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시계 부품과 시계 만들기

by 김진산

제5장 시계 부품과 시계 만들기


“시계? 그냥 시간 확인하는 도구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작은 시계 케이스 안에는 수백, 때로는 수천 개의 부품이 한 치의 오차 없이 맞물려 돌아가는 정밀한 세계가 숨어 있다. 마치 사람의 몸속 장기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며 생명을 유지하듯, 시계 부품 역시 각자 맡은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며 정확한 시간을 알려준다.

이번 장에서는 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부품들의 역할과 중요성을 살펴보고, 일반인도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나만의 시계 만들기’ 체험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복잡하게만 느껴졌던 시계의 구조를 이해하고, 내 손으로 작은 우주를 조립하는 즐거움을 함께 느껴보자. 어쩌면 당신 안에 숨어 있던 ‘시계 제작자’의 재능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5-1손목 위의 작은 도시: 시계는 몇 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질까?


단순한 아날로그시계조차 그 안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부품이 들어 있다. 특히 기계식 시계는 그 복잡성이 상상을 초월한다.


쿼츠 시계: 비교적 구조가 단순한 쿼츠 시계도 수십 개의 부품으로 구성된다. 배터리, 수정 발진자, IC 칩, 스텝 모터, 기어 트레인(톱니바퀴 뭉치), 시곗바늘 등을 포함해, 케이스, 다이얼, 핸즈, 글라스, 밴드 같은 외부 부품까지 합치면 부품 수는 훨씬 늘어난다.


기계식 시계: 정밀 기계의 집약체라 불리는 기계식 시계는 최소 100개 이상의 부품으로 구성되며, 날짜 표시 기능(데이트), 요일 표시 기능(데이-데이트) 등이 추가되면 부품 수는 더욱 증가한다. 자동으로 태엽이 감기는 오토매틱 시계는 로터와 관련된 부품이 추가되어 구조가 더욱 복잡하다.


컴플리케이션 시계: 크로노그래프(스톱워치), 문페이즈(달모양 표시), 퍼페추얼 캘린더(반영구적 달력), 미닛리피터(소리로 시간 알림) 같은 복잡한 기능이 들어간 컴플리케이션 시계는 수백 개에서 많게는 천 개 이상의 부품이 사용된다. 예컨대 파텍 필립의‘그랜드마스터 차임’은 무려 1,366개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처럼 작은 시계 하나가 수많은 부품의 정교한 조화를 통해 작동한다는 사실은 생각할수록 놀랍다. 이 중 하나라도 제 역할을 못하면 시계는 멈추거나 오작동하게 된다.



5-2시계를 이루는 주인공들: 주요 부품의 역할과 특징


시계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주요 부품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자동차의 엔진이나 브레이크를 알면 운전이 더 즐거워지듯, 시계 부품에 대한 이해는 시계를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무브먼트 (Movement): 시계의 ‘심장’으로, 동력을 만들고 시간을 측정해 바늘을 움직이는 핵심 장치다. 기계식과 쿼츠로 나뉘며, 시계의 성능과 가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케이스 (Case): 시계의 ‘집’으로, 내부 부품을 외부 충격이나 습기, 먼지로부터 보호하며, 전체적인 디자인과 인상을 결정짓는 요소다. 스테인리스 스틸, 티타늄, 세라믹, 브론즈, 골드, 플래티넘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된다. 케이스 모양과 마감 방식(유광, 무광)에 따라 스타일이 크게 달라진다.


다이얼 (Dial): 시계의 ‘얼굴’로, 시간표시와 함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아낸다. 다이얼의 색상, 질감, 인덱스와 핸즈 디자인은 시계의 개성을 결정짓는다. 인덱스는 바(Bar), 도트(Dot), 아라비아 숫자, 로마 숫자 등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야광 처리로 어두운 곳에서도 시간을 볼 수 있다.


핸즈 (Hands): 실제 시간을 가리키는 바늘로, 시침·분침·초침이 기본이다. 디자인은 바통, 도피네, 브레게, 푀유 등 다양하며, 시계 스타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글라스 (Glass/Crystal): 다이얼과 핸즈를 보호하는 투명한 창이다. 아크릴, 미네랄 글라스, 사파이어 크리스털 등이 있으며, 사파이어는 가장 스크래치에 강한 고급 소재로 인정받는다. 최근에는 무반사 코팅을 적용해 시인성을 높이는 추세다.


크라운 (Crown/용두): 케이스 옆에 있는 조작 버튼으로, 시간을 조정하거나 태엽을 감는 데 사용된다. 방수 시계에는 나사로 잠그는 ‘스크류-다운’ 방식이 적용되기도 한다.


밴드/스트랩 (Band/Strap): 손목에 시계를 고정하는 부품으로, 가죽, 메탈, 러버, 나일론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된다. 착용감과 스타일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버클/클라스프 (Buckle/Clasp): 밴드를 잠그는 장치다. 핀 버클, 폴딩 클라스프 등 여러 형태가 있으며, 다이버 시계에는 익스텐션 기능이 있는 버클이 사용되기도 한다.


