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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하늘의 글이 책이 되다

[인생소설(이하늘의 인생론)]

by trustwons

[어둠의 사십 년]

40. 하늘의 글이 책이 되다

하늘의 묘지를 이장한 지 한 달이 지나갔다. 창밖을 바라보던 강인은 무슨 생각이어서인지 장모님과 광일이를 거실에 한자리에 모이게 하고는 진중한 말을 하였다.


“장모님, 광일이 제 생각을 말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이십 년을 함께 지내셨던 광일이 엄마, 하늘과 장인어른께서 하늘나라에 가시고 우리 셋만이 이렇게 남아있습니다. 특히 장모님이 더 쓸쓸하실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저는 직장에 나가지만, 그리고 광일은 젊은이 할 일도 많겠고, 하지만 종일 집에 계시는 장모님께서는 생각이 많이 나실 거예요.”

“아니다. 괜찮아요. 고향을 떠나온 후로는 익숙한 생활이라네. 이제 나도 부르시겠지. 그동안만이라도 이곳에 있고 싶다오. 여기가 하늘이와 할아버지가 있었던 곳이 아니겠어요. 그러니 나는 여기가 좋아요.”

“할머니, 저도 여기가 좋아요. 하지만 자꾸 생각이 나잖아요. 어디 여행이라도 하시면 어때요?”

“예, 장모님의 마음을 모르는 게 아닙니다. 아주 여기를 떠나자는 것은 아닙니다. 잠시 바람을 쐬시며 어딜 잠시나마 다녀오시면 해서요.”

“어딜 자꾸 가라고 해요. 이 나이에 어딜 가겠어요.”

“할머니, 고향친구분이 계시잖아요?”

“고향친구야, 있지만 너무 멀리 산다오.”

“장모님, 거기를 같이 가시면 어때요? 오랜만에 바람도 쏘일 겸. 저희도 같이요.”

“네, 할머니~ 거기 한번 가요. 전 한 번도 못 가 봤잖아요. 소라가 자랐던 곳이라던데......”

“너, 소라가 보고 싶은가 보구나? 여기서 멀지~”

“장모님, 걱정 마셔요. 저의 차로 가면 됩니다. 편히 모실게요.”

“그래요? 고마우셔라! 그럼 언제 갈까?”

“지금 당장 가요! 할머니~”

“엄청 보고 싶은 게로구나. 우리 손자~”

“할머니! 소라는 거기에 없어요! 미국에 있어요. 할머니를 위해서예요.”

“네, 장모님! 지금 준비하시지요.”


강인은 그렇게 대화를 이끌어내고는 모두에게 출발할 준비를 하도록 했다. 오랜만에 광일이 할머니도 여행가방을 열게 되었다. 일전에 하늘이랑 강인이 신혼여행을 갈 때에 강인이가 준 여행 가방이었다. 광일이도 후다닥 출발할 준비를 하고는 곧바로 거실 현관 앞에 여행가방을 갖다 놓았다. 강인이도 여행가방을 챙겨서 나오자 벌써 현관 앞에는 가방들이 놓여있었다. 이를 보자 강인은 웃으면서 말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여행가방을 현관 앞에 갖다 놓았네요. 이건 장모님 가방, 이건 우리 아들 가방이군.”

“아빠, 이심전심이죠. 사실 아빠도 미리 준비해 놓으신 걸 알고 있거든요.”

“야~ 넌! 뭐니? 형사냐? 남의 일을 다 살피고 있었잖아~”

“남의 일이라니요? 당연하잖아요. 아들이 아빠를 지켜드리려는데……. 불만이세요?”

“농담, 농담이야~ 이제 나가시죠?”

“아빠! 나가시죠라니요? 아니죠. 출발! 이겁니다. 출발! 좋잖아요.”

“그래, 그래, 네 말이 다 맞다. 가시죠. 출발!”


강인의 자동차에 광일이 할머니와 광일이가 운전석 뒷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그리고 강인은 자동차의 핸들을 잡고 뒤를 돌아본 후에 출발을 하였다.


“자, 이제 출발합니다.”


