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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경희대한방병원을 가다

[인생소설(이하늘의 인생론)]

by trustwons

[어둠의 사십 년]

30. 경희대한방병원을 가다


어느덧 초겨울 12월에 들어섰다. 이제는 거리마다 가로수들도 앙상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었다. 거리마다 사람들도 여유롭게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기 힘들게 됐다. 부산한 분위기만을 보여줄 뿐이다.

한편 광일의 집에는 광일의 할아버지는 출근하였고, 광일이도 학교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학교 도서관으로 갔다. 광일의 집에는 광일의 아빠인 강인은 벌써 아침식사를 마치고 커피 잔을 손에 들고 거실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광일의 할머니는 설거지를 마치고 식탁에 앉아서는 막 커피를 내려 마시고 있었다.

그럼 광일의 엄마인 하늘은 어디에 있는 걸까? 창밖을 바라보던 강인은 커피 잔을 식탁 위에 내려놓고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하늘은 아직 침대 위에 누워있는 것이었다. 무슨 일일까? 자고 있는 걸까? 강인은 하늘에게 다가가서는 하늘의 얼굴을 살피고, 하늘의 이마에 손을 대고 열이 있나 살피더니 두 손으로 하늘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하늘의 몸을 흔들어보았다. 하늘이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른 사람 같으면 깨울 때에 소리를 질러본다든가 할 텐데, 하늘에게는 소리를 지른다고 들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러자 강인은 하늘의 얼굴에 볼을 살짝 꼬집어보았다. 그러자 하늘은 손을 내밀어 허공을 저었다. 강인은 하늘의 손을 잡아주었다. 하늘은 강인의 손을 잡자 고개를 돌려 강인을 바라보는 듯이 눈을 떴다. 그러나 하늘은 강인의 얼굴을 바라볼 수는 없었다. 단지 자신이 깨었다는 눈을 떴을 뿐이었다. 하늘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움직이지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었다. 강인은 하늘의 상체를 일으켜 침대 위에 앉혔다. 이제야 하늘은 자신의 몸을 강인에게 기대었다. 강인이도 하늘을 두 팔로 안아주었다. 그런데 강인은 하늘이가 힘이 없어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늘은 거의 강인에게 몸을 맡긴 것처럼 강인에게 기대고 있는 것이었다. 강인은 답답하고 걱정이 되었다. 강인은 점자판으로 하늘에게 말했다.


“여보, 오늘도 몸이 안 좋아? 힘이 없네?”


하늘은 힘없이 점자판을 들고 강인의 말을 읽었다. 그리고 천천히 점자판을 쳐서는 강인에게 내밀었다.


“난, 주님이 내 손을 꼭 잡고 계셨어. 난 너무 평안해~ 지금.”

“편안하다고? 힘이 없어 보이는데…….”

“내 손을 놓지 않으셔, 화장실에 갈 때도 내 손을 꼭 잡고 계시고, 길을 걸어갈 때도 내 손을 꼭 잡으시고......”

“무슨 소리지? 나랑 함께 자고 있었는데.”

“아냐, 이게 꿈인가? 내가 앉으나 서나 내 손을 꼭 잡고 계셔.”

“여보, 일어나야지. 아침이야.”

“아침이라고? 내가 집에 있었구나.”

“집에 있다니? 어제 나랑 공원 산책을 했었지? 기억나?”

“어제였구나, 당신이랑 산책을 했었지. 그래 맞아.”

“지금은 하룻밤 지나고 아침이야. 광일은 벌서 학교에 갔고, 아버님은 출근했어.”

“지금은 몇 시인데?”

“지금? 9시가 넘었어. 식사해야지!”

“난 생각 없어. 안 먹을래.”

“일단, 일어나자! 응?”


강인은 잠옷 바람인 하늘을 일으켜 세면실로 데리고 갔다. 식탁에 앉아서 커피를 천천히 마시던 광일의 할머니는 이런 강인과 하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뭔가를 알고 계시는 듯이 잠잠히 계셨다. 세면실에서 데리고 나온 강인은 하늘을 소파에 앉혔다. 그리고는 광일의 할머니에게 다가와 옆에 앉으면서 말을 했다.


“어머님, 아무래도 광일의 엄마를 병원으로 데려가야 할 것 같아요.”

“경희대한방병원에 가서 보약을 지어 먹였으면 해요.”

“참, 경희대한방병원에 가기로 했지요. 제게 아는 분이 한 분이 계셔요. 한번 연락을 해보지요.”


강인은 광일의 할머니께 그렇게 말하고는 곧바로 소파 옆에 있는 전화기를 들었다. 그리고 경희대한방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한방병원이지요? 박 간호사님을 바꿔주실 수 있나요?”

“네, 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다름 아니라 제 아내가 기운이 없어서 보약을 먹였으면 해서요.”

