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4. 하늘에게 가족조각품의 선물

[인생소설(이하늘의 인생론)]

by trustwons

[어둠의 사십 년]

34. 하늘에게 가족조각품의 선물


봄 햇살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 산과 들에는 푸름이 짙어져가고 있었다. 하늘의 생일이 지난 지 삼일 째가 되는 날이었다. 그러니깐 오월 십삼일 되는 날인 것이었다. 광일이 할아버지와 아빠 강인은 출근한 후였다. 하늘은 어머니와 함께 소파에 나란히 앉아서 늘 즐기는 원두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광일은 거실의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아마도 광일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싶었다. 어젯밤에 대학교 친구들과 오랫동안을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친구들이 집으로 찾아온다고 했기에 광일은 언제 오나 창밖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 하얀 승용차 하나가 아파트 현관 앞에 멈추어 섰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차에서 내리고 무엇인가 무거워 보이는 박스를 두 사람이 함께 들고, 나머지 한 사람은 쇼핑백과 꽃다발을 들고 뒤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승용차는 스르르 움직이더니 아파트 주차장으로 갔다. 곧 운전하던 젊은이 한 명이 뒤따라 황급히 왔다. 모두 네 명의 젊은이들이었다. 현관 안으로 들어서자 거실의 창밖을 지켜보던 광일은 현관문으로 다가갔다. 그때에 초인종이 울렸다. 하늘이와 커피를 마시던 할머니는 광일을 향해 말했다. 광일은 현관문을 열어주면서 할머니에게 말했다.


“네, 저의 친구들이에요.”

“친구들? 어쩐 일이냐?”


광일이 할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현관 쪽을 바라보면서 부엌으로 가고 있었다. 현관 안으로 들어선 광일의 친구들은 광일의 할머니를 보자 인사를 했다.


“안녕하셔요? 광일이 할머니! 저희들이 왔어요.”

“어서 와요~ 어쩐 일로, 반갑다. 들어와요.”


광일이 할머니는 과일과 차를 준비하려고 하였다. 광일은 친구들을 거실에 광일이 엄마가 앉아 있는 반대편에 소파에 앉도록 안내를 하고 부족한 의자를 두 개를 끌어다 놓았다. 그러나 하늘은 아무것도 모르고 유유하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친구들을 모두 자리에 앉힌 후 광일은 점자판으로 엄마에게 말을 전했다.


“엄마, 내 친구들이 왔어요.”

“오, 그래?”


광일은 친구들을 한 명, 한 명을 하늘에게 인사를 하게 하였다. 그러자 친구들은 하늘의 손을 잡아주며 손에 입맞춤을 하였다. 그때서야 하늘은 광일의 친구들이 온 것을 알고는 밝은 표정을 하면서 인사를 받아주었다. 놀라운 것은 하늘은 광일의 친구들이 하늘의 손을 잡아줄 때마다 누구인지를 알아차리는 것이었다. 이런 사실은 너무나 잘 아는 광일의 친구들은 광일의 어머니를 친근해지고 좋아하였다.

그렇게 인사를 마친 후에 광일이 할머니가 과일과 음료수를 가져와 친구들 앞에 놓아주었다.


“커피도 있는데, 뭘 좋아할지 몰라서 일단 주스를 가져왔어요.”

“저희도 커피를 주세요!”


