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한 차 한 잔

[애시]

by trustwons

오늘은 수첩들을 정리하다 수첩 속에 고이 간직된 메모지에 글... 조용하고 소심한 성품을 가진 그러면서 생각이 깊고 진솔한 여제자로부터 받았던 쪽지 글... 다시 읽어보니 왠지 부끄러움이 맴돈다.

바쁘게 사는 사람들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참', '소중함'의 기회를 놓치기 싶고, 흘려보낸 후에야 '아쉬움'으로 되돌아와 마음을 두드릴 때에야 그 진수를, 보배를 깨닫게 된다.

물론, 그때는 그때처럼 되어갔겠지. 시간의 흐름? 아니지... 그때, 그 시간에 만남과 나눔은 그때로 의미가 있었으리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흘러간.. 아니 지나간 그때는 다시 오지 않음을 알기나 할까?

요즘같이 바쁘게 스쳐가는 관계 속에서 참과 소중함이 얼마나 의미를, 가치를 주는지 생각할 조차 못하고... 곧바로 밀려오는 일들(somethings)에 치어 버리게 되지 않는가?

철로길을 달리는 열차 속에서 분주하게 카드를 놀리며.. 히히 헤헤할 때에, 열차 밖에 스쳐가는 아름다운 풍경과 멋진 새들의 비행 모습 그리고 희고흰 구름이 수시로 모습을 꾸미며 흘러가는 것들을 알기나 할까?

그때, 그 시간에 그 공간, 장소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 사람들... 잠시만이라도 고개를 들고 창밖을 보았다면, 잠시 일손을 놓고 대화를 가졌더라면, 결코 그 인생은 헛되지 않을 것이며, 참, 소중함에 경이로움을 느꼈으리라.

여기에, 하늘은 푸르르고 햇살은 따스함을 맛보았더라면, 얼마나 풍요로운 인생을 발견했겠는가? 텅 빈 운동장을 걸어가는 기분, 텅 빈 교실에 홀로 있는 기분, 그때엔 자신을 보게 되고 조물주를 느끼게 될 것이다.

빈 과학실 안에 홀로 끓고 있는 주전자에서 나는 소리... 피어오르는 수증기... 사랑하는 제자가 써놓고 간 작은 메모에 멋진 시간을 초공간적으로, 나눔이 되었음을 회상해 봅니다. 잠시만이라도 일손을 놓고 기다려보세요. 그럼 풍요로움들이 그 자리를 채워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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