강인이 운전하고 있는 자동차는 서울을 빠져나와 경부고속도로를 달려서는 대전을 지난 후에 대전에서 통영방향으로 고속도로에 있는 금산인삼휴게소에 도착하였다. 너무 긴 시간의 여행이어서 잠시 휴식을 가질 겸해서 그리고 점심식사 시간도 지났고 해서 유명하다는 금산인삼휴게소를 정하였던 것이었다.


“장모님, 여기가 유명한 휴게소예요. 금산인삼휴게소라고 해요.”

“뭐가 유명한데요? 휴게소야 다 그렇겠지.”

“할머니, 여긴 볼거리 먹을거리로 유명해요. 음, 인삼튀김, 인삼주스, 그리고 전복내장미역국 등이 유명해요.”

“넌, 여길 어떻게 그렇게 잘 아니?”

“친구들이랑 와봤죠!”

“친구? 대학친구들?”

“변산반도 조각공원에 갈 때 올 때도 들렀을걸요.”

“이제 내리시지요.”


강인은 차문을 열어주었고, 광일이가 먼저 내려서는 할머니를 부축해 드려서 내리시도록 도왔다. 강인이가 앞장을 서고 광일은 할머니를 모시고 뒤따라 휴게소 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광일의 말대로 일행은 전복내장미역국을 시켰고, 너무 맛있게들 들었다. 그리고 휴게소를 구경하면서 인삼튀김도 먹고, 인삼주스도 마셨다.

“할머니! 좋았죠?”

“뭐가 좋았나?”

“할머니~ 또 능청! 전복내장미역국도, 인삼튀김도 그리고 이것도!”

“이렇게 맛있는 걸 손자 혼자서만 먹었다니....... 좀 괘심 한데~”

“저도 그런데요~ 괘씸한 놈!”

“놈은 아니고.......”

“거 봐요, 할머니는 날 항상 존중해 주셔요. ㅋㅋㅋ”

“놈은 나쁜 말이 아니다. 조선시대에 남을 무시하는 말로 썼을 뿐이지. 순수 우리말이다. 놈, 놈.”

“저도 알아요. 놈. 영어로는 「who's that?」(저놈 누구야?) 이런 거죠.”

“헐~ 영어까지? 유학을 가야겠구나!”

“정말요? 어떻게 아셨어요? 제가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요?”

“아빠가 그냥 아빤 줄 아냐? 넌 내 손안에 있지.”

“헐........”


다시 일행은, 광일이와 할머니는 강인의 자동차에 뒷좌석에 앉았다. 그리고 강인은 다시 운전대를 잡고는 통영을 향에 달리기 시작을 했다. 자동차는 2시간을 달려서 통영여객선터미널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강인은 도착하자마자 핸드폰으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였다. 그리고는 광일이 할머니와 광일을 차에서 내리도록 했다. 차에서 내린 일행은 누군가 차있는 곳으로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강인은 반갑게 그 사람들을 맞으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장모님과 광일에게 소개를 했다.

그 사람들은 자매 섬에 있는 자매교회의 섬목사님과 최집사였다. 사전에 강인은 이분들에게 연락을 하였던 것이었다. 섬목사님과 최집사는 광일이 할머니에게 와 광일에게 인사를 나누고는 통영 선착장에 정착해 있는 유람선 쪽으로 안내를 하였다. 유람선에 탄 광일은 깜짝 놀랐다.


“집사님! 이거 우리만 탔네요. 집사님의 개인 유람선이에요?”

“자매교회용이지. 육지에 계신 성도님들이 많아져서 주일마다 모시는 셔틀여객선이랄까? 그런 거지.”

“와~ 멋지다. 나도 여기 선장실에 있어도 돼요?”

“그럼요. 여기 같이 운전해 볼까요?”

“운전요?”


광일은 최집사님과 함께 유람선을 운전해 보았다. 그렇게 최집사님과 광일이가 신바람이 나있는 동안에 객실 안에는 강인과 장모님 그리고 섬목사님이 함께 자리를 하고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유람선은 곧 자매 섬에 도착을 하였고, 자매교회의 성도들이 나와 있었다. 참으로 아름다운 교회인 듯 보인다고 강인은 광일에게 말했다.

