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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서

[즉시]

by trustwons

풀밭에 누워


무더운 아침바람에

등 밀려 언덕으로

올라온 소년

미루나무 아래로

보이는 기와지붕들

샛길로 검둥이

어슬렁 가는데

물끄러미 바라보다

그만 풀밭에 누워 버렸다.


하늘지붕은 무거운지

회색구름들을

힘겹게 붙들었다

곧 소나기라도

뿌려주려나

살며시 미소 짓고는

두 팔로 머리를 받치고

하늘 나는 솔개를 보며

지그시 풀밭에 누워있었다.


파아란 하늘아래

더운 바람을 타고 온

검은 구름들에서

땀방울이 하나둘

풀밭 위로 떨어지는데

솔개는 어디 갔나

미루나무는 말이 없고

풀벌레 소리도 멈추나

그대로 풀밭에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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