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rustwons Aug 25. 2023
풀밭에 누워
무더운 아침바람에
등 밀려 언덕으로
올라온 소년
미루나무 아래로
보이는 기와지붕들
샛길로 검둥이
어슬렁 가는데
물끄러미 바라보다
그만 풀밭에 누워 버렸다.
하늘지붕은 무거운지
회색구름들을
힘겹게 붙들었다
곧 소나기라도
뿌려주려나
살며시 미소 짓고는
두 팔로 머리를 받치고
하늘 나는 솔개를 보며
지그시 풀밭에 누워있었다.
파아란 하늘아래
더운 바람을 타고 온
검은 구름들에서
땀방울이 하나둘
풀밭 위로 떨어지는데
솔개는 어디 갔나
미루나무는 말이 없고
풀벌레 소리도 멈추나
그대로 풀밭에 누워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