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동화 3 편 - 다르 소녀와 달무리 검]
「어두움이 물러가니 새 날이 밝아오더라.」
(When as the darkness go away, a new day show up.)
아직 날이 밝아오기 전에 하루는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갔다. 그리고 하루는 창문에 기대어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새 날이 밝아오기 전에 밤하늘에서는 더욱 짙은 어둠으로 끈을 놓지 않으려는 듯이 버둥대고 있었다.
그러할수록 밤하늘에 별들은 더욱 총총히 별빛으로 새 아침을 노래하고 있었다. 하루는 총총한 별들을 하나 둘 세듯이 바라보면서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다.
그러나 다르는 깊은 잠에 빠져서 꼼작하지도 않았다. 옆에 하루가 없는데도 다르는 팔을 뻗은 채로 깊은 잠을 자고 있었다. 역시 하루도 창문턱에 팔을 고여 턱을 받친 채 반짝이는 별들 속에서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다. 아니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에 한 구름 속에서 달이 살며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달이 드러나기 전에는 그곳에 구름이 있는 줄도 하루는 몰랐다.
“어머, 달이 구름 속에 숨어있었구나! 거기에 구름이 가리어져 있는 줄도 모르고 찾고 있었구나.”
하루는 근심의 얼굴에서 환하게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 애정이 담긴 눈빛으로 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달이 안녕하는 것 같았다. 하루는 손가락을 흔들어 반갑다고 인사를 했다.
다르는 몸을 엎치락뒤치락하다가 팔을 허우적거리며 하루를 찾았다. 하루가 손에 잡히지 않자 다르는 실눈으로 옆자리를 살펴보았다. 옆에 하루가 없는 것을 깨닫게 된 다르는 벌떡 일어나 주변을 살폈다.
창가에 하루가 있는 것을 발견한 다르는 멍청히 바라보다가 소리쳤다.
“하루야! 거기서 뭐 해?”
“응? 달을 바라보고 있었어! 너무 아름다워~”
“그래? 새벽달은 유난히 밝지~”
다르는 그렇게 말하고는 침대에서 내려와 하루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창문 밖에 하늘에 달을 쳐다보았다.
“오늘 날씨가 맑겠다.”
“어떻게 알아? 날씨가 좋을지~”
“저 달이 그렇게 말해주잖아~ 자세히 봐!”
“보름달이야~ 그래서 더욱 밝은 것 같아!”
“그렇지만, 날씨가 흐리면 밝지 않지.”
“그러네? 유난히 밝은 이유가 그런 거였구나. 난 또 네가 달이랑 대화를 가졌나 했지.”
“달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잖아~”
“뭐라고 말해줘? 아무 말 없던데......”
다르는 하루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으며 하루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달은 입이 없잖아~ 그러니 얼굴로 말하는 거야.”
“달빛으로?”
“맞아! 소리가 있기 이전에 빛이 있었고, 달은 그 빛을 통해 말하는 거야.”
“어머, 넌~ 놀라운 말을 했어! 빛을 통해 말을 한다고? 언어가 있기 전에 빛이 있었지.”
“역시~ 하루는 내 친구야! 말이 통하네. 사람은 언어로 말하지만 동물이나 식물들은 빛으로 말한다고 생각하면 맞을 거야.”
“어머, 어머~ 나도 전에 공원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며 있을 때에 밝아오는 때에 나무랑 풀들이 그런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저기 봐! 달이 무슨 말을 해줄지~”
“응~”
다르와 하루는 창가에 서서 창밖에 달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대화를 하고 있을 때에 달은 깜빡거렸다. 아니 달빛의 파동으로 물결치듯이 다르와 하루에게 속삭였던 것이었다.
“어머나~ 나, 들었어! 좋은 아침이래.”
“거봐~ 이젠 하루도 달의 친구가 된 거야. 이젠 우리 셋이 친구다. 이거 비밀로 하자!”
“그래! 우리만의 비밀!”
하루는 너무 기뻐서 다르를 두 팔로 껴안았다. 다르도 하루의 등을 토닥토닥해 주었다. 점점 밝아오면서 별들도 하나둘 집으로 가고, 달도 조금씩 물러서고 있었다.
“날이 밝아오니 별들도 사라지고 달도 멀어진다.”
“달은 아직 있을 거야. 저기 봐~ 빙그레 웃고 있잖아~”
“안녕~ 멀리 가지 마!”
