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위에 콘텐츠 감성을 입히다.
가슴 뛰게 했던 만화 영화의 주인공, 밤새워 읽었던 판타지 소설의 세계관, 그리고 나를 열광시키는 아이돌 그룹의 로고. 이처럼 강력한 문화 콘텐츠들이 시계와 만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라이선싱(Licensing)’이라는 이름의 마법이다. 라이선싱을 통해 시계는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를 넘어, 특별한 감성과 스토리를 담은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재탄생한다.
이번 장에서는 시계 산업의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자, 필자가 지난 30여 년간 열정을 쏟아온 시계 라이선싱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안내하고자 한다. 단순히 캐릭터 그림을 시계에 넣는 것이 아니다. 콘텐츠의 감성을 어떻게 디자인에 녹여내고, 브랜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전혀 새로운 시장을 어떻게 창출해내는지, 그 생생한 현장과 전략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먼저 ‘라이선싱’이란 무엇인가? 라이선싱은 지식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을 보유한 개인 또는 기업(라이선서, Licensor)이, 다른 개인이나 기업(라이선시, Licensee)에게 그 권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그 대가로 로열티(Royalty)를 받는 계약 관계를 말한다. 이때 지식재산권에는 캐릭터, 브랜드 로고, 아트워크, 영화, 소설, 음악, 스포츠팀 엠블럼 등 다양한 창작물이 포함된다.
시계 산업에서 라이선싱은 보통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라이선서: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닌텐도와 같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비롯해 인기 애니메이션 제작사, 웹툰 플랫폼, 스포츠 리그, 유명 패션 브랜드 등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강력한 IP의 힘을 빌려주고자 한다.
•라이선시: 반면, 필자와 같은 시계 제조 및 유통 회사는 라이선시의 역할을 맡는다. 우리는 라이선서로부터 IP 사용 허가를 받아 해당 캐릭터나 브랜드 로고를 활용한 시계를 디자인하고, 제조하고, 판매한다.
•로열티: 라이선시가 라이선서에게 지불하는 로열티는 보통 순매출의 5~15% 수준이며, 계약 조건에 따라 일정 금액의 최소 보증금(Minimum Guarantee, MG)을 선지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라이선싱 계약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IP 사용 범위(제품 종류, 판매 지역, 판매 기간), 품질 관리 기준, 마케팅 방식, 로열티 정산 방법 등 수많은 조항에 대해 양측의 세심한 합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라이선싱은 라이선서와 라이선시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될 수 있는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특히 시계처럼 감성과 취향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제품에서는, 라이선싱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 깊은 정서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잠재력은 매우 크다.
그렇다면 시계 회사들은 왜 적지 않은 로열티를 지불하면서까지 라이선싱 사업에 뛰어드는 것일까? 그 이유는 라이선싱이 지닌 강력한 마케팅 효과와 높은 부가가치 창출 능력 때문이다. 우선, 이미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캐릭터나 브랜드는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충성도 높은 소비자를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힘을 가진다. 해당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들은 그 캐릭터가 담긴 시계에도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고, 이는 마치 잘 닦인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것처럼 시장 진입을 수월하게 만든다.
또한, 신생 브랜드나 인지도가 낮은 시계 브랜드의 경우, 유명 캐릭터 혹은 콘텐츠와의 협업을 통해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와 친밀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소비자들은 “아, 그 캐릭터 시계 만드는 회사!”처럼 쉽게 인식하고 기억하게 되며, 이는 브랜드 자산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수많은 제품이 경쟁하는 시장에서 라이선싱은 시계를 차별화할 수 있는 확실한 전략이 된다.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을 넘어, 캐릭터나 콘텐츠가 가진 고유한 스토리와 감성을 시계에 녹여냄으로써 제품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소비자는 그 이야기 자체에 기꺼이 가치를 지불한다.
더불어,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캐릭터 등은 특히 MZ세대와 같은 젊은 층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라이선싱은 기존 시계 시장의 주요 타깃층을 넘어, 젊은 세대라는 새로운 소비자군을 유입시키는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인 판매를 넘어, 미래 고객을 선점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아울러 라이선서가 보유한 공식 SNS 채널이나 온·오프라인 콘텐츠, 이벤트와 같은 마케팅 자산을 활용한 공동 프로모션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로 필자 역시 이러한 라이선싱의 매력에 매료되어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이 분야에 발을 들였다. 처음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라이선싱을 통해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수많은 소비자에게 단순한 시계를 넘어 ‘의미 있는 시계’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나의 시계 라이선싱 여정은 세계적인 캐릭터들과의 인연으로 시작되었다.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와 곰돌이 푸, 일본의 포켓몬스터와 파워레인저, 강철의 연금술사, 그리고 한국의 아기공룡 둘리와 미미인형, 롯데월드와 서울랜드, 에버랜드의 캐릭터들까지. 수많은 콘텐츠들이 시계라는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했다. 성공적인 캐릭터 시계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은 ‘어떤 캐릭터를 선택할 것인가’다. 단순히 현재 인기 있는 캐릭터를 좇기보다는, 우리 브랜드의 이미지와 타겟 고객층, 그리고 시계라는 제품의 특성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동용 시계에는 친근하고 교육적인 캐릭터가, 성인 남성용 시계에는 세련되고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나 브랜드 로고가 더 적합할 수 있다. 필자는 캐릭터의 인지도와 선호도, 그리고 장기적인 생명력을 면밀히 분석해 신중하게 캐릭터를 선정해왔다.
