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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로부터 받은 앵초

[소라 섬 소녀가 그리다]

by trustwons

소녀 리자는 늦도록 시카고 대학교 도서관에서 독서와 과제물 준비를 하고는 어두워지는 때에 지친 몸을 끌고 기숙사의 숙소로 돌아왔다. 소녀의 숙소 문 앞에 들꽃 화분이 놓여 있었다. 소녀는 깜짝 놀라며 들꽃을 바라보다가 예쁜 카드가 꽂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들꽃 앞에 쪼그려 앉아서 카드를 집어 들었다.


"나의 사랑하는 여동생! 소라야~ 이 꽃을 너에게 전하는 오빠의 마음을 헤아려주길 바란다. 이 들꽃의 이름은 앵초라 부르지. 너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나는 너를 잊을 수 없었단다. 내 어머니가 말씀하셨지. 소라는 너의 믿음의 동역자가 될 것 같구나. 내가 공원에서 너의 아버지를 만났을 때에, 이렇게 말씀하셨지. '하나님의 기쁨이십니다.'라고 말이다. '너에게도 그러할 거야!' 이 앵초의 꽃말은 행운의 열쇠, 또는 천국의 열쇠. 한편 젊은 날의 슬픔이기도 하지. 마치 내 마음도 그러하단다. 넌 하나님의 기쁨이지."

"오빠! 나 역시 첫사랑의 꽃으로 알고 있었어. 소라 섬에 엄마의 동굴 입구에 핀 들꽃이 바로 이 앵초였어. 즉 하나님의 기쁨.... 바로 그거였어."

소녀 소라리자는 그렇게 혼잣말로 그렇게 말하고는 앵초 화분을 조심스럽게 들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창가에 놓고는 시름에 잠겨 있었다. 그다음 날도 소녀는 앵초 화분을 바라보면서 또 시름에 잠겼다.


"오빠! 나도 그래. 젊은 날의 슬픔이랄까? 하지만 소라 섬 동굴에서 첫 발견했을 땐 하나님의 기쁨으로 가득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왠지 젊은 날의 슬픔이 내 마음에 가득해져!"


소녀는 창가에 앵초 꽃을 바라볼 때마다, 하나님의 기쁨이었다가 곧 젊은 날의 슬픔... 그러니깐 기쁨과 슬픔이 소녀에게 차오르는 것이었다. 베드로가 부활하신 예수와 식사를 하던 자리에서, 예수가 베드로에게 물어보던 말...'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말씀을 소녀는 떠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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