하루는 손을 흔들어 주었다. 달도 고개를 끄덕이는 것 같았다. 참 빠르게 날이 밝아왔다. 새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준비하자! 오늘 예지 오빠가 동네구경을 시켜준다고 했지.”
“그래, 동네 구경하고 싶었어! 다르가 사는 동네가 어떨까 많이 궁금했거든.........”
다르와 하루는 함께 세면실로 갔다. 다르의 부모님은 벌써 아침식사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다르의 아버지는 식탁 위에 그릇이랑 반찬들을 하나씩 가지런히 배열해 놓았다. 다르와 하루가 식탁에 다가오자. 다르 아버지는 반가이 맞으며 의자를 앉도록 해주었다.
“안녕! 귀여운 천사님들 잘 주무셨나요?”
“네, 편히 주무셨어요. 아버님!”
“아빠! 뭐야? 웬 존댓말을 하셔~”
“그럼, 오늘부터 그렇게 말하기로 마음먹었지.”
“하루가 있으니깐 그런 거지?”
“참 어렵다. 한국말이 복잡해요~”
밥을 가져다 놓으면서 다르 어머니는 웃으시며 자리에 앉았다.
“어머님도 편히 주무셨어요.”
“하루도 잘 잤죠! 오늘은 뭘 하나?”
“거봐! 엄마는 그냥 말하잖아~ 부담스럽게. 안 하던 존댓말? 편하게 말해요!”
다르의 아버지는 다르에게 혼나고 말았다. 사실 다르는 하루가 불편해할까 봐서 평소에 안 하던 태도를 보였다. 역시 다르의 아버지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오늘은 예지 오빠가 동네구경을 시켜준다고 했어요. 아침식사하고 바로 예지네 가야 해.”
“그래? 어서들 먹어라! 하루도 맛있게 먹어요.”
“네, 어머니!”
다르와 하루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바로 예지네로 가기 위해 집을 나왔다. 다르의 아버지는 천천히 출근하심으로 다르의 어머니와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
“다르야~ 같이 가자! 하루, 안녕~”
“어? 민지 반갑다.”
“민지, 안녕! 반가워~”
민지는 다르와 하루 사이를 슬쩍 끼어들면서 하루의 허리를 껴안으며 반갑다고 애정표시를 했다. 정말 민지답지 않는 행동이었다.
“민지! 너, 웃긴다. 한 번도 보지 못한 너의 행동이야~”
“헤, 헤, 난 여자야~ 여자!”
“그걸 모르냐? 너의 그 애교~ 나에게도 좀 해주라!”
“알았어! 다르야~ 사랑해!”
민지가 다르의 얼굴에 맞대고 비비며 말했다. 다르는 당황하여 민지를 밀쳐내고 말했다.
“징그럽게~ 뭐야? 하루에게 한 거랑 다르잖아?”
“그럼, 하루에게도 그렇게 해줄까?”
하루는 싫지 않은지 가만있었다. 민지는 하루의 팔을 잡고는 몸을 하루에게 기대었다. 그렇게 한바탕 웃으며 다르와 하루와 민지는 예지의 집 앞에 까지 왔다. 멀리서 미수가 뛰어오고 있었다.
“안녕! 내가 늦었지? 다르, 민지, 하루 모두 안녕!”
“늦다니? 시간이 정해져 있었어? 몇 시까진데?”
“몰라~ 들어가자!”
오히려 늦게 뛰어온 미수가 먼저 아파트로 들어갔다. 다르와 하루와 민지는 미수의 뒤를 따라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예지의 문 앞에 왔다. 얼마나 요란하게 왔으면 예지의 현관문이 절로 열렸다.
“들어와~ 왜들 시끄럽냐?”
은비가 현관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며 말했다. 은비 뒤에서는 인선이와 린다, 줄리아가 서 있었다. 먼저 미수가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안녕! 안녕~ 모두 안녕~”
다르와 하루와 민지도 미수의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예지는 거실에 어머니와 함께 다과를 준비하고 있었다.
“어서들 와요~ 여기 다과를 들어요.”
예지 어머니가 허리를 피면서 들어오는 여학생들을 보며 말했다. 예지도 다가오며 말했다.
“시간들 맞춰서 왔네!”
“시간이라니? 몇 시였는데?”
다르가 그렇게 묻자 모두 한바탕 웃었다. 그리고 거실에 소파에 여학생들은 둘러앉았다. 보조의자까지 놓여있었다. 여학생들은 탁자 주변에 앉아서 다과를 먹고 있을 때, 아파트 마당에서 자동차의 클락션 소리가 울려왔다. 그리고 잠시 후에 예지 오빠가 올라왔다.