광일이 할머니를 대환영해 주는 성도들 속에서 고향친구인 소라의 할머니가 앞으로 나오면서 광일이 할머니를 안아주었다. 그러자 교회에서 준비한 꽃다발을 할머니에게 전해주었다. 그리고 강인에게 와 광일에게도 꽃 리본을 가슴에 달아주었다. 함께 교회 안에 친교실에 모였다. 그리고 섬목사님은 환영의 기도를 하셨다. 그리고 교인들에게 와 광일이 할머니에게 서로 소개를 하였다. 그리고서 교회에서 준비한 저녁식사를 함께 하였다.

그리고 광일이 할머니는 소라의 할머니와 함께 그리고 강인과 광일이는 섬목사님의 안내로 최집사님의 유람선을 타고 소라 섬으로 갔다.

유람선이 소라 섬에 도착을 했을 때에는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둠이 아직 이르지 않았으나 달이 유난히도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남들은 그럴 것이다. 소라 섬에선 왜 달이 밝게 빛날까? 그러나 상식적으로도 도시에는 지상에 전등불빛이 곳곳에 많아서 밤하늘에 달과 별들의 빛을 뚜렷이 밝게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소라 섬에는 주변에 어떤 불빛도 없고 사방이 어둠이 그대로 내려앉아 있으니 자연히 달도 밝고 별도 빛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일까? 소라 섬에서 자란 금소라는 달도 별도 가까운 친구가 되었던 것일 게다. 그뿐이겠나? 해도 하늘에 구름도 그리고 섬에 있는 모든 것들이 금소라의 친구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놀라움은 그 자연 속에서 금소라 소녀는 창조주 하나님을 알게 되면서 더욱 신비로운 믿음을 간직하게 되었던 것이었을 것이다.

소라 섬에 도착한 일행은 소라의 할머니 집에서 임간호사가 준비해 놓은 다과를 나누며 고향이야기와 금소라의 이야기 등을 나누었다. 섬 목사님과 최 집사님도 함께 자리를 해주었다. 사실 섬 목사님은 미국인이셨다. 그런데 일찍이 한국에 오셔서 선교활동을 하시던 중에 자매 섬에서 작은 교회를 섬기며 정착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러니 금소라가 태어나기 전부터 자매교회에서 목회를 하셨으니, 섬 목사님은 이십 년 넘게

자매 섬과 소라 섬을 왕래하면서 완전히 한국 사람이 되어있었다.

어느덧 대화를 나눈 후에 섬목사님과 최집사님은 유람선을 타고 자매 섬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광일이 할머니와 소라의 할머니는 할머니의 방에서 주무시고, 강인과 광일이는 임간호사의 방에 새로 단장해 놓은 침실에서 자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임간호사는 노인요양원에 있는 간호사실에서 잤다.

다음날 새벽에 광일은 조용히 잠자리에서 일어나 살며시 집을 빠져나왔다. 일전에 금소라가 말해주었던 기도의 해변, 은혜의 해변으로 플래시를 들고 걸어갔다. 집에서 그렇게 멀지는 않았다. 한 5분 정도 걸어가니 바로 작은 해변이 나타났고, 그 해변에는 소라처럼 생긴 기도의 집이 있었다. 광일이가 은혜의 해변에 도착했을 때에는 바다 수평선에 밝은 선이 그려져 나타났다. 그리고 주변에 어둠이 물러가 해변의 모습을 광일은 볼 수가 있었다. 그때에 광일은 작은 바위 위에 소녀동상을 발견하였다.


“저것인가 보다. 소라의 동상이 있었다고 했었지.”


광일은 조심스럽게 바위에 소녀동상 옆으로 올라가서 그 옆에 섰다. 그리고 자세히 소녀동상을 살펴보았다. 마치 소라가 옆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크기도 실제인물과 같아 보였다. 이리저리 소녀동상을 살펴보던 광일은 해가 떠오르면서 강열한 햇빛이 소녀동상에 비추임을 보았다. 그리고는 광일은 자연스럽게 소녀상의 모습처럼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광일은 혼자 중얼거렸다.


