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경험으로 하는 게임이다. 즐겨라!
"여행은 우리가 사는 곳보다 새로운 곳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곳을 더 사랑하게 할 만큼 새로운 방식과 그곳을 보는 눈을 일깨워준다."
"Travel is not about loving a new place more than home, but about seeing home with new eyes and appreciating it more."
- G. K. 체스터턴 (G. K. Chesterton)
"세상은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을 뿐이다.""The world is a book and those who do not travel read only one page."
- 성 아우구스티누스 (Saint Augustine)
삶의 항해, 내면의 나침반
삶은 끊임없는 항해와 같다. 망망대해를 탐험하는 배처럼, 우리는 매 순간 새로운 경험이라는 파도를 넘어서며 미지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내면의 나침반, 즉 자기 성찰을 통한 지혜와 용기다. 어제의 경험이 오늘의 현명한 선택을 돕고, 오늘의 용기 있는 선택이 내일의 값진 경험을 만들어내는 순환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삶의 진정한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이 주도권은 때로 낯선 곳으로의 발걸음, 즉 여행에서 시작되곤 한다.
오지 여행자의 통찰, P의 이야기
약 30여 년 전, 나는 H기업의 신입사원이었던 P를 물건을 납품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는 검수과에서 근무했는데, 흥미롭게도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했고,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오지 여행을 즐겨 했다. 당시 대부분의 해외여행이 도쿄, 뉴욕, 파리 등 대도시나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는 것이 대세였던 터라, 그가 몽골의 광활한 초원이나 필리핀의 미지의 섬 등을 탐험하는 이야기는 내게 매우 신선하고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가는 길 자체가 험난하고 심지어 위험까지 따르는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매년 일정 시간을 할애하여 꾸준히 오지 여행을 다녔다.
처음에는 그의 그런 별난 행동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P가 들려주는 생생한 오지에서의 경험담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결국 한 번은 그와 함께 오지 여행에 동행하기도 했다. 나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그의 말처럼 새로운 경험과 깨달음을 얻는 소중한 기회였다. 흥미롭게도 요즈음에는 P처럼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오지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P는 여행을 통해 타인에 대한 깊은 배려심, 극한 상황을 견디는 인내력, 미지의 세계에 대한 모험심, 그리고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도전 정신을 기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 덕분인지, 그는 회사에서 뛰어난 업무 능력과 탁월한 대인관계를 바탕으로 빠르게 승진했다. 얼마 후 그는 자신의 회사를 설립했고, 규모는 작을지언정 사회적으로 많은 존경을 받는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P는 여행을 통해 얻은 다양한 경험들이 단순히 일회성 추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과 성공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살아있는 사례였다. 그의 사업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많은 오지 여행과 닮아 있었다. 그는 문제 해결 능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탁월했으며, 이는 모두 여행에서 얻은 경험의 산물이었다.
놀이의 확장, 여행을 통한 경험
나는 ‘노는 것’을 ‘여행 + 경험’으로 정의한다. 즉, ‘노는 것’이란 단순히 여가를 즐기는 것을 넘어,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얻는 총체적인 행위를 의미한다. 여행은 실천을 동반하며, 그 실천을 통해 얻는 것이 바로 값진 경험이다. 나에게 산행이나 여행은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선 ‘놀이’의 영역이다. 처음 경험하는 낯선 장소, 이국적인 문화, 혹은 독특한 지역 음식 앞에서는 힘들거나 어려워도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아마도 미지의 세계에 대한 원초적인 호기심이 나를 끊임없이 자극하는 것 같다.
