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愛詩]

by trustwons

겨울비


비는

겨울밤이 깊을수록

몸을 가누지 못해

괴로워하며

논두렁에 쓰러진다.


그렇다

쓰러진다는 것은

오늘

사라진다는 것을

더 푸른

더 넉넉한 세상을

향한다는 말이다.


비는

오늘밤이 깊을수록

저 비바람 소리에

텅 빈 들녘을

애무해주려는가?


아무도

없는 세월가운데

새벽이

온다는 것을

논밭 위에서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몸을 눕혀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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