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가을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성경 시편에 있는 말씀이다. 요즘은 현대의학의 기술 발전 및 환경적인 요인으로 우리의 삶의 수명은 과거와 같지 않다. 그럼에도 팔십이 넘으신 아버지, 어머니를 보고 있자면 이 말씀이 자주 생각난다. 키가 180cm가 넘으시고, 90kg의 건강한 체격의 아버지의 팔, 다리에 줄어든 근육을 보고 있을 때, 종종거리는 걸음걸이를 보고 있을 때, 붓을 들고 있는 어머니의 손이 예전에 보았던 윤기 있는 피부가 아닌 푸석하고, 건조한 손임을 다시 느낄 때, 그 떨리는 손의 움직임으로 그림을 그리시고, 컴퓨터를 치시는 모습을 바라보니 오늘 유난히도 할아버지의 모습의 아버지, 할머니 모습의 어머니가 아들인 나에게는 낯선 모습으로 다가왔다.
늦은 가을이 시작되었다.
어머니의 늦은 가을은 여전히 분주하다. 아직 그 해 여름의 분주함을 놓아주지 못한 느낌이다. 지난 40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다니신 새벽예배, 그 시간 출가한 자식, 손주들을 위해 기도하신다. 모든 집의 사소한 일정을 챙기시고 카톡으로 미리 연락하신다. 잘 먹고 다니는지, 회사는 잘 다니는지, 건강은 문제없는지, 운동은 하는지 이제는 다 큰 자식들에게 맡겨둘 만한 부분이라 생각이 들지만 여전히 어머니에게는 자식은 자식인 듯하다. 가끔은 이런 부분에서 자식들과 갈등도 생긴다. 하지만 이런 갈등 또한 아직 어머니의 시간이 계절과 상관없이 분주함을 뜻하기에 감사하다.
나이가 들고, 늙는다는 것이 무엇일까?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닐까? 종종걸음으로 걸으시는 아버지의 걸음에는,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달려가는 마음이 있다. 떨리는 손으로 선을 그으시고, 색을 칠하는 어머니의 마음속에는 그림에 대한 흔들림 없는 터치가 있다.
어머니의 늦가을그림에는 손의 흔들림이 있다. 인생의 피곤함도, 허망함도 있다. 소녀의 꿈도 있다. 세상을 향한 욕심도 있다. 지나간 삶에 대한 후회도 있다. 그리고 잘 살았다는 뿌듯함도 있다. 기쁨도 있다. 그리고 아직 더 많은 것을 하고자 하는 어머님의 분주함이 있다. 나는 그 분주함이 너무 좋다. 언제 가는 어머니의 그 분주함이 줄어드는 시간이 오겠지만, 하루하루를 열심히 생활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진정한 늦가을의 모습이 아닐까? 한 여름 뜨거운 태양 아래, 폭풍우를 지나 맺은 그 맛난 과실과 같은 모습이 어머님의 모습이다.
그 무슨 말이 필요할까?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의 현재의 시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