“네, 오늘? 11시에 가능하다고요? 감사합니다. 그럼 이따 뵐게요.”


강인은 전화를 끊고는 바로 광일의 할머니께로 와서는 오늘 11시에 가능하다고 하면서 서둘러 떠날 차비를 하였다. 광일의 할머니도 서둘렀다. 특히 하늘에게는 멋진 옷을 입히고는 방에서 나온 강인은 어머님과 함께 집을 나왔다. 그리고는 자신의 자동차로 아파트를 떠나 용산 공원을 지나서 서울 역을 지나가고 있을 때에 강인은 광일의 할머니께 말을 했다.


“어머님, 경희대한방병원에 계신 박 간호사님은 일전에 제가 입원했을 때에 참 친절하게 잘해주신 분이셔요. 저의 어머님께도 참 잘해주셨어요. 지금은 한방병원에 계시다니 잘된 듯합니다.”

“그래요, 고마운 분이시군요. 이렇게 아는 분이 계시니 참 다행이네요. 그렇잖아도 경희대한방병원에 가긴 가야 하는데 하고 걱정을 했었네.”

“얼마나 다행입니까? 지금 바로 가도 된다 하니 말에요. 그렇잖으면 예약을 했어야 하거든요.”


하늘이와 광일의 할머니를 태운 자동차는 서울 역을 지나 종로 길로 달리고 있었다. 그 시간에는 다행스럽게도 종로 길에 차들이 많지 않았다. 운전하는 강인은 동대문을 지나 청량리를 지나서 곧바로 경희대학교로 향해 자동차를 달렸다. 얼마나 빨리 달렸는지 다행히도 11시를 조금 넘었을 뿐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에 강인은 서둘러 하늘이랑 광일의 할머니를 모시고 경희대한방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주차장에서 올라오고 있다는 전화를 받은 박 간호사님은 현관까지 나와 맞아주었다.


“어서 오세요. 먼 길 오셨지요.”

“차가 막히지 않아서 빨리 왔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한방병원에 계시다니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강인은 옆에 하늘이와 광일의 할머니를 박 간호사님께 소개를 하며 인사를 하였다. 박 간호사님은 강인의 아내가 어떤 분이라는 것을 대충 듣고 알고 있었다. 박 간호사는 강인의 일행을 진료실로 모셔갔다.


“제가 모시는 분은 김 박사님이셔요. 부친으로부터 이어오신 분이시며, 보약을 잘 지으셔요. 그리고 기독교인이셔요. 장로님이시고요.”

“네, 장로님이시라고요? 참 다행이십니다. 그런 좋은 분과 같이 일하시니 저도 기쁩니다.”


진료실 안으로 박 간호사님이 안내를 하여 김 박사에게 소개를 했다. 김 박사님도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맞아주셨다. 박 간호사님의 지인이라는 말을 들어서인지 정중히 대해주시었다. 그리고는 자리에 앉히시고는 몇 가지 대화를 나누신 후에 환자인 하늘의 양손을 두 손으로 잡고 김 박사님은 기도를 먼저 하셨다. 그리고는 하늘의 손맥을 보시고는 현대식 검사기계로 하늘의 몸의 상태를 두루 살피시며 검사를 하셨다.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김 박사는 강인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셨다. 주로 성경에 대해 말씀을 많이 하셨다. 그것도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들을 골라서 하셨다. 강인과 광일의 할머니는 감격을 하면서 성실히 듣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물어보셨다. 강인이와 할머니는 서로 도움이 될까 해서 많이, 자세히 말해드렸다. 김 박사님은 결코 중단하게 하거나 대충 하시지 않으시고 열심히 끝가지 들어주셨다.

나중에 박 간호사를 통해 들은 이야기지만, 김 박사님의 진료는 시간개념이 없으실 정도로 자세히 그리고 환자에 따라 성경말씀도 활용하시며 오랫동안을 진찰하신다고 하였다. 그래서인지 환자들이 많지를 않았다. 하지만 한번 진료를 받으신 환자는 꼭 김 박사님께 진료받기를 원하신다고 하였다.

김 박사님은 차트와 스크린을 함께 보여주시면서, 하늘에 대해 세밀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특히 성경말씀을 썩어가면서 말씀하셨다.


“제가 보기에는 이하늘 씨는 특별한 질병은 없는 듯합니다. 듣기에는 기운이 없다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에는 항상 그렇지마는 아닐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의 손을 잡고 있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 뜻은 제 생각으로는 주님이 데려가시려고 준비하시는 듯합니다. 이는 의학적 근거는 없습니다만 신앙으로 보면 그렇습니다.”

“저희도 알고는 있습니다. 저의 아내의 말로는 아들이 태어나는 때에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너는 아들과 이십 년을 함께 하리라.’ 이렇게요. 올해가 제 아내의 나이가 서른아홉입니다. 아들이랑은 십구 년을 함께 한 셈이지요.”

