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의고사 결과가 나왔다.
9월 모의고사 결과가 나왔다.
조금씩 등급이 오르긴 했지만,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
현역 입시 때와 비슷한 등급인 과목도 있었다.
불안감이 밀려들었다.
이러다 고3 때와 비슷한 등급이 나올까 봐 두려웠다.
분명 풀 수 있는 문제는 늘었는데, 점수가 오르기엔 부족했다.
수능에서 다루는 영역은 매우 넓었다.
그리고 1년이란 시간은 생각보다 적어서, 모든 과목을 고르고 깊게 공부할 수 없었다.
나는 이과였고, 수학이 특히 취약했기 때문에 그 과목을 집중했다. 9월 모의고사 결과로는 아마 4등급 정도 받았던 것 같다.
6등급에서 2등급 정도 오른 것이다.
정말이지 성에 차지 않는 점수였다.
국어는 재수한 이래 1등급과 2등급을 오갔다.
나는 원래 국어를 잘했다.
현역 때도 모의고사는 늘 2등급 정도는 받았다.
어릴 때부터 독서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글을 읽는 속도가 빨랐다. 그것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영어는 하긴 했지만 실력이 좋아질 만큼 열심히 하진 않았다. 점수가 비슷했다.
시간이 부족했다.
어느 광고에서처럼 5등급이 1등급이 되는 기적은 없었다.
내가 9월 모의고사 이후로 울적해하자, 삼수를 하던 언니가 내게 말했다.
그래도 해야지 어쩌겠어?
언니도 모의고사가 대박 난 것이 아니었는데도, 꽤 담담했다. 모두가 혼란스러워하는 와중에 비치는 그 모습이 초인 같았다.
맞다.
더 이상 도망칠 수도 되돌아갈 수도 없었다.
언니말대로 해야지 어쩌겠어!
그 뒤로도 난 꾸준히 학원을 나갔다.
야자도, 토요일 자율학습도 똑같이 했다.
재수가 끝나고 누군가 내게 그때 불안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또 가고 싶은 학과에 떨어질까 봐 두렵진 않았느냐고.
수능을 앞두고 많이 불안했냐 하면, 사실 불안하지가 않았다. 불안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오히려 그런 면에선 편안했다.
가고 싶은 과에 가지 못할 것이라는 가정은 해 본 적이 없었다.
재수생으로 수능을 치고 난 후에, 또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 찾아오긴 했었다.
하지만 전문대라도 그 과를 꼭 가서 다음을 생각해야지, 하고 생각했다.
깡으로 시작한 재수가 막바지에 치닫고 있었고, 가로수는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었다가 서서히 말라가고 있었다.
그렇게 겨울이 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