“예지야! 준비됐으면 내려와~ 차를 현관 앞에 대기하고 있다.”
여학생들은 곧바로 예지의 집 아파트에서 내려와 모두 11인승 봉고차에 탔다. 차에 탄 여학생들은 이렇다. 맨 앞 좌석에는 예지와 린다와 줄리아 그리고 다음칸에는 다르와 하루와 민지 그리고 맨 뒤 좌석에는 은비와 인선과 미수가 앉았다. 어쩜 그렇게 딱 맞췄을까? 예지의 쌍둥이 오빠는 시동을 걸고 차를 움직이기 시작을 했다. 봉고차는 아파트를 떠나 제일 먼저 간 곳은 인천 자유공원이었다. 공원에는 맥아더장군의 동상이 있었다. 오빠들은 맥아더장군에 대한 일화를 예지와 친구들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린다와 줄리아는 감격을 했다. 사실 LA에 있는 공원에도 맥아더 공원이 있음을 생각하고 말했다. 그러자 다르와 예지와 민지와 은비는 미국여행에서 봤다고 자랑이었다. 하지만 하루와 인선은 멀뚱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수도국산달동네 박물관에 갔다. 거기서 한국의 어려운 시절에 살던 모습들을 볼 수가 있었다. 여기서 서로 기념사진도 찍고 체험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다음은 인천 동화마을에 갔다. 여학생 모두들 신났다. 볼거리도 많고, 먹을거리도 많아서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그리고 먹고 액세서리도 사고 인형도 사고 사진도 찍고 난리였다. 그러다 보니 점심 겸 배를 채운 셈이 되었다.
이렇게 동네구경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간 곳은 이마트 동인천점이었다. 그렇게 검소하게 여행을 다니는 멋진 여학생인 줄 알았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마트에 들어오니 끼리끼리 다니며 물건들을 들었다 놨다 하며 정신없이 돌아다니었다. 그러자 오빠가 한 곳으로 모이게 했다. 바로 수영복 매점이었다. 예지가 오빠에게 말했다.
“오빠! 여긴 왜 왔어? 왜 모이라고 한 거야?”
“너희들 수영복을 사려고 하지. 어머니들께서 수영복을 챙겨주지 못했다고 하시더라. 맞지? 수영복 없지?”
“맞다. 우린 수영복 생각은 안 했는데.......”
“내일은 이번 여름휴가 마지막으로 바다가 해수욕장을 놀러 가잖니? 간 김에 수영도 해야지~ 안 그래?”
여학생들을 서로 쳐다보고만 있었다. 수영복을 살까 말까? 수영을 할까 말까? 그런 표정들이었다. 이때에 미수가 나서서 말했다.
“참, 내일 우리 텐트 치고 놀자!”
“텐트? 빌려야 하나?”
“아니, 난 있어! 너희는 없어?”
미수가 말하자 은비도 있다고 한다. 예지는 오빠가 있다고 했다. 그럼 텐트는 모두 세 개 있는 셈이었다. 그러자 민지가 정리를 해서 말했다.
“그럼, 미수텐트는 3인용? 은비는 3인용? 예지는?”
그렇다. 미수의 텐트에는 미수와 다르와 하루가 자고, 은비의 텐트에는 은비와 민지와 인선이 자고, 예지의 텐트에는 예지와 린다와 줄리아가 자면 되겠다. 그렇게 민지가 정리를 하자. 다르는 예지 오빠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럼, 오빠들은 어디서 자?”
“우리? 우린 차에서 자면 돼~ 자 그럼, 각자 원하는 대로 수영복을 골라봐~”
오빠의 말대로 여학생들은 각자 원하는 수영복을 골라잡았다. 대략 중학생 여자수영복의 가격이 3만 원 정도였다. 모두들 생각보다 좋아했다. 서로 자기 수영복을 하나씩 손에 들고는 대보고 하면서 좋아들 했다. 오빠들은 이런 모습을 보면서 한마디 했다.
“뭐야? 안 살 것 같지 하더니만, 좋아 신났구먼! 자 여기 온 김에 카페에 가서 커피나 마실까?”
“네! 좋아요~”
그렇게 여학생들은 동네구경을 신나게 하고도 수영복까지 선물을 받고는 너무 좋아 카페에서 사람들이 쳐다볼 정도로 시끄러웠다. 역시 수다쟁이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