“오, 그런 말씀이 있으셨습니까? 놀라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언제 데려 가실지를 아신다는 셈이네요. 그러면 내년이 되겠군요. 이하늘 씨의 심정은 어떠하신지요? 그리고 남편께서는 어떠하신지요? 부모님은…….”


이때에 옆에서 듣고 계셨던 하늘의 어머니가 나서서 말했다.


“저희 부부도 알고 있었습니다. 하늘이가 태어난 때에 저희 부부는 많이 놀랐었습니다. 그런데 하늘이를 키우면서 점점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되고, 이렇게 좋은 사위까지도 보내주셔서 늘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네, 저도 그렇습니다. 이해하시기 어렵겠지만요. 홀로 절 키우신 어머니께서도 사십 대에 암으로 세상을 떠나시고 방황하던 저에게 이렇게 천사 같은 여인을 만나게 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아내와 함께 지내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욕심 같아서는 오래오래 함께 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아내의 입장을 생각해 본다면 꼭 그렇지 않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제는 하나님의 뜻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두 분께서는 정말 주님의 축복으로 사시는 듯합니다. 이렇게 듣고 보니 저도 안심을 하게 되는군요. 제가 해드릴 것은 이것뿐입니다. 기력이 없으시다 하셨으니, 조금은 도움이 되시라고 원기회복에 도움이 되는 보약과 활력에도 좋은 보약도 포함해서 지어드렸습니다. 그렇게 아시고 내일이면 택배로 보내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오늘이라도 원기에 도움이 되는 보약을 조금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여기서 하나를 드시도록 하시면 하루는 잘 지낼 것입니다. 정말 귀하신 분을 만나게 되어 저도 기쁩니다.”


김 박사는 박 간호사에게 보약 팩 하나를 건네주면서 이하늘 씨에게 드시게 하라고 하고는 진찰서류를 건네주었다. 박 간호사는 김 박사의 지시에 따라 보약 팩 하나를 데워서 이하늘 씨에게 먹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강인이와 하늘의 어머니를 모시고 진료실을 나왔다. 잠시 강인이는 박 간호사와 대화를 나눈 뒤에 광일의 할머니와 하늘이와 함께 주차장으로 갔다. 그리고 차에 모두 태운 후 강인은 운전석에 앉더니 광일에게 폰으로 전화를 하였다.


“아들, 우리 경희대한방병원에서 진료를 마쳤다. 너에게로 갈까 하는데 괜찮겠니?”

“네, 저도 일어나려고 하는 중이었어요. 오시면 여기서 점심을 함께 하셔요. 기다릴게요.”

“그래, 알았다. 좀 있다 보자!”

“네, 도서관으로 오셔요. 기다리겠습니다. 아빠! 사랑해요!”

“나도 사랑한다!”


그렇게 광일이와 대화를 나눈 강인은 폰을 끄고는 광일의 할머니께 집으로 가는 길에 광일이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광일의 할머니는 반가운 표정을 지으시면서 고개를 끄덕이었다. 강인은 자동차의 시동을 켜서는 차를 몰아 경희대한방병원 주차장을 나왔다. 그리고 경희대를 떠나 거꾸로 청량리 역을 지나 동대문을 지나 종로 길을 따라 달렸다. 차 안에서는 하늘은 어머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는 자는지 아닌지 너무나 조용해 있었다. 광일의 할머니는 딸 하늘을 팔로 감싸 안으며 머리를 하늘에게로 기울여 기대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강인은 백미러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차를 운전해 서대문 방향으로 달렸다. 자동차는 이화여대를 지나 연세대학교 방향으로 좁은 골목길로 꺾어 들어가더니, 곧 연세대학교 정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도서관 건물 쪽으로 가서는 가까운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린 강인은 하늘이와 광일의 할머니를 차에서 내려 모시고는 도서관 입구 쪽으로 갔다. 도서관 건물 정원에서 광일은 책을 보고 있었다. 마침 광일은 책을 보다가 정원 주변을 둘러보더니 아빠와 엄마 그리고 할머니가 오는 것을 보았다. 광일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아빠에게로 가면서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여기요~ 여기!”

“어~ 나와 있었구나. 많이 기다렸지?”

“아뇨~ 저도 조금 전에 나왔는걸요. 우리 학교 구내식당에서 먹어요. 맛있어요.”

“그래, 들었다. 네 엄마도 맛있다고 하더구나!”


광일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할머니를 모시고 구내식당으로 갔다. 그리고 오늘의 점심식사를 했다. 광일의 엄마, 하늘이도 맛있게 식사를 하였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나서 광일의 안내로 도서관 건물의 정원을 산책을 하였다. 강인은 하늘에게 점자판으로 말을 걸었다.


