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3)

셋째 주

by 글쓰는비둘기

셋째 주



월요일


비가 내리고 있어서 나가기 싫었지만(월요일은 재택이다), 스스로를 끌어내서 퇴근 후 아름다운가게에 안 쓰는 문구류 몇 가지와 사은품으로 받고 안 쓰던 잡화류, 옷 두어 벌을 가져갔다.


나가는 길에 우산을 챙기느라 에어팟을 깜박해서 음악을 듣지 못했다. 귀가 심심했지만 그래도 걷고 싶어서 물품 기부를 마친 뒤 자유로워진 손으로 공원에 갔다. 그간 폭염 때문에 실외에 거의 있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바깥 공기를 마시니 좋았다. 비 덕분에 더위도 한풀 꺾였다.


공원은 사람이 없어 조용했다. 음악 없이 걸으며 은근히 해방감을 느꼈다.



주말


금토일월 3박 4일 일정으로 부산에 다녀왔다. 돈 문제가 생긴 뒤로는 여행을 가고 싶지 않았지만 그 전에 잡아둔 것이어서 이제 와서 취소할 수가 없었다. 남자친구와 제대로 가는 첫 여행이기도 했다.


부산을 좋아한다. 이번까지 쳐서 부산에 한 대여섯 번째 간 것 같다. 광안리나 흰여울마을에서 보는 바다 풍경도 좋고 서울보다 깨끗한 공기도, 친절한 사람들도 좋다. 모모스커피를 위시한 다이나믹한 부산의 카페 씬도 좋고 먹거리가 많은 것도 좋다. 길에서나 지하철에서 아이들이 방언을 쓰는 모습은 볼 때마다 귀엽다. 꼬불꼬불한 언덕길을 현란하게 질주하는 버스에는 아직도 적응이 안 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카페를 여러 군데 갔다. 예전에는 에스프레소바를 위주로 다녔는데 이번에는 스페셜티 커피 위주로 마셨다. 하루에 커피를 세 잔꼴로 마셨다. 방문했던 카페 대부분이 커피가 아주 맛있었고 일하시는 분들도 친절하셨다.

다행히(?) 아직 집에서 핸드 드립을 해 먹지는 않기 때문에 드립백만 여러 개 사 왔다. 아마 미세플라스틱도 왕창 먹겠지만 그래도 마음이 풍족하다.



여행을 다니는 동안에도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도미니크 로로의 책을 읽었다.

집에 돌아와 여행 짐을 정리한 뒤 수납함에서 다른 옷도 몇 벌 꺼냈다. 몇 벌은 에코의류함에 넣었고, 몇 벌은 기부용으로 빼 두었다. 옷장에 있는 옷은 손도 못 댔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요원하다. 하지만 물건을 조금씩 비울 때마다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진다. 이제 약간 더 과감하게 버리고 싶다. 확 비워야 여유 공간도 생기고 좀더 가벼운 느낌이 들 텐데 쉽지 않다.


7월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8월은 일이 바쁠 예정이다. 팽팽히 긴장된 상태로 한 달을 보낼 것 같다. 부디 무사히 8월을 넘길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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