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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니 숨통이 트네

[소라 섬 소녀가 그리다]

by trustwons

소녀는 광일오빠와 서울 근교에 있는 오빠의 친구의 집을 방문했다. 소녀 소라리자에게는 창밖을 바라보던 중 생소한 풍경에 잠시 눈길이 멈췄다. 소녀는 소라 섬에 있을 때에는 넓고 푸른 바다만이 눈에 들어왔었다. 그리고 시카고에 있을 때에는 넓은 들과 호수만이 눈에 들어왔었다.

그런데 오빠의 친구네 아파트에 와서 본 창밖의 풍경에는 거대한 산들이 시야에 가득 들어왔다. 그리고 높은 빌딩들이 소녀와 산사이에 가득 채어진 느낌이 들었다. 소녀는 뭔지 중압감을 느꼈다.


"오빠, 왠지 숨쉬기가 답답할까?"

"응? 창밖을 바라보렴!"

"나, 지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답답하고 무겁게 느껴져~"


광일오빠는 친구와 대화를 하던 중이었다. 광일은 친구와 함께 소라리자에게로 왔다. 그리고 함께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렇겠구나! 넓은 들과 바다만 보며 자랐으니, 한국은 산들이 많지."

"한반도엔 유별나지... 산이 칠십 프로를 차지한다더군."


광일의 친구가 미소를 짓고는 그렇게 말했다. 소녀에게는 육지생활이 많이 않아서 생소하고 놀라워했다. 소라 섬에서만 살다가 바로 미국으로 갔으니.. 산으로 둘러싼 서울을 소녀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빠, 서울 전체를 보았으면 좋겠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볼 때는 별로 높아 보이지 않던데..."

"그래? 우리 남산에 소라리자를 데리고 가봐야겠다."

"그럼 서울이 다 보여?"


그때에 광일의 친구가 창가에 독특한 화초를 가져다 놓았다.


"이제 이 꽃을 쳐다보면 좀 진정이 될 거야!"

"어머, 꽃 색깔이 참 화려하다! 꽃을 보니 숨이 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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