“소라가 여기에서 날마다 해 뜨는 때에 기도를 했다지. 그래서인지 좀 달라 보였어! 어머님과도 뭔가 서로 통하는 듯이 깊은 마음을 주고받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거였군. 지금쯤은 미국에서 어찌 보낼까?”


그렇게 광일은 생각을 하면서 해변 주변을 들러보았다. 그리고 해변 모래사장을 맨발로 걸으면서, 광일은 엄마의 모습을 떠올렸다.


“어머님이 모래사장을 맨발로 걷는 걸 좋아하셨지. 이제야 알 것 같아!”


그리고 광일은 해변에 있는 소라집 앞에 도달을 했다. 살며시 출입문을 열어보니 열리었다.


“어? 문이 열리네? 이 작은 섬에서 누가 함부로 들어오겠어?”


그러면서 광일은 이층으로 올라갔다. 이층에는 넓은 공간이 있고, 바다 쪽에는 커다란 유리창문이 있어서 안에는 매우 환하게 밝았다. 그리고 벽 쪽으로는 작은 방들이 많이 있었다. 광일은 방들을 하나, 하나 열어보았다.


“여긴 기도방인가 보다. 혼자서 기도하기엔 딱 좋다. 그리고 천장 끝에 창문이 있어서 하늘이 보이네? 밤에는 별들이 보이겠지?”


광일은 창문 쪽으로 다가와 바닥에 앉아서 창밖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에 아래층에서 사람소리가 들리더니 아빠와 할머니 두 분이 올라오고 있었다. 광일을 발견한 강인은 광일에게로 다가오면서 말했다.


“광일이가 먼저 와 있었구나!”

“아빠! 저기 보이세요? 작은 바위들 위에 소녀동상이 보이죠?”

“그래, 그 소녀동상이 바로 네가 그리던 금소라 양의 동상이지?”

“네, 지금은 미국에 있어요.”

“알고 있다. 그래서 네가 미국유학을 가려는 거 알지.”

“꼭 그런 거 아니에요. 엄마의 일을 하려고 하기 위해서예요.”

“엄마의 일이라니?”

“아시면서……. 엄마처럼 장애인들을 위한 일 말에요.”

“안다. 네가 사회복지학과를 공부할 때부터 알고 있었지. 그래, 미국에 가서 뭘 공부할 거니?”

“법학을 공부하려고요. 특히 사회복지법학을 공부하려고 해요.”

“그래, 내가 밀어주마! 그렇잖아도 시카고대학에 지인이 있단다.”

“시카고대학에요? 나도 시카고대학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미 부탁을 해놨지. 너를 추천해 주기를 말이야.”

“제 힘으로 갈려고 했는데, 그래서 시카고대학 입학전용시험도 응시했어요.”

“그랬어? 잘됐네. 점수는?”

“아직 몰라요. 연락이 오겠죠. 기다리고 있어요.”

“음, 잘됐네. 여기서 기도하려무나. 소라도 여기서 기도했겠지?”

“전 저기 소녀동상에서 해 뜰 때에 기도했어요.”

“오~ 그랬었군. 역시 내 아들이 맞군.”


이렇게 두 사람이 서로 대화를 하는 동안에 광일이 할머니와 소라의 할머니는 실내를 둘러보면서 작은 방들도 하나, 하나 열어보면서 금소라 이야기, 소라의 엄마 이야기, 그리고 고향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시더니 광일이 할머니는 강인과 광일을 불렀다.


“이리로 와요. 소라 어머니의 동굴이 있다고 하니 거기를 가 봐요!”

“소라 어머니요?”


광일은 놀라 해 하면서 급히 할머니 쪽으로 다가왔다. 강인이도 할머니들이 있는 곳에 왔다. 소라의 할머니의 안내로 소라기도의 집을 나와서는 언덕을 올라가다가 중간쯤에 있는 동굴로 갔다. 예전과 달리 동굴입구로 가는 길을 잘 닦아놓았다. 그리고 입구에도 멋진 문을 달아놓았다. 동굴 안으로 들어선 광일과 강인 그리고 광일이 할머니는 놀랐다. 그냥 동굴이 아니었다. 마치 궁전 같았다고 할 정도로 잘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소라의 어머니의 소품들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책상과 침대 그리고 장롱까지 있었다. 아예 살림을 해도 되겠다고 강인은 생각을 하였다. 광일은 여기서 소라가 어떻게 지냈을까 하는 생각에 말이 없었다.


