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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산 Oct 02. 2024

인사와 인성

진심을 담은 인사는 신뢰의 시작이다.

나의 어린 시절에 부모님은 언제나 어른을 만나면 밝은 목소리로 인사하라고 꾸준히 가르치셨다. 멀리서도 뛰어가 인사해야만 어머니의 잔소리를 피할 수 있었다. 보지 못했거나 실수로 인사를 놓치면 야단을 맞곤 했다. 덕분에 나는 동네에서 인사를 잘하는 아이로 소문이 났다. 어머니는 내가 조금이라도 성의 없이 대충 인사하면 고개 숙이는 자세와 말투까지 지적하며 엄하게 다시 하게 만들었다. 어릴 땐 그저 귀찮았지만, 어른이 되어 그 의미를 깨달았다. 주변 사람들의 인사를 보면 성의가 있는지, 귀찮아하는지 구별할 수 있다. 누구나 진심이 담긴 인사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그 사람을 다시 보게 된다. 반면에 성의 없는 인사는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줄 수도 있다. 인사에 따라 그 사람의 소식이나 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기도 한다. 부모님의 가르침 덕분에 나는 어릴 적에 어른들에게서 용돈을 더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어차피 할 바에는 잘해서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 것이 서로에게 이롭다.


나는 첫인상과 첫인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거래를 위해 미팅이 있을 때면 담당자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한 많이 준비했다.  첫 만남에서 인사와 함께 할 멘트를 꼭 준비하는 편이다. 상대 회사의 특징이나 담당자와 관련된 이야기 등을 미리 찾아보며 인사말에 추가한다. 미팅 후에도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한다.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를 시간을 정해 연락한다. 이를 통해 서로의 긴장을 풀고 신뢰를 쌓을 수 있다. "3초의 첫인상"이라는 말이 있듯이, 첫인상과 그 순간의 인사 태도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CEO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많은 이들이 직원 채용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인성을 꼽는 경우가 많다. 미국 카네기 공대생을  졸업후 추적 조사한 결과 성공 하는데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은 15퍼센트 정도 밖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나머지 85퍼센트가 인간관계였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했다. 이는 단순히 지식이나 기술적인 능력은 회사생활이나 성공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의 경험으로도 비록 그 사람이 뛰어난 기술이나 전문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오히려 인성이 좋은 인재를 선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인성이 좋은 인재는 팀워크와 협업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회사의 문화와 가치에 잘 어울릴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인재는 회사에서 필요한 기술을 교육받고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본인과 회사에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요즘은 오프라인 만남보다 온라인상의 소통이 훨씬 더 빈번해졌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대답이나 미소, 인사에 대한 예의는 여전히 중요하다. 상대방의 질문이나 인사에 빠르게 응답하는 것은 신뢰를 쌓고, 원활한 소통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대화의 마지막 단계에서의 마무리 인사도 매우 중요하다. 비록 상대방이 마지막 인사 멘트를 한 경우라도, 내가 직접 대화의 마무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행동은 과잉 친절로 오해받지 않으면서도, 소통의 주도권을 잡는 좋은 방법이다. 내가 대화의 끝을 제시함으로써 상대방에게 더 큰 존중을 나타낼 수 있으며, 다음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주는 효과도 있다. 

결론적으로, 온라인 소통에서의 예절은 대화의 처음과 끝 모두에서 중요한 요소다. 상대방과의 소통을 효율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메시지나 댓글에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등의 인사말은 평범하지만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 인사는 사회생활에서 손해 볼 일 없는 가성비 최고의 투자다. 진심 어린 인사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편안함을 주고 관계를 돈독히 하며, 궁극적으로 서로를 만족스럽게 만들어줄 것이다. 상대방과 대화하며 마무리를 할 때는 가능하면 항상 내가 마무리 인사 멘트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것이 좋다. 중복되더라도 나의 멘트가 대화의 마지막이 되는 것이 예의 바르게 보인다.


나의 지인 중 한 명은 산행에서 마주 오는 사람에게 항상 "안녕하세요, 안전한 산행 하세요"라고 인사한다. 처음에는 어색하였지만 산행에서 인사하기로 마음먹고 실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행 인구가 많아도 산에서 인사하는 경우는 드물다. 인사하는 습관이 된다면 산행이 더욱 안전하고 즐거워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분은 아파트 복도나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사람에게도 먼저 인사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 주민들이 서로 인사하게 되고 모두들 친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사를 할 때는 정말 진심을 담아야 한다. 성의 없이 보이는 인사는 오히려 상대방에게 불쾌감과 모욕감을 줄 수 있다. 상대방을 보고 정확히 그를 향해 인사해야 한다. 상대방의 옆모습에 대고 하거나 지나가면서  상대방이 보든 말든 인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방은 누구에게 했는지를 몰라 인사를 받기 애매하여 불쾌한 경우가 많다. 그것은 상대방에 대한 모욕이다. 더구나 윗사람에게는 더욱 심하게 예의를 벗어난 것이다. 

우리나라 말에 "그 사람이 인사성 좋다"는 표현이 있듯이 우리나라에서 인사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단순한 예의의 표현을 넘어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발전시키는 기초가 된다. 인사와 대답을 적절히 잘하는 사람은 자신의 위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며 결코 체면이 손상되는 일은 없다. 

인사는 반드시 진솔해야 하며, 저자세로 보일 수 있는 가식적인 태도는 피해야 한다. 이러한 인사는 오히려 자신과 상대방에게 무례하게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진심이 담긴 인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성이 담긴 인사는 결국 나 자신에게도 돌아오는 일이다.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이는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인사를 통해 소통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 서로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첫걸음이 된다.



"오늘날의 리더십은 기술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능력에 달려 있다." - 다니엘 핑크

"Today's leadership hinges not just on skills, but on the ability to connect with people's hearts." 


"진정한 성공은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인성과 관계에서 비롯된다." - 브렌트 브라운
"True success stems from character and relationships, not just personal abilities."


"진심을 담은 인사는 신뢰의 시작이다." - 에머슨
 "A heartfelt greeting is the beginning of tr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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