하지만 선택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라이선스 계약이다. 특히 디즈니처럼 글로벌 IP를 보유한 대형 라이선서와의 계약은 결코 쉽지 않다. 그들은 자사 IP의 가치를 철저히 보호하기 위해 높은 로열티와 최소 보증금(MG)을 요구하고, 디자인, 품질, 마케팅, 심지어 판매 가격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사전 승인제로 관리한다. 때로는 수십,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계약서를 검토하고 조율하는 데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글로벌 스탠더드와 비즈니스 윤리를 배웠고, 더 체계적인 사업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계약이 체결되면 본격적인 디자인 작업이 시작된다. 캐릭터 시계의 성패는 바로 이 단계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다이얼에 캐릭터 이미지를 인쇄하는 것을 넘어, 캐릭터의 성격, 고유 색상, 상징적 아이템 등을 시계의 모든 요소(케이스, 다이얼, 핸즈, 밴드 등)에 창의적으로 녹여내야 한다. 예를 들어, 미키 마우스 시계라면 미키의 귀를 형상화한 인덱스나, 손 모양을 본뜬 핸즈 디자인 등을 적용할 수 있다. 타겟 소비자의 연령, 성별,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디자인 콘셉트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필자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수정 과정을 거쳐, 캐릭터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시계로서의 기능성과 미적 완성도를 모두 만족시키는 디자인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도 소비자에게 닿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캐릭터 시계는 명확한 타겟 고객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마케팅 및 유통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아동용 시계의 경우, 어린이 TV 광고, 완구 전문점 및 대형 마트 유통, 부모 대상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한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또한 캐릭터 애니메이션의 방영 시기나 영화 개봉 시점에 맞춰 신제품을 출시하고, 관련 프로모션을 함께 진행하는 것도 매우 유용하다. 필자는 라이선서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왔고, 이는 실제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캐릭터 시계 시장은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경쟁도 치열하지만, 한편으로는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분야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에 발맞춰 끊임없이 새로운 캐릭터를 발굴하고,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창의적인 디자인과 전략적인 마케팅으로 그들에게 특별한 가치를 제공하는 일이다.
최근 필자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K-콘텐츠’ 라이선싱이다. 전 세계적으로 K-팝, K-드라마, K-웹툰, K-웹소설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이들 IP를 활용한 시계 및 굿즈 사업의 잠재력 또한 무궁무진하게 확장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캐릭터 중심의 라이선싱이 주류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페이지 등에서 연재되는 인기 웹툰과 웹소설 IP를 활용한 시계 제작 문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러한 웹 콘텐츠는 이미 견고한 팬덤을 바탕으로 매력적인 캐릭터와 방대한 세계관을 갖추고 있어, 시계 디자인에 폭넓은 영감을 제공한다.
필자 역시 최근 몇몇 인기 웹툰 IP를 활용하여 시계와 굿즈를 제작·판매한 바 있으며, 팬들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작품의 핵심 상징물이나 명대사를 시계 디자인에 정교하게 녹여내는 방식은 팬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중 몇 가지를 예로 들면,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에 등장하는 회중시계는 김영사에서 단행본과 함께 2023년에 출시된 굿즈로, 당시 와디즈에서 5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전 세계적으로 해당 굿즈가 다시 판매되는 시점을 기다리는 팬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에도 중고 마켓에서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웹소설 『문과라도 안 죄송한 이세계로 감』에 등장하는 그레이어 손목시계는 2022년 텀블벅을 통해 펀딩 방식으로 판매되었으며, 약 2억 7천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모바일 게임 『로드 오브 히어로즈』의 회중시계는 2021년 텀블벅 펀딩을 통해 2억 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이처럼 K-콘텐츠, 그중에서도 서브컬처 장르 내에서 등장한 시계는 높은 인기와 구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K-팝 아이돌 그룹과의 협업은 상상 이상의 파급력을 지닌다. 그룹의 로고나 상징색, 멤버들의 개성을 담은 시계는 단순한 패션 아이템을 넘어, 팬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연결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콘서트나 팬미팅 현장에서 한정판으로 판매하거나, 앨범 발매 일정과 연계해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가능하다. 다만 K-팝 라이선싱은 초상권 문제, 멤버 구성의 변화, 팬덤 간의 민감한 반응 등 다양한 변수를 수반하기 때문에, 신중하고 세심한 접근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K-콘텐츠 라이선싱의 가장 큰 강점은 ‘글로벌 팬덤’에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K-콘텐츠를 사랑하는 팬층이 두터운 만큼, 이들 IP를 활용한 시계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해외 팬들에게 직접 판매하거나, 현지 유통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시장을 개척하는 등의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계가 K-콘텐츠라는 날개를 달고 전 세계인의 손목 위에서 빛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SNS가 일상화된 오늘날, 소비자들은 더 이상 일방적인 광고 메시지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고,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공유하며, 브랜드와 직접 소통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시대에 시계를 효과적으로 ‘보이게’ 만들고, 브랜드 메시지를 감성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콘텐츠 전략과 바이럴 마케팅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제품의 사양이나 가격을 나열하는 정보성 콘텐츠보다는, 시계에 담긴 스토리와 브랜드의 철학, 그리고 시계를 착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감성적인 가치를 전달하는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시계 디자인에 영감을 준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 이야기, 제작 과정에 깃든 장인의 땀과 열정, 혹은 특정 시계를 착용했던 유명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흥미롭게 풀어내는 방식이다.