기타 부품: 스프링 바, 개스킷, 케이스백 고정 나사 등 작고 눈에 띄지 않는 부품들도 전체 작동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5-3시계 조립 과정 엿보기: 정교한 손길, 시간의 탄생


그렇다면 이 수많은 부품들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하나의 시계로 조립될까? 전문적인 시계 조립은 고도의 집중력과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는 정교한 작업이다. 그 과정을 간략하게나마 살펴보자. (실제 과정은 훨씬 더 복잡하고 세밀하다.)

무브먼트 준비 및 점검: 가장 먼저 시계의 무브먼트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오차는 없는지 등을 꼼꼼히 점검한다. 필요한 경우 윤활유를 주유하거나 조정 작업을 거친다.


다이얼 및 핸즈 장착: 점검이 끝난 무브먼트 위에 다이얼을 정확한 위치에 고정시킨다. 이때 먼지나 지문이 묻지 않도록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이얼이 고정되면 시침, 분침, 초침 순서로 핸즈를 정교하게 끼워 넣는다. 핸즈 간의 간섭이 없도록 높이를 정확히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케이스에 무브먼트 삽입 (Casing): 다이얼과 핸즈가 장착된 무브먼트를 시계 케이스 안으로 조심스럽게 삽입한다. 이때 무브먼트가 케이스 내부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무브먼트 홀더(Movement Holder)나 스페이서 링(Spacer Ring) 등으로 고정시킨다.


크라운 및 스템(용심) 연결: 크라운과 연결된 스템(용심)을 무브먼트에 정확히 삽입하고 고정한다. 크라운을 조작하여 시간 조정이나 태엽 감기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케이스백 조립: 케이스 뒷면 덮개인 케이스백을 닫는다. 방수 시계의 경우 개스킷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전용 공구를 사용하여 단단히 밀봉한다.


밴드/스트랩 부착: 마지막으로 선택한 밴드나 스트랩을 스프링 바를 이용하여 케이스에 연결한다.


최종 검사 및 품질 관리: 조립이 완료된 시계는 방수 테스트, 시간 오차 테스트, 외관 검사 등 다양한 품질 검사 과정을 거친다.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해야 비로소 하나의 완제품 시계로 탄생하는 것이다.


이처럼 시계 조립은 단순한 부품 결합을 넘어, 각 부품의 특성을 이해하고 정교한 손기술과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예술과도 같은 작업이다.



5-4나만의 시계 만들기: 꿈이 현실이 되는 특별한 경험

(차후 진행예정이다)

“와, 이렇게 복잡한 걸 내가 어떻게 만들어?”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최근에는 일반인들도 비교적 쉽게 시계 조립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생겨나고 있다. 바로 ‘시계 조립 키트’와 ‘시계 만들기 워크숍’이다.

· 시계 조립 키트: 무브먼트부터 케이스, 다이얼, 핸즈, 밴드까지 모두 포함된 키트와 함께 조립 공구와 설명서가 제공된다. 설명서를 따라 차근차근 조립하다 보면 나만의 시계를 완성할 수 있다. 쿼츠부터 기계식까지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전문가의 안내를 받으며 직접 시계를 조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 나만의 시계 만들 때 주의할 점과 팁
시계 조립은 매우 정밀한 작업이므로 몇 가지 주의사항을 숙지하는 것이 좋다.

o 깨끗한 환경: 먼지가 없는 깨끗한 작업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먼지 하나가 무브먼트 오작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

o 적절한 공구 사용: 부품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규격에 맞는 공구를 사용하고, 무리한 힘을 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o 침착함과 인내심: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그리고 인내심을 가지고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작은 부품을 다룰 때는 더욱 그렇다.

o 설명서 숙지: 조립 키트의 경우 설명서를 꼼꼼히 읽고 순서대로 따라 하는 것이 중요하다.

o 사진/동영상 기록: 조립 과정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기록해 두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파악하거나 다시 조립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5-5“누구나 시계 제작자가 될 수 있다!” – 창의성의 씨앗을 심다


직접 만든 시계가 고가의 명품 시계처럼 완벽하진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가치는 결과물이 아닌,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성취감에 있다. 시계 만들기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창의성과 집중력,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적인 경험이다. 과학적 원리와 손기술, 인내심을 배우며, 스스로 만든 시계를 착용하는 자부심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특별한 만족감을 안겨준다. 이 작은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더 깊은 관심으로 이어져, 미래의 시계 디자이너, 기술자, 독립 제작자가 되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누구나 시계 제작자가 될 수 있다!”

이 문장을 마음에 새기며, 당신도 손목 위 작은 우주를 만들어보는 특별한 여정에 도전해 보자. 그 속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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