광일의 친구들 중에 유일하게 여자 친구가 한 명이 있었다. 광일이와 같은 과의 친구였다. 그리고 나머지 친구들은 고등학교 때에 같은 학교 친구들이었다. 그 친구 중에 조각예술을 하는 조각가인 도(都)군이 있었다. 이 친구들은 같은 대학교에 다님으로써 더욱 친근해졌으며, 자주 모임을 가지기도 했었다. 다행히도 광일의 친구들도 교회에 다닌 크리스천이었다. 하지만 친구 도군은 집안내력으로는 철저히 불교집안이었다. 그런데도 도군은 종교에는 상관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기독교에 대해 관심도 많았다. 도군의 선친들 중에는 석공을 해온 집안이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도군은 매우 예술에 뛰어났으며, 특히 조각예술에 매우 관심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도군은 엉뚱하게도 YS대학교에 철학과를 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집에서는 부모님이 동국대학교를 가라고 했으나, 도군은 고등학교시절 때부터 개똥철학을 즐기며 자유주의를 주창하였었다. 그래서 불교와 전혀 거리가 먼 기독교대학교로 지망을 했던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도군은 매우 개방적인 성품을 가졌기에 많은 다양한 친구들이 많았다. 한편 도군은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지식인들, 양주동 선생, 함석헌 선생, 이어령 선생, 김형석 선생 등 유명인사들의 강연들을 쫓아다니면서 열심히 경청하곤 하였었다. 그중에 도군은 김형석 교수를 매우 좋아하였다. 아마도 철학전공을 하신 분이시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 도군은 개인적으로는 조각예술에 관심이 많았기에 다양한 재주를 보이기도 하였었다. 특히 도군은 서양화에도 뛰어났으며, 도자기에도, 조각 작품에서도 매우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친구들을 꼬드겨서는 전시에 데리고 가고 하였던 것이다. 광일은 이런 친구 덕분에 철학과 예술에도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에, 도군은 광일의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는 감격과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지가 멀쩡한 인간에게도 갈등과 불행을 겪으며 살아가는데, 일급 장애인이신 광일의 어머니는 그런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듯한 모습에 도군은 상당히 놀라고 존경을 하였다.

지난해 가을날에 광일은 이들 친구들과 YS 대학교 내에 있는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광일의 어머니께서 내년이 마지막 생일을 맞게 되었다는 것을 광일의 친구들은 듣게 되었다. 어찌 마지막 생일이라는 말이 쉽게 나올 수가 있을까? 어떤 질병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한인생을 사시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들이 더욱 놀란 것은 광일의 어머니는 자신이 언제까지 살지 아신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광일이 친구들은 믿지 않았었다. 그런데 차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믿어지게 되었다. 물론 확실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래서 광일의 친구들은 광일의 어머니를 위한 어떤 선물이라도 해드리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그래서 광일의 친구들이 생각해 낸 것이 바로 가족조각 액자를 해드리자고 제안을 도군에게 했다. 처음에는 도군도 망설였다.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편 광일의 어머니를 생각하면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광일의 친구들, 특히 여자 친구는 매우 강하게 주장을 했었다.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더욱 안타까움이 컸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생각해 봐~ 한 번도 부모를 가족을 보지 못했다는 심정을 말이야. 광일의 어머니는 부모의 얼굴을 본 적이 없잖아? 물론 광일이 얼굴도 모르잖아? 우리가 그걸 해드리자는 거야! 그걸!”

“음..........”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 당연 광일도 역시 생각에 빠지고 말았다. 자신은 엄마를 알아보는데, 엄마는 자신을 알까? 얼마나 아실까? 하는 생각에 광일은 생각에 빠져있었다. 다시 여자 친구는 입을 열었다.


“마침, 여긴 도군 네가 있잖아~ 넌 할 수 있어! 광일의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얼굴을 조각해 주는 거야! 그럼 광일의 어머니는 그 조각을 통해 알아볼 수가 있게 되는 거잖아!”

“그래, 도군! 네가 해줘! 우리가 재정 지원을 해 줄게.”


광일의 친구들은 여자 친구의 생각을 알게 되자 적극 나서기 시작을 했다. 도군도 같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도군이 실력이 없어서가 아닌 것이다. 시간이 좀 흘렀을까? 침묵이 흘러갔다. 그때에 도군이 입을 열었다.


“좋아! 해보겠어! 하지만, 우선 돌을 잘 선택을 해야 해! 대리석도 종류가 여러 가지야. 돌에도 결이 있고, 불순물도 있고, 질이 여러 가지야.”