사업을 하다 보면 오롯이 여행만을 위한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나는 비즈니스 출장을 갈 때도 그 지역의 관광지를 방문할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출장 전에 주요 관광지나 방문할 곳을 미리 조사하고 공부함으로써,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그 지역을 여행하고 문화적 경험을 쌓을 시간을 확보한다. 이러한 사전 준비의 정도에 따라 여행의 보람과 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물론 대부분의 직장인은 출장 중에는 업무 외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이러한 방식으로 그 지역을 여행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견문을 넓히며, 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여행 자체를 즐긴다. 이는 나에게 매우 중요하고 보람 있는 시간이 된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거나, 현지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삶의 항해, 영화 속 교훈
1996년에 개봉한 영화 ‘화이트 스콜’은 부잣집 소년들이 커다란 범선을 타고 남태평양을 1년 동안 항해하는 내용을 다룬다. 일반인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위험이 따르는 모험적인 여정이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실제 항해 도중에 몇몇 학생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는 비극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 영화 속 소년들은 1년간의 항해를 통해 거친 파도와 예측 불가능한 폭풍우를 겪으며, 단체 생활을 통한 강한 팀워크와 정신력을 단련한다. 그리고 무수한 경험과 지식을 습득하며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한다. 그들은 망망대해 위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책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실존적인 깨달음을 얻는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과연 나의 자식에게 이런 모험적인 항해를 시킬 수 있었을까? 사랑하는 자식이 겪을 고통과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러한 도전을 허락할 수 있을까?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극한의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통찰과 성장은 그 어떤 가치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값지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화이트 스콜’이 필요하다. 그것은 물리적인 항해가 아닐 수도 있지만, 삶의 안전지대를 벗어나 자신을 시험하고 성장시키는 용기 있는 선택을 의미한다.
지식, 경험, 그리고 인간관계의 삼위일체
나는 “독만권서(讀萬卷書), 행만리로(行萬里路), 교만인우(交萬人友)”라는 말을 좋아한다. “수많은 책을 읽고, 만 리 길을 가며, 만 명의 친구를 사귀어야 비로소 인생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여행을 많이 하고 많은 경험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사귀어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옛날에는 책을 읽는 것 외에 직접 여행을 하거나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은 물론, 여행 등 직접 경험을 통해 더 많은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점점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을 넘어, 인터넷으로 얻는 정보도 잘 활용하는 능력에 따라 직접 경험 못지않은 가치를 지닐 수 있게 되었다. 나 자신도 실제 여행보다 80인치 TV 화면으로 보는 해외여행을 정말 행복하게 즐기고 있다. 전 세계 어디든 원하는 시간에 너무나 멋진 고화질 영상으로 여행하는 즐거움은 옛날 사람들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가상현실(VR)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래에는 더욱 생생한 간접 경험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직접 발로 밟고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 맡는 생생한 경험의 가치는 결코 퇴색하지 않을 것이다.
미지의 설렘, 성장의 동력
여행은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을 동반한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마저도 어쩌면 여행의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여행은 우리를 낯선 환경에 노출시키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평소에는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새로운 곳을 방문하는 행위는 인생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우리의 시야를 넓혀준다.
여행은 자발적인 노력을 유발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사람들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오는 쾌감과 즐거움을 찾는다. 그래서 돈과 시간을 들여서라도 심하게 고생하는 오지 코스나 험한 산악 등반을 하는 것이다. 그런 극한의 쾌감을 모르는 사람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가보지 않은 곳,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감은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자신 안의 잠재력을 일깨워준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 믿음, 상식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현지 사람들에게는 아주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조차 우리에게는 새롭고 신기하며 즐겁게 다가온다. ‘인생이 여행’이라는 말이 있지만, 진정으로 여행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더 넓게 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우리 자신과 세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것은 곧 나만의 행복 기준이 된다.
여행은 우리에게 여유를 선사하고, 자기반성을 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준다.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 놓였을 때, 우리는 평소에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자신의 삶과 내면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 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되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낯선 사람들과 소통하다 보면 인간관계 능력이 향상된다. 이제 세상은 우리가 원하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시대다.
다양한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선진국뿐 아니라 후진국도 방문해야 한다. 뉴욕 맨해튼의 활기찬 에너지와 그 이면에 숨겨진 다양한 삶의 모습을 구석구석 보고, 유럽의 중세부터 이어진 유서 깊은 도시의 모습과 풍부한 문화, 아프리카의 드넓은 초원과 경이로운 자연을 꼭 경험해야 한다. 중국의 거대한 땅덩어리와 몽골의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를 직접 눈으로 봐야 한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가족과 자기 자신에 대한 소중함과 사랑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눈앞의 경제적인 이득보다 더 귀하고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지식과 지혜를 얻게 되는 것은 덤이다. 이처럼 다양한 경험들이 쌓여 우리의 내면을 풍요롭게 만들고, 삶을 더욱 입체적으로 완성하는 과정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