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동화 편]
이른 아침에 되었다. 하늘에는 구름들이 하나 둘 마치 양 떼들이 들에 나서는 모습처럼 잔잔한 바람을 타고 푸른 하늘에 이어져 가듯이 보였다. 동찬이도 친구들이랑 한 손에 주전자를 들고 한산의 아리랑 고개를 하늘 구름처럼 유유히 걸어가고 있었다.
아침 바람이 새벽을 깨었나 보다 아리랑 고갯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걸음도 가볍게 보였다. 동찬이는 친구들과 조잘 조잘대며 고갯길을 걸어가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할아버지도 보였고, 할머니도 보였다. 아저씨도 보였고, 아줌마도 보였다. 엄마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어린 꼬마도 보였다. 이때에 동찬이가 친구들에게 소리쳐 말했다.
“애들아! 재미있지 않니? 지금 우리가 아리랑 고갯길을 가는 것이 저 하늘에 구름도 같이 하는 것 같아~”
“응? 어디?”
동찬이 친구들은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아리랑 고갯길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동찬이 어깨를 툭 치고는 말했다.
“역시, 똥찬이야~ 우리는 희망의 샘으로 가지만, 저 하늘에 구름들은 어디로 갈까?”
“하늘에도 희망의 샘이 있지 않을까?”
동찬의 한 친구가 머리를 갸우뚱하면서 말했다. 그러자 동찬과 친구들은 하늘을 이리저리 찾듯이 살피더니 까르르 웃었다. 그러자 아리랑 고갯길을 걸어가시는 아저씨랑 아주머니들이 동찬과 친구들을 쳐다보았다. 그때에 한 아저씨가 동찬과 친구들을 향해 소리쳐 말했다.
“어이, 꼬마들~ 뭣 이야기로 그리 재밌어하는 거야!”
“예? 아무것도 아니에요.”
“우리가 아리랑 고갯길을 가는 것처럼 하늘에 구름들도 아리랑 고개 위를 가는 거 같았다고요.”
동찬의 한 여자 친구가 손으로 하늘의 구름을 가리키면서 말하자. 아저씨랑 아주머니,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그리고 또 그 꼬마도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오~ 그렇구나! 정말 신기한 일이다.”
그렇다. 아리랑 고갯길 위에는 높이 뻗은 나무들 사이로 하늘길이 만들어졌고, 그 하늘 길에서도 구름들이 하나 둘 흘러가고 있었다. 아리랑 고갯길을 가는 사람들도 더욱 명량하게 힘차게 걸어갔다. 아리랑 고갯길 끝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커다란 바위 사이로 흘러나오는 물이 바위 아래에 고여 있다가 넘쳐흘러내려가 흐르는 시냇물 줄기에 합류를 하며 먼 여행길을 가는 것이었다. 큰 바위 아래에 고인 물이 바로 희망의 샘이라 부르는 약수터인 것이다.
사람들은 한 사람씩 희망의 샘 앞에 잠시 고개를 숙이고는 물속에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밝은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그 아래로 흘러넘치는 물을 주전자에 담아 돌아서 갔다. 동찬이도 친구들도 사람들이 줄 서있는 곳에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오늘은 어떤 모습을 볼까 하는 기대감과 앞서 희망의 샘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미소를 짓는 사람, 호탕하게 웃는 사람, 어깨를 좌우로 흔들며 좋아하는 사람, 다양한 반응들을 바라보면서 더욱 흥미진진해하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희망의 샘에서 젊어진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허허 웃으셨다. 할머니는 희망의 샘에서 어여쁜 모습에 어린아이처럼 덩실덩실 춤을 추셨다. 아저씨도, 아주머니도 더 젊어진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만족해했다. 엄마 따라온 꼬마는 희망의 샘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자 소리를 쳤다.
“엄마, 엄마, 나, 슈퍼맨 같아~ 나는 슈퍼맨이다.”
꼬마는 마치 슈퍼맨이 된 듯이 양팔을 뻗어서는 샘 앞에서 빙빙 돌았다. 사람들도 모두 웃었다. 이번에는 동찬이 차례가 왔다. 동찬이는 긴장된 심정으로 가만히 희망의 샘 가까이 머리를 숙였다. 그러자 동찬이는 놀랐다. 동찬이는 눈이 동그래져 친구들을 쳐다보았다.
