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뎀나무

[소라섬 소녀가 그리다]

by trustwons

로뎀나무


소라리자는 깊은 시름에 잠긴 채 공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이날은 하늘이 별로 푸르지 못하고 옅은 황색 빛으로 덮어져 있어서 소녀의 시름을 더욱 깊어지게 하고 말았다.

그때에 소녀가 산책길을 따라 맴돌고 있을 때에다. 소녀가 한 로뎀나무 옆을 무심히 지나치고 있었을 때였다. 소녀의 귀가에 속삭이듯이 말소리가 들려왔다.


“왜 넌 나를 그냥 스쳐 지나가야?”


소녀는 깜짝 놀라 그 자리에 그만 멈춰버렸다. 그리고 한참 동안 꼼짝하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너는 어찌 나를 잊었느냐?”


소녀는 다시 놀랐다. 그리고 휙 뒤를 돌아보았다. 공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소녀는 이 잡듯이 주변을 세세히 살폈다. 그런데 소녀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이 길을 소녀는 맴돌 듯이 걷고 있었는데, 로뎀나무가 있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아니 소녀는 로뎀나무가 없었다고 생각을 했다.


“뭐지? 저기에 웬 로뎀나무가 있지? 못 봤는데……. 여길 내가 몇 번이나 돌고 있었잖아~”

“뭘 그리도 의심해? 엘리야도 로뎀나무 아래에 있었던 것 기억 안 나야?”

“아~ 너러구나! 내게 말을 한 것이 바로 너였어!”

“이제야 날 알아보는군! 뭘 그렇게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어!”

“아무~”

“아무라니? 말 똑바로 못하니?”

“몰라! 그냥 그래~ 이번 주간이 예수님의 고난주간이라서 인지도 몰라!”

“그렇지! 예수의 고난주간이지. 나 역시 그렇다. 이 뜨거운 풀밭에 홀로 외롭게 버티고 있잖아!”


소녀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렇다 주변에는 어떤 나무도 보이지 않았다. 정말 로뎀나무만이 홀로 우뚝 서있었다.


“그렇구나! 너 외로우니깐 날 부른 거야?”

“내가 외롭다고? 이런 일이 내 일상이야! 뭔 외롭긴……. 네가 한심해서 말을 건넸다. 여기를 몇 바퀴를 돌고 있는 거야?”

“아참, 그랬지~ 그래 넌 날 지켜보고 있었어?”

“한심해서 그랬다. 나를 보라고 말이다.”

“고마워! 넌 언제부터 거기 있었니?”

“그걸 왜 물어~ 한낱 나무라고 무시하는 거니?”

“무시라니? 천만에~ 넌 잘 알잖아! 내가 얼마나 자연을 사랑하는지 말이다.”

“알지! 소라 섬에서의 네 모습을 잘 알고 있지~”

“넌 내게 할 말이 있구나?”

“내가 누구니? 고난 가운데 함께 하시는 예수를 상징하는 게 나 로뎀나무야!”

“음…….”

“음이라니?”

“지금 내가 가는 길이 험난할 수 있다는 것이구나! 내가 미국에 온 지 꽤 오래된 느낌이었어. 소라 섬을 잊고 있었어.”

“그러니 날 보라는 거야! 척박한 땅에 뜨거운 햇볕을 받으면서도 이렇게 버틸 수 있는 이유를 넌 알아?”

“알지, 넌 뿌리를 곱게 깊이 땅속에 내리고 있잖아! 아무리 가물어도 넌 잘 견디지. 그러나 남들에게 별로 도움이 되진 않아!”

“치, 잘 모르면서 그래! 추운 날씨엔 오래 타는 숯이 되어주고, 죽어가는 생명에게 연한 뿌리로 생명을 연장해 준다고……. 알아!”

“알았어! 내가 어찌 그걸 모르겠니? 너처럼 뿌리를 땅에 깊이 뻗듯이 창조주께 믿음을 깊이 내리고, 메마른 땅과 기후에도 잘 견디듯이 고난 가운데서도 나의 멍에를 지고 예수님과 함께 견디라는 걸 말하려는 거지?”

“이제야 알았군. 그럼 이제 집으로 가봐! 엘리자와 스미스가 기다리고 있어!”

“고마워! 다시 또 보자!”


소녀 소라리자는 로뎀나무를 통해 자신의 갈등을 털어내고 엘리자와 스미스가 기다리는 집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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