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알겠지?

[애시]

by trustwons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즐겁다. 번화한 도시의 카페 이층 창가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오고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무수한 생각들도 함께 스쳐간다. 마치 홍수로 인해 개천에 넘쳐흐르는 물살 위에 떠내려가는 가지가지 물건들... 두려움과 호기심에 발을 떼지 못하고 계속 지켜봐야 했었던 것처럼 말이다.

점점 어두워져 가도 도시 거리에는 사람들이 끝없이 지나간다. 그럴 때마다 나에게 물어보곤 했었지~


[너는 알겠지?]


너는 알겠지?

어둠이 내릴 때에

산언덕 바위에 앉아서

집집마다 불빛을

바라보았던 시절을

그때에

넌 무슨 생각을 했는지.


너는 알겠지?

하굣길에 가방을 메고

처마 밑에 서서

주르르 내리는 비를

바라보던 때를

흠뻑 젖은 몸으로 떨면서

엄마를 그리워했었지.


너는 알겠지?

등록금 내지 못해

선생님께 불려 가서는

언제까지 낼 수 있어!

넌 용두산에 갔었지

먼바다를 바라보며

갈매기를 생각했었지.


너는 알겠지?

누나가 수학여행 떠난 날

학교는 가지 않고

영도다리 위에 서서

출렁이는 바다를 보며

뛰어내리고 싶었어

비상하는 구를 보았지.


너는 알겠지?

추운 겨울밤마다

얼음장 같은 방바닥에

누워 새우잠 자다

아침에 양지를 찾아

앉아서 온몸을 녹이면서

하늘나라를 꿈꿨었지.


¤ 그날 밤에 자살을 하려다 새벽 여명이 되어 방 안으로 들어온 빛 때문에 살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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