“여보, 오늘 어땠어요?”

“좋았어요. 특히 의사 선생님이 기도해 주니깐 마음이 편해졌어요.”

“김 박사님이 기도하는 걸 알고 있었어?”

“그럼요. 제 두 손을 꼭 잡고는 기도하는데 마치 주님이 제 손을 잡아주었던 것과 같았어요.”

“그래? 그랬구나! 주님도 거기 계셨었구나.”

“요즘은 주님이 내 곁에 늘 계셔. 그리고 내 손을 잡아주셔요.”

“음....... 당신은 나보다 주님을 더 사랑하는구나.”

“당연하지.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랬는걸. 이제 당신을 사랑하게 된 거지.”

“그렇구나! 조금은 셈난다.”

“당신답지 않아~”

“당신도 얼마 남지 않았네.”

“뭐가?”

“알면서.......”

“당신도 같이 가자! 내가 주님께 말해줄까?”

“그럼 광일이와 부모님은?”

“그렇구나! 잘 부탁해! 그리고 사랑해!”

“염려 마! 당신 만났을 때도 그랬지만, 더 행복하게 살 거야.”

“고마워! 내 사랑!”


강인이와 하늘이가 서로 나란히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뒤에서 광일이는 할머니랑 같이 따라가면서 바라보고 있었다.


“할머니, 엄마랑 아빠랑 뭔 대화를 즐겁게 해~”

“넌 그걸 보이니? 너도 대단하구나.”

“할머니도 척하면 다 알지~ 뒤태가 닥 그렇잖아요!”

“음, 그리 보이는 구나. 얼마나 남았다고…….”


광일이 할머니는 씁쓸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다른 부부처럼 오순도순 재밌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을 할머니는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이런 마음도 하나님은 아시겠지 하는 듯이 할머니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할머니, 왜 그래? 내가 맞춰볼까?”

“쉬! 하나님이 들으실라~”

“들으시면 어때? 다 아시는 걸!”


하늘은 사랑하는 남편 강인과 광일이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연세대학교 도서관 정원을 거닐면서 마음이 흡족했는지 하늘의 얼굴이 환하게 피어있었다.

일행은 다시 주차장으로 가서는 자동차에 하늘이와 할머니는 뒷좌석에 앉았고, 광일은 아빠의 옆 좌석에 앉았다. 자동차는 연세대학교를 빠져나와 집으로 달렸다. 집에 도착한 하늘이와 강인이 그리고 광일이와 광일이 할머니는 집안으로 들어서자 거실에는 이미 광일이 할아버지가 와 계셨다. 거실에서 신문을 보고 계셨던 것이었다.


“어머, 당신이 어찌 집에 계셔요?”

“오늘 일찍 끝내고 왔어. 하늘이 걱정도 되고 해서 말이야. 어때 병원에 갔다면서 뭐라고 하셔?”

“특별한 것은 없데요. 하늘이 몸에 맞게 보약을 잘 지어주신다고 했어요. 내일이면 집에 도착한다고 하네요.”

“그래? 그런데 하늘이 얼굴이 매우 밝아요. 뭐 좋은 일이 있었어?”

“뭐, 연세대학교 정원을 둘이서 나란히 걸으며 대화를 오랫동안을 했어요.”

“둘이서 그렇게? 그랬었구먼! 하늘이 매우 즐거웠나 봐~”

“그리고 병원에 김 박사님은 교회에 장로님이시래요. 하늘이 두 손을 꼭 잡고는 기도해 주시는데 하늘이 얼굴이 환하게 피더군요.”

“크리스천이시군. 고마울 수가…….”

“광일이 아빠도 아는 분이 계시더군요.”

“누구?”

“박 간호사님이시라고……. 참 잘해주셨어요.”

“우리 사위, 발도 넓어~”

“거기서 어머님이 돌아가셨더군요.”

“강인이 어머님이 그 병원에서? 음......”

“오늘은 좀 맛있는 걸로 저녁식사를 하면 어때요?”

“그러지. 아침에 하늘이 식사를 했던가?”

“못했지요. 그래서 광일 아빠가 서둘러 병원으로 가게 된 거예요.”

“그런 일이 있었구나! 잘 됐네. 저녁식사 준비는 돼있어요?”

“오늘은 불고기를 먹어요. 간단하잖아요.”

“그래, 내가 정육점에 가서 한우로 부드러운 걸로 사 오지.”


광일이 할아버지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박차고 일어나서는 광일을 데리고 바로 집을 나왔다. 그리고 동네에 있는 정육점에 가서는 아주 좋은 한우불고기를 사 왔다. 그리고 오늘 저녁에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서 불고기로 저녁식사를 하였다. 하늘이도 불고기를 참 좋아한 편이었기에 아주 맛있게 불고기를 먹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온 식구들, 강인이, 광일이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광일이는 너무너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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