“그게 뭔 문제야~ 제일 좋은 것으로 선택하면 되지!”

“그걸 고루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지. 전문가라 해도 말이야.”


다시 침묵이 흘렀다. 이때에 한 친구가 일전에 도군을 따라갔었던 변산반도에 있는 조각공원을 생각해 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우리 일전에 갔었던 변산반도에 있는 조각공원에 갔었잖아~ 거기에 가서 물어보자!”

“맞아! 너무 아름다웠지. 마치 살아있는 것 같았지.”

“여인의 조각이 얼마나 고운지 몰라~ 피부가 어쩜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겠어!”

“그분이 계실까?”

“김오성 작가 말이야? 아직 활동을 하고 계신데…….”

“우선 광일이가 가족 분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찍어와~ 여러 측면으로 찍어와! 정면, 좌우측면, 그리고 다른 각도에서도 말이야.”


결국은 광일의 친구들은 뜻을 모았다. 그리고 최상의 대리석을 구하고 도군이 수개월 동안 작업을 하여, 광일이가 가족들의 얼굴을 다방면으로 찍어온 사진을 바탕으로 조각을 한다는 것은 쉬운 작업은 아닌 것이었다. 하지만 도군은 해보겠다는 결심이 대단했었다.

그렇게 해서 도군은 광일의 조부모와 부모 그리고 자신의 얼굴조각을 수개월 동안에 완성을 해 왔던 것이었다. 광일의 어머니께 선물로 드리기 전에 먼저 광일의 친구들이 보고 확인을 했어야 했다. 마치 미국의 큰 바위의 얼굴처럼 탁상용으로 조각을 해놓았다. 조각의 크기도 알맞게 했다. 조각의 크기는 가로세로 오십 센티 정도였다. 그리고 폭은 이십 센티 정도였다. 그러니 이를 가져오는 데에 혼자서는 들 수가 없는 것이었다.

광일의 할머니는 쾌히 다시 커피를 내려 원두커피로 네 잔을 만들어 오셨다. 그리고 광일의 친구들 앞에 놓아주었다. 광일이 친구들은 커피를 마시면서 광일이 할머니에게 오늘 방문하게 된 데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 드렸다. 그리고 광일의 어머니에게는 광일이가 점자판으로 전해드렸다. 그러자 하늘은 매우 밝은 표정을 지으시면서 어서 보자고 하셨다.

광일의 친구들은 탁자 옆에 있는 상자의 끈을 풀고 상자를 열어서는 가족조각 액자를 탁자 위에 조심히 놓았다. 조각 작품을 본 광일이 할머니는 놀란 표정이었다. 조각 속에 자신이 들어 있다는 것처럼 착각을 할 정도였던 것이었다. 광일이도 놀랐다. 너무 실물과 닮아서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었다.


“도군! 너 대단한데? 사진만 보고서 이렇게 똑같게 조각을 하다니 말이야.”

“이제 내 실력을 인정하는 거니? 실망인데.......”

“아니, 아니~ 살아있는 것 같아! 우리 엄마가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광일은 아쉬움에 점자판으로 엄마에게 말해주었다. 하늘은 광일의 말에 가슴이 뛰었다. 실제를 느낄 수 있도록 조각했다고 하니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그러자 도군이 광일의 어머니의 손을 잡아 이끌어서는 조각 작품에 손을 대게 해 주었다. 그러자 하늘은 침착해지더니 조심히 세밀하게 손가락으로 조각의 일면들을 하나하나 만지며 미끄러지듯이 이리저리 모양을 읽어가고 있었다. 그러더니 하늘은 점점 얼굴이 밝아져 가면서 기쁨이 가득해졌음을 옆에서 본 광일이나 할머니나 친구들은 볼 수가 있었다. 특히 도군은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모른다. 자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얼마나 기뻐하는지 모른다. 이때에 도군의 귀에 소리가 들려왔다.

