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애시]

by trustwons

그걸 아시는지요? 산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고, 산을 오르는 사람이 있고, 산을 외면하는 사람이 있지요. 저는 산을 바라보고 산을 오르기를 좋아합니다. 어찌 보면 산은 마치 모태와 같아요. 어느 날 어릴 적에 산을 바라보며 툇마루에 어머니와 함께 있을 때, 어머니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죠.


"원아! 네가 산을 왜 좋아하는지 아니?"

"글쎄요. 집 앞에 산이 있잖아요? 우리 집은 산언덕에 있으니까요."


사실 그랬다. 천구백오십 년 때에는 전기를 북쪽 백두산 수력발전소에서 공급을 받아었다. 주로 호롱불과 촛불로 살았다. 방과 방 사이의 벽을 뚫고 창문을 내어 전등을 같이 사용했었다. 잠잘 때에는 전등불을 끌 때에는 옆 방을 향해 물어본다.


"이제 잡시다. 전등불을 끄겠습니다."


그렇게 서로 의견을 물어보고나 합의하에 전등을 끌 수가 있었다. 그리고 수도가 없어서 매일 산계곡에서 약수를 물통에 받아서 지게로 지고나 메고 와야만 했었다.

그런 시절에는 아이들이 주로 개울(개천)이나 산을 오르며 노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 환경 속에서 나 역시 집 앞에 산과 개천이 있어, 물장구치며 놀거나 산을 올라 뛰어노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래서 산을 자주 갔었다. 그런 나를 보시던 어머니는 새삼스럽게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다. 넌 유별나게 산을 좋아한다. 그 이유가 있지."

"그 이유가 뭔데?"

"내가 월남할 때에 산을 넘고 넘어올 때는 널 임신한 지 삼 개월이 지났었지. 넌 내 배속에서 산을 넘고 넘어왔으니 산을 좋아하겠지."

"그래요? 신기하다~ 내가 엄마 뱃속에 있으면서 산을 넘었다고? 어쩐지 산이 친숙하더라!"

"그뿐 아냐? 산중에 있는 어느 집에 하룻밤을 지낼 때에 마당에 노랗게 익은 호박을 따서 호박찌개를 맛있게 먹었지. 그게 네가 먹고 싶다 해서 먹었던 거지. 그런데 넌 지금도 호박찌개를 매우 좋아하잖니!"

" 그러네~"


나는 그랬다고 한다 산은 나에게는 모태와 같다는 셈이다. 그래서 산을 좋아하고, 산에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즐겁다. 산은 사람의 몸과도 비슷하다. 몸에 피가 흐르듯 산에도 물이 흐른다. 몸에는 여러 기능이 있듯 산에도 여러 기능이 있다. 산을 오르고 내려오고 할 때마다 산에 기능이 있음을 느꼈다. 큰 바위도 있고, 큰 나무도 있지만, 작은 바위도 있고, 작은 나무와 풀도 있다. 산도 큰 산이 있고 작은 산도 있다. 또 산에는 다양한 생물이 산다. 사람의 몸에도 몸을 돕는 생명들이 있단다. 그리고 산에는 계곡에 물이 흐른다.

그래서 산수유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산에서는 친구도 많다. 수많은 동물과 벌레, 그리고 다양한 꽃들... 모두 친구들이다. 이들에게서 배울 게 너무나 많다. 산을 오르고 내리고 하면서 몸도 즐겁고, 마음도 상쾌하다. 절로 해맑은 웃음이 나고, 언덕 위에서 바람을 맞으면 마음을 풀어헤치게 된다. 산새소리와 풀벌레소리는 내 귀만 즐겁게 하는 것만 아니라 내 마음도 즐겁게 한다. 내 영혼이 풍요로워진다. 멀리 교회 종소리가 들리니 저녁시간이 되었음을 알고는 산을 내려왔었다. 그때는 교회 새벽종소리로 깨어나고, 저녁종소리로 저녁식사 때를 알았다. 교회의 저녁종소리로 하루의 마무리를 했었다. 마치 밀레의 그림, 종소리를 들으며 기도하는 농부의 하루가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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