“왜? 왜 그래?”
“나, 나, 얼굴에서 빛이 나는 거야!”
“뭐시? 얼굴에서 빛이 나다니?”
그리고는 친구들도 하나씩 희망의 샘 물 위에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어머? 나도 야~ 내 얼굴에 빛이 가득해!”
“나도 그래.”
“나도 야!”
동찬과 친구들은 하나같이 얼굴에 빛이 가득해졌다. 샘 에 있는 사람들은 동찬이와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정말 동찬이와 친구들의 얼굴이 빛을 받은 것처럼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때에 나이 많으신 할아버지가 동찬이와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오시더니 동찬이와 친구들을 하나하나 바라보시면서 어깨를 쳐주시며 말했다.
“오늘, 너희들은 아주 훌륭한 일을 하게 될 거야!”
“예? 훌륭한 일이라니요?”
“너희들 뒤에 천사들이 있는 것을 모르는구나? 내 눈에는 보이는구나!”
“천사요?”
동찬이와 친구들은 자신의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동찬이와 친구들은 뭔지 모르게 마음이 매우 가볍고 기쁨이 넘쳐있었다.
나중에서야 동찬과 친구들은 깨닫게 되었다. 동찬과 친구들은 백혈병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친구를 방문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동찬과 친구들은 각자 자기들이 아끼는 것 중에 하나를 가지고 가기로 했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학교를 가지 않는다. 그래서 동찬과 친구들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친구를 위문 가기로 약속을 했던 것이다. 각자 집으로 갔다. 그리고 아침식사를 하고는 다시 모였다. 동찬과 친구들은 각자 자기가 아끼는 것 중에 하나를 들고 모였다. 그리고 동찬과 친구들은 버스를 타고 친구가 입원한 병원으로 갔다. 그리고 친구가 입원한 병실에 모였다. 병원의 입원실 침대에서 조용히 눈을 감은 채 있던 백혈병에 걸린 친구는 동찬이와 친구들이 찾아와 자기 손을 잡아주는 것에 놀라 눈을 떴다. 누워있는 친구를 내려다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동찬이와 친구들은 바라보며 물었다.
“어때? 좀 괜찮아?”
“어? 나, 나, 지금 몸이 가벼워졌어. 가뿐해졌어. 좋아~ 일어나고 싶어!”
그 순간 병원에 입원한 친구는 친구들의 손을 잡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하자.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가 들어왔다. 그리고 뒤따라 그의 부모가 들어왔다.
“아니. 왜 침대에서 내려오려 하지요? 잠시만 어디 좀 볼까요?”
친구들은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은 입원한 친구를 여기저기 살폈다. 그리고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시며 말했다.
“정말, 몸이 많이 좋아졌네요? 좀 더 정밀하게 검사를 해 보아야겠어요.”
“어머, 친구들을 보세요. 얼굴에 빛이 가득해요.”
그때에서야 어머니도 백혈병에 걸린 친구도 동찬이와 친구들의 얼굴을 보았다. 하나같이 친구들의 얼굴이 밝아보였다. 동찬이와 친구들이 백혈병에 걸린 친구를 일으켜 침대에서 내려와 같이 서게 했을 때에 간호사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선생님, 선생님, 환자의 얼굴이 밝아졌어요. 어머, 어머.”
“아니? 이게 무슨 일이지?”
의사 선생님은 환자를 데리고 정밀검사를 하자고 가려고 했다. 그러자 동찬이도 친구들도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검사해 보세요. 백혈병은 완전히 사라졌을 거예요.”
동찬이도 친구들도 놀랐다. 자신들이 뭐라고 말하는지, 누가 시켜서 말하는 것처럼 한 목소리로 말했기 때문이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친구 환자의 부모님도 매우 기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밀검사를 받고 돌아온 친구는 백혈병에 걸린 흔적도, 어떤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아주 정상적이라고 함께 온 의사 선생님은 말했다. 환자의 부모님도 너무 기뻤다. 이제 백혈병에 걸렸던 친구는 완전히 건강해져서 동찬이와 친구들과 함께 뛰듯이 병원을 나왔다.
“애들아! 이거였어? 오늘 희망의 샘에서 본 우리들의 얼굴에 빛이 말이야~”
“아~ 그렇구나! 그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훌륭한 일을 할 거라는 것이 이거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