“고마워! 도군, 네 솜씨는 하나님이 주셨단다.”


도군은 깜짝 놀랐다. 그리고 도군은 옆에 있던 광일에게 말했다.


“네 엄마가 내게 말을 하셨어! 고맙다고 하시면서 네 솜씨는 하나님이 주셨다고 했어.”


옆에서 같이 듣고 있던 광일이와 친구들도 놀란 표정을 했다. 어찌 아무도 듣지 못했는데 도군만이 엄마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광일은 순간 부러움과 아쉬움의 마음이 들었다. 광일은 한 번도 엄마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으니 말이다. 이때에 광일이 할머니는 예상했다는 듯이 진지하게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도군은 너무 감격해서 광일의 어머니에게 다가가서는 어머니를 품어 안았다. 그러자 하늘은 도군인 줄을 금방 알아채고는 하늘이도 도군을 두 팔로 크게 안아주었다. 그리고 도군의 얼굴에 입맞춤을 하였다. 도군은 이처럼 기쁨이 충만한 적이 없었다. 순간 도군은 큰 소리로 광일의 어머니를 불렀다.


“어머니! 사랑해요! 사랑해요!”


옆에 있던 광일도 놀라면서도 눈물이 글썽해지고 말았다. 친구들도 덩달아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모습을 계속 지켜만 보고 계시던 광일이 할머니의 얼굴에서도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감격에, 감격에 젖어버린 거실에 있는 광일이와 친구들 그리고 할머니, 그런데 하늘이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자신이 볼 수는 없었지만 볼 수 있도록 사랑하는 부모와 남편과 아들에 대해 하늘은 한 없이 감사와 기쁨이 넘쳐난 것이었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광일이 할머니가 광일의 친구들의 손들을 일일이 잡아주면서 고마우이, 고마우이 하면서 인사를 하고 있었다. 이때에 광일이는 할머니에게 말했다.


“할머니, 오늘 우리 친구들도 저녁식사를 하고 가는 거지요?”

“암, 암, 그렇고말고……. 오늘 우리 저녁식사 하고 가야지. 예의지. 그리고 이 고마움을 할아버지께도 광일이 아빠에게도 알려야 하지 않니?”

“그때까지 있어야 해요? 그럼 너무 늦는데…….”

“아냐, 곧 오실 거야. 그렇게 생각이 돼~ 늦으면 자고 가면 되지.”

“네, 할머니 우린 괜찮아요. 오늘 할머니의 음식도 먹어보네요.”

“광일아! 할아버지보고 장 보고 오시라고 해라~”

“네.”


광일은 곧 할아버지께 전화를 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예상대로 곧 집으로 들어오신다고 했다. 그때에 어쩐 일로 광일의 아빠의 전화가 왔다. 일찍 들어간다고 하셨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할머니는 어떻게 아셨을까? 광일이 뿐만 아니라 광일의 친구들도 들었기 때문에 모두 놀란 표정들이었다. 한편 하늘은 그 가족조각을 연신 여기저기 만지고 있었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났을까? 정말 현관문에 초인종이 딩동 울렸다. 평소에는 그냥 들어오시던 할아버지가 웬일로 초인종을 눌렀다. 광일은 황급히 현관문을 열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양손에 장본 것을 들고 있었다. 광일은 할아버지의 손에서 장을 본 비닐봉지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 안으로 할아버지와 함께 들어왔다. 할아버지를 본 광일의 친구들은 일어나 할아버지께 인사를 했다.


“안녕하셔요. 할아버지!”

“오! 자네들이 왔군, 고맙네, 고마워~”

“광일의 친구들이 놀라운 선물을 가져왔어요.”

“뭔 선물?”


할아버지는 선물이 뭔지 주변을 살폈다. 그때에 하늘이가 탁자 위에 있는 가족조각물을 만지고 있는 것을 보고는 할아버지는 다가가서는 살폈다. 그리고는 할아버지도 깜짝 놀라시며 광일의 친구들을 향해 소리쳐 말했다.