“우리 광일이는 말이 없네? 뭔 생각에 빠졌을까?”


광일이 할머니는 광일을 살피면서 한마디 하셨다. 이렇게 동굴을 구경하고 나온 일행은 소라바위언덕 위에 있는 등대에 왔다. 그리고 등대 옆에 있는 자매의 집이라고 쓰여 있는 호텔을 보았다.


“소라 할머니, 여기에 웬 호텔이 있어요?”

“처음에는 등대 숙소로 있었다가 나중에 교회의 자매들의 집으로 있으면서 외부손님들을 위한 호텔로 이용하고 있다오.”

“안에 들어가 봐도 돼요?”

“그럼요. 안에는 직원이 있을 거예요.”


광일은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안에는 부부직원이 있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오실 줄 알고 있었습니다. 여기 앉으셔서 커피를 드시지요.”

“고맙습니다. 할머니! 이리 오세요. 아빠도~”


일행은 호텔 안으로 들어와 호텔에서 제공하는 모닝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숙소들을 소개받았다. 광일은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신혼여행으로 여기로 와야겠다고 말이다. 이렇게 일행은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에 호텔의 부부는 아침식사로 가볍게 토스트를 준비해 내놓았다. 그래서 일행은 자매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아침식사를 하고 나서 일행은 소라 할머니의 안내로 호텔을 나와서는 등대 아래로 소라바위언덕 아랫길을 따라 걸으며 소라 섬 둘레 길을 걸었다.

그렇게 소라 섬 둘레를 돌아본 일행은 다시 소라 할머니의 집으로 돌아왔다. 집안 마당에 일행이 들어서니 기다렸다는 듯이 임간호사가 마중을 하였다. 집 마당에 있는 평상 위에 시원한 깔끔한 멍게죽을 준비해 놓았다. 멍게향에 선뜻 나서며 광일이 할머니가 나서며 말했다.


“어머나, 이게 뭐지요?”

“네, 멍게죽이에요. 해물음식을 좋아하신다고 들어서 요양원 식당에 부탁해 놓은 거예요.”

“우리 엄마가 좋아 실 텐데…….”

“어머, 어쩌나? 실수를 했네요.”


임간호사는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그러자 강인이 임간호사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괜찮아요. 지금 보고 계실걸예요. 덕분에 잠시 우리랑 함께 하겠지요.”

“고마워요. 우리가 대신 맛있게 먹으면 더 좋아할 것 같네요.”


그리고는 평상 위에 둘러앉았다. 광일 할머니 옆에는 소라 할머니가 앉았다. 그리고 광일이는 소라 할머니 옆에 앉았다. 강인은 광일 할머니께 힘내시라고 손을 잡아주었다. 임간호사는 안심이 되었는지 얼굴이 밝아지면서 곧바로 부엌으로 가서는 파래김국을 가져왔다. 모두들 맛있게들 먹었다. 소라 할머니도 맛있다며 좋아하였다.

이렇게 즐거운 아침 겸 점심식사를 하고 나서 광일이가 일어나서는 부랴부랴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보따리를 들고 나왔다. 이를 본 강인은 광일에게 물었다.


“광일아, 뭐니?”

“제가 어머니의 글을 책으로 만들었어요. 제일 먼저 여기 계신 분들에게 드리고 싶었던 것이에요.”


광일은 곧바로 보따리를 풀고는 책들을 하나씩 나눠주었다. 제일 먼저는 광일이 할머니께 어머니의 책을 드리고 그리고 소라 할머니께도 책을 드렸다. 그리고 아빠인 강인에도, 그리고 임간호사에게도 주었다.


“언제 이렇게 책을 만들었데?”


광일이 할머니는 감탄과 기쁨에 책을 열어보면서 한마디 했다.


“제가 엄마의 방을 정리하면서 점자타자기와 서류들을 정리하면서 어머니의 글을 발견하고 정리하면서 책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잘 만들었다. 그리고 고맙다. 우리 광일이 수고했다.”


