은 정신을 가지도록 늙어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나이에 내가 뭘 해! 그건 젊은이들이나 하는 짓이지!’


이런 말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슬퍼진다. 인생은 쇠퇴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해지는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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