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잘 보낼 거라는 믿음
오늘따라 유난히 아침이 힘들다면
아마 내 삶의 원동력이 부진해졌기 때문일 거다.
어제 분명 오후 10시 이전에 잠에 들었는데 아침에 눈을 뜨기가 너무 어려웠다. 하루 종일 피곤할 거라는 느낌이 들었고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집을 나서기 전에 5분 정도 눈을 붙이기로 나 스스로에게 약속한 후에야 주춤주춤 침대에서 나올 수 있었다. 아침 루틴을 하는 건 사실 재미있다. 계획대로 움직이는 내가 대견스럽게도 느껴지고 하나하나 일과를 마쳐나갈 때마다 만족감이 들기 때문이다.
세수를 하고 팩을 하고 화장을 하고 머리를 하고 짐을 싸고 도시락까지 싸고 나면 아침을 먹는다. 원래 루틴에는 커피 한 잔의 여유시간도 포함되어야 하지만 항상 계획보다 살짝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이러한 여유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괜찮다. 커피를 싸가면 되니까. 아침으로는 치킨너겟과 볶음밥을 먹었는데 유난히 입맛이 없는 아침이었기에 잘 먹지 못했다. 분명 2시간 뒤면 아침을 부실히 먹은 것을 후회하겠지만 지금 이 순간의 나는 잠을 선택했다. 한 5분 정도 눈을 붙이고 나니 좀 나아졌고 집을 나섰다.
살짝 쌀쌀해진 날씨에 부르르 떨리는 몸이었지만 금세 익숙해졌다.
학교에 들어서고 바로 회의가 있었다. 교장 선생님도 함께 하는 회의에 나는 졸음이 쏟아지는 걸 참느라 무릎을 자꾸만 때려야 했다. 눈꺼풀이 너무나도 무거웠고 귀를 마사지하며 가까스로 참아냈다.
회의가 끝나고 아뿔싸. 커피를 냉장고에 넣어두고 그냥 나왔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들이 오기 시작하고 바쁜 하루를 시작하자 졸음은 날아가버렸다.
수학을 가르치며 바둥대는 나에게 졸음 따위는 사치였다. 빠르게 시간이 흘러 점심을 먹었다. 사과는 맛이 없어서 하나만 먹고 다 버려야 했다. 이렇게 쓰고 텁텁한 사과는 처음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더니... 그래도 파스타 샐러드와 말린 무화과는 맛있었다. 단디 단 초코칩 쿠키로 입가심을 하고 다시 오후 수업을 시작했다.
오전만 잘 보내면 오후는 금방 지나가버려 벌써 하교시간이 되었다.
학생일 때도 하교시간을 그렇게 기다렸겠만 선생님이 되니 더 기다려진다.
오늘은 National Coffee Day였기 때문에 친구의 권유로 던킨에 가서 아이스라테를 주문해 마셨다. 커피가 들어가니 한시름 기분이 나아졌다. 즐겁게 캠퍼스에 돌아온 나는 오늘 하루를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던 건 삶의 원동력 덕분이며 나의 삶의 원동력은 오늘 하루를 잘 보낼 거라는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