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詩]
세상이 하얗게 되었다
언덕 위에 판잣집 창가에서
내려다보는 소년
하얀 마을 끝을 바라보며
날아가 보고 싶다고
서리 낀 창문에다
새 한 마리를 그렸다.
하늘은 더욱 푸르렀다
창문을 활짝 열고 내민얼굴
언덕아래 눈 속에
따사로움이 오라고 부르네
대문을 나선 소년
아기처럼 사뿐사뿐
눈길 발자국을 그렸다.
마을길 하얀 길 되었다
판잣집들 하얀 옷 입고서
즐겁다고들 웃네
가로등에도 하얀 눈썹하고
인자한 할부지 되어
출근하는 사람마다
조심 조심하라 하신다.
하얀 눈 하얀 눈 내렸다
골목마다 뛰쳐나온 아이들
미끄러지고 웃으며
서로 엉켜서 하얀 아이되어
눈사람 눈아이 되어
하얀 눈이 내렸듯이
깨끗한 세상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