또한 각 SNS 플랫폼의 특성과 사용자층에 따라 콘텐츠 전략을 세분화해야 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시각적인 매력이 중요한 시계의 특성을 살려 고품질 사진과 짧은 영상 중심으로 운영하고, 유튜브에서는 시계 리뷰나 제작 과정, 브랜드 다큐멘터리 등 깊이 있는 영상 콘텐츠를 통해 신뢰를 쌓을 수 있다. 틱톡과 같은 숏폼 플랫폼에서는 짧고 임팩트 있는 챌린지 콘텐츠나 유행을 반영한 영상으로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혀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각 플랫폼에 적합한 형식과 톤앤매너를 이해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일이다.
이와 함께 인플루언서와의 협업도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다만 단순히 제품을 협찬하고 홍보성 게시물만 기대하기보다는, 시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가진 인플루언서와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의 개성과 스토리를 존중하며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는 파트너십은 소비자에게 훨씬 더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다.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는 캠페인도 강력한 바이럴 효과를 낼 수 있다. 해시태그 이벤트, 착용샷 콘테스트, 나만의 시계 디자인 공모전 등 소비자가 직접 콘텐츠 생산에 참여하고 공유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자연스러운 입소문이 형성되고, 브랜드에 대한 애정과 충성도 또한 높아질 수 있다.
무엇보다 콘텐츠 마케팅의 성과를 데이터로 측정하고 분석하는 일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도달률, 참여율, 전환율 등 핵심 지표를 꾸준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 전략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야 진정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현대의 마케팅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었는가’보다 ‘얼마나 깊은 공감과 연결을 만들어냈는가’가 핵심이다. 시계 브랜드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감성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고, 충성도 높은 팬덤을 구축하며, 자발적인 입소문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키워나가야 한다.
라이선싱 사업은 분명 매력적인 분야지만, 동시에 수많은 위험과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복합적인 영역이기도 하다. 성공적인 라이선싱을 위해서는 몇 가지 현실적인 조언과 주의사항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가장 먼저 중요한 것은 IP 선정이다. 라이선싱 사업의 성패는 어떤 IP를 선택하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단순히 일시적인 유행을 타는 반짝 인기 IP보다는, 장기적으로 생명력을 지니고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클래식’ IP, 혹은 아직 주목받지 않았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블루오션’ IP를 발굴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IP의 인지도와 타깃 고객층과의 적합성, 시계라는 제품과의 시너지 효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두 번째는 계약에 대한 철저한 검토다. 라이선싱 계약은 매우 복잡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분야로, 모든 조항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수다. 로열티 비율, 최소 보증금(MG), 판매 가능 지역과 기간, 품질 관리 기준, 마케팅 의무, 계약 해지 조건 등 하나하나가 사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최소 보증금은 실적과 관계없이 선지급해야 하므로, 지나치게 높은 MG 조건은 자칫 사업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고, 돌다리도 두들겨보는 심정으로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셋째는 품질 관리다. 아무리 유명한 캐릭터나 브랜드를 사용하더라도, 제품의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비자의 신뢰를 잃고 라이선서의 브랜드 이미지까지 훼손될 수 있다. 대부분의 라이선싱 계약에는 엄격한 품질 관리 조항이 포함되어 있으며, 라이선서는 정기적으로 샘플을 점검하거나 생산 과정을 직접 감독할 권리를 가진다. 따라서 라이선시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생산, 출하, A/S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철저한 품질 관리를 실행해야 한다.
넷째는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다. 인기 있는 라이선싱 제품은 불법 복제품, 이른바 ‘짝퉁’의 표적이 되기 쉽다. 이는 정품 판매에 큰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에도 심각한 손상을 가져온다. 라이선서뿐 아니라 라이선시도 저작권 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짝퉁 유통을 막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정품 인증 시스템, 홀로그램 스티커, QR 코드 등록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시장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이다. 캐릭터나 브랜드의 인기는 결코 영원하지 않으며, 소비자의 취향은 빠르게 변하고 경쟁자는 끊임없이 등장한다. 라이선싱 사업자는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늘 새로운 IP를 탐색하고 변화하는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안일함은 곧 도태로 이어진다.
라이선싱은 분명 큰 기회를 안겨주는 사업이지만, 그만큼 냉철한 판단과 치밀한 전략이 요구된다. 현실을 직시하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며,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성공적인 라이선싱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