강인은 매우 기뻐해하며 광인의 두 손을 꼭 잡아주었다. 광일은 아빠를 안았다. 그러자 광일이 할머니도 일어나서는 광일을 꼭 안아주었다.


“그런데, 제목이 왜 「어둠의 사십 년」이라고 했니?”


강인은 책 제목을 주시해 보더니 광일에게 말했다. 왜 책 제목을 어둠의 사십 년이라고 했는지에 대해 매우 궁금해하였다.


“네, 아빠! 엄마가 자주 말씀해 주셨고, 글 속에서도 자주 나와요. 나의 어둠은 곧 나의 삶인 거야. 세상 사람들은 빛을 보아도 빛을 알지 못하지만, 나에게는 이 어둠 속에서 너무나 빛이 선명하게 보이거든, 그 빛은 태초에 있어라 할 때부터 시작된 빛이었지. 난 그 빛을 보았고, 알았고, 만났지. 이렇게요. 엄마는 어둠과 빛을 많이 말하셨어요.”

“그렇지, 네 엄마는 태어난 순간부터 어둠이었고, 그 어둠에서 사십 년을 사셨단다.”


광일이 할머니는 이해한다는 듯이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광일은 그런 할머니를 놓치지 않고 다가가서는 할머니를 안았다. 그리고 할머니 귀에 대고는 말했다.


“할머니, 엄마는 할머닐 많이 사랑했어. 글에서도 할머니에 대해서도 많이 쓰셨어. 나도 할머니 사랑해!”

“그래, 고맙다. 고마워~”


광일이 할머니도 광일을 더욱 깊게 안아주면서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 강인이는 책을 이리저리 펼쳐보면서 내용들을 살펴보더니 책을 덮고는 잠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처음 볼 때도 놀랐었지만, 이렇게 다시 당신의 글을 접하게 되니 또다시 놀라게 되네요. 당신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줄로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깊은 생각들을 했었다니, 왜 하나님이 당신을 사랑하는지 알 것 같아요. 사랑해요!”


책 제목은 이랬다. 광일은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었다. 어떤 제목으로 할까 하고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제목을 정해놓고 보니, 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니 광일이 엄마가 도와주었던 것이었다.


책 제목은 이렇다. 『이하늘의 인생소설, 어둠의 사십 년』


광일은 정성껏 어머니의 글들을 정리하면서 많이 울기도 하였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어머니를 이해하기 했었다. 그래서 광일은 어머니의 글들을 꼭 책으로 내야지 하고 결심을 하게 되었고, 일부는 좀 더 어머니의 마음을 담아 넣으려고 수정도 했으며, 보충도 하였던 것이었다.

이렇게 광일은 소라 섬에 와서 소라의 할머니도 뵙고, 소라 섬에 있는 은혜의 해변에 소녀동상과 소라의 엄마의 동굴과 등대 그리고 자매의 집과 노인요양원도 들러보았고, 홀로 소라 섬 둘레 길을 걸으면서 금소라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다.

그런 광일은 광일이 할머니를 소라 섬에 오래 머무시도록 부탁을 해놓고, 아빠 강인이와 함께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랜만에 광일은 아빠와 함께 지내는 동안에 미국 유학길에 대해 준비를 하게 되었다.


《저자의 한마디》

아쉬움도 많았지만, 여기서 소설의 주인공이었던 이하늘의 이야기는 마치려고 한다. 사실 저자도 하늘나라로 떠나간 하늘이에 대해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늘의 인생을 더 이상 힘들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한편으로는 하늘이를 하늘나라로 보냄에 있어서 부럽기도 하였다. 저자도 여기서 함께 데려가주시길 간절한 마음이었다. 이 글을 쓸 때마다 나는 사랑하는 아이를 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머뭇거릴 때가 많았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하늘의 이야기를 통해서 깨달음도 많았고, 더욱 하나님을 깊이 알게 되었으며,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어둠의 세상에서 빛을 바라보지 못함에 대한 안타까움도 컸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내가 비유로 가르치는 이유는, 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며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마태복음 13장 13절)의 말씀에 깊은 하나님의 섭리가 있음을 세상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알려서 깨닫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저자는 하나님의 자녀들을 사랑한다. 나도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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