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시]
하늘이 맺어준 인연
함께 산행도 하고
함께 녹차를 마시며
개똥철학을 떠들어도
묵묵히 들어주는 사람.
함께 길을 걸으며
무심한 고백을 하니
‘내 열정은 첫사랑에
다 쏟아버렸다오.
당신에 대한 사랑엔
내 진정한 사랑뿐이오.’
묵묵히 들어주는 사람.
결혼하여 살아온 해
사십여 년이 다 되어서야
철들어서 어리석음에
날마다 눈물로 보내며
용서를, 용서를 바라나
묵묵히 보아주는 사람.
세월은 다시 되돌아
오지 아니함에 애통함
살아온 세월이 말해주는
‘너는 진정 사랑했나?’
가슴을 찌르는 진실에
먼 이국땅에서 넋을 잃고
‘미안해, 정말 미안해!’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
저 하늘에 구름인들
어찌 허풍으로 가나
출렁이는 바다의 파도
까닭 없이 그럴까?
오로지 못난 이 사람만
가슴에 담고 담은 채
‘미안해, 정말 미안해!’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
날마다 밤마다
어리석고 미련함을
고백할 수밖에 없는
‘진정한 사랑이었나?’
하늘을 바라보고
한없이 외쳐 불러도
뜬 구름만이 흘러가고
말없는 하늘 아버지
‘이제야, 철들었구나!’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
깊은 어두운 밤에도
잠들지 못하는 애통함
밝은 아침이 찾아와도
용서할 수 없는 세월
멀리 서서 바라만 보는
무정한 사랑, 무심한 사람
하늘 아버지께 간구함은
‘그녀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녀를 위로해 주소서.’
‘그녀를 축복해 주소서.’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