“너희들이 가져온 거니? 이걸? 어떻게 이런 걸 준비했어?”

“작년 가을부터 준비했던 거예요. 엄마의 마지막 생일이라고 했더니, 친구들이 엄마를 위해 이런 귀한 선물을 해온 거예요.”

“놀랍다마다. 이건 보통의 선물이 아니지, 작품을 해오셨네? 도군의 작품인가?”

“네, 친구들이 지원해 준 힘으로 했어요.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고맙네. 고마워, 정말 고맙네.”


그리시고는 할아버지도 그냥 있지 않으셨다. 바로 하늘에게로 가서는 그 가족조각품을 여기저기 살피며 만지며 그리하셨다. 그러고 있는 사이에 현관문이 열리면서 광일의 아빠가 들어오셨다.


“오~ 집안이 복잡하네요? 뭔 일이죠? 광일이 친구들이구만, 반갑다.”

“안녕하셔요. 광일이 아버님! 오늘은 일찍 오셨네요?”

“아니? 네가 일찍 온 건지 어떻게 알았지? 이상하게도 해외에서 일찍 한국에 왔어. 그리고 바로 집으로 가고 싶더군. 그래.”

“할머니가 일찍 오신다고 했어요.”

“할머니께서? 어찌 알았을까? 너희들 때문이었구나.”

“여보게, 광일의 친구들이 뭘 가져온 줄 아나?”


할아버지는 강인의 손을 잡아끌어서는 하늘이 있는 탁자로 갔다. 그리고 보라고 손으로 가리켰다. 탁자 위에 있는 가족조각품을 발견한 강인은 그만 몸이 굳어져버렸다.


“이건 우리 가족의 모습인데? 누구의 작품이지?”

“광일의 친구 도군이지. 도군의 작품이야. 놀랍잖아?”

“도군? 역시 네 솜씨를 내가 이키 알고 있었지. 이럴 줄 알았어. 고맙네. 도군!”

“별말씀은요. 어머님께 마지막 선물일지도 모르잖아요.”

“마지막 선물?”


광일이 아빠, 강인은 마지막 선물이라는 말에 섬뜩 놀랐다. 그리고는 하늘을 바라보더니 다가가서 하늘을 안았다. 주변에 광일의 친구들이 있는데도 말이다. 하늘은 웬일인지 놀라 해 하였다. 이 시간에 강인이가 여기에 있다는 것에 하늘은 놀랐던 것이었다. 그렇게 놀라고 놀라며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차차 진정이 되면서 광일이 할머니는 재빨리 저녁식사를 준비하였다. 광일이 할아버지가 장본 것으로 할머니는 저녁식사준비를 하셨다. 식탁 위에는 놀랍게도 풍성한 식사가 되었다. 광일의 친구가 왔으니 식탁이 좁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보조 식탁을 펴 연결해 놓았다. 그러니 긴 식탁 주변에는 광일의 식구 다섯 식구와 광일의 친구 네 명이 둘러앉았으니, 대잔치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온 식구가 즐거운 식사였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 광일은 신속히 커피타임을 준비했다. 모두 거실에, 소파에, 보조 의자에 둘러앉으니 대식구 같았다. 모두들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대화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다. 오직 하늘만은 가족조각에만 생각이 몰두해 있었다. 이때에 여자 친구가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아버님, 이 커피는 어디 커피예요? 너무 맛있어요. 온갖 맛이 골고루 느껴지네요.”

“그래? 하와이안 코나라고 해요.”

“커피 맛 쨩이에요!”

“자주 와! 언제든 제공해 줄게.”

“광일아! 들었지?”


그렇게 광일의 친구들은 광일의 식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각자 돌아갔다. 이제 조용해진 광일의 집안에는 하늘이가 제일 행복해 보였다. 아직도 가족조각품을 하늘은 만지고 또 만지고 있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33. 동해에 새벽하늘을 바라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