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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이와 붕어빵

[엽서 동화 편]

by trustwons

홀아비와 단 둘이 사는 창이는 늘 가난했다. 자주 아프시는 창이의 아버지는 일터에 나가지 못하고 방에 누워 있는 날이 많았다. 창이의 집은 방 하나와 부엌뿐인 허름한 판자 집이었다. 네 평짜리 방 하나와 두 평짜리 부엌뿐인 판자 집에 홀아비와 함께 살고 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창이의 아버지는 일하러 가지 않고 종일 집에 계신다. 이런 날과 아프셔서 쉬는 날에는 창이는 밥을 굶어야만 했다. 창이의 엄마가 일찍 세상을 떠난 후부터 창이의 아버지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오늘도 창이는 아침도 먹지 못하고 학교에 갔다. 어제도 겨우 한 끼만 먹었다. 창이는 학교 가는 길을 국제시장을 지나서 간다. 그래야 창이는 여러 가지 음식 냄새를 맡으며 허기진 속을 달랜다. 창이는 학교 앞에 파는 붕어빵이 먹고 싶었다.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가서 사 먹는 모습이 늘 부러웠다.


"창이야, 나 없는 동안 이 백환으로 잘 지내라."


어느 날 아버지가 창이에게 백환을 주시고는 며칠 후에 온다고 하시며 멀리 일하러 가셨다. 수업을 마치고 학교 앞에 붕어빵을 파는 아저씨에게 창이는 붕어빵 세 마리를 십환을 주고 샀다. 기분이 좋아진 창이는 붕어빵 세 마리가 들어 있는 종이봉지를 손에 들고서 가볍게 껑충껑충 뛰듯이 집으로 왔다. 그리고 창이는 하루에 붕어빵 한 마리씩 밥 대신 먹었다. 창이는 열흘 동안 붕어빵으로 밥 대신 먹으며 학교를 다녔다. 그렇게 먹고 싶었던 붕어빵이었기에 창이는 너무나 기뻤다. 집으로 돌아오신 창이의 아버지는 창이를 불렀다.


"창이야, 잘 지냈니? 배고팠지?"

"아뇨, 붕어빵을 먹었어요."


창이는 신나서 힘차게 말했다. 그러나 창이의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 옛날에는 백환이면 요즘의 일원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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