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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산 Oct 02. 2024

단순함 속에서 여유

미니멀라이프

미니멀라이프는 단순히 소유물의 수를 줄이는 데 국한되지 않고, 소유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찾는 과정이다. 물건이 적을수록 관리의 부담이 줄어들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증가한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더 큰 행복을 찾도록 이끌 수 있다.

나는 거래처 회사 사무실을 방문할 때면 그곳 직원들의 책상을 유심히 살핀다. 깔끔하게 정리된 책상은 그 사람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에 대한 신뢰를 높여준다. 사무실 분위기나 직원들의 책상 정리 상태는 그 회사의 업무 환경을 반영하며 대표의 경영 마인드까지도 엿볼 수 있다. 정돈된 공간은 그 사람의 성실성과 성격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며 이 부분에서 회사의 가치를 50% 이상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관심은 항상 있었지만 실천은 그리 쉽지 않았다. 그러나 내 주변을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해 보기로 했다. 옷장 속에는 5~10년 동안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들이 꽤 있었다. 그 옷들은 아파트의 헌 옷 박스를 가득 채우며 버려졌다. 주방의 접시와 그릇들도 마찬가지였다. 아내는 손님을 위해 보관해 둔다고 했지만 이제는 손님을 집으로 초대할 일도 드물어 그릇들을 중고사이트에 올리거나 무료로 나눠 주었다.


오래 쓰던 가구, 운동기구와 책들도 많이 처분했고 벽사방에 걸린 스테레오 스피커도 없애고 두개의 무선 스피커로 대신했다. 그렇게 하나둘 물건이 줄어들자 집안이 점점 넓어졌고 집안 분위기가 상쾌하게 바뀌는 것을 느꼈다. 집안에 필요한 것만 남으니 빈 공간도 넓어지고 그만큼 마음도 가벼워졌다.


기사에 나온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의 옷장사진을 보았다. 그의 옷장에는 똑같은 회색 티셔츠가 줄지어 걸려 있었다. 그는 "매일 같은 옷을 입는다"며 옷 선택 시간을 줄여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도 마찬가지로 검은색 터틀넥만 수십 장 쌓아두고 입었다고 한다. 이들의 단순한 옷차림은  돈이 많은 사람들이 폼 잡는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그 자체는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 왜 그런 생각을 못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기사를 본 후 나는 바지, 티셔츠등을 같은 스타일의 옷을 자주 입기 시작해 보았다. 다양한 옷을 고르기보다 익숙하고 편한 옷을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나에게 여유를 주었다. 오랫만에 청바지를 입었다. 청바지를 입다보니 정장바지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옷에 대한 고민을 줄이자 단순한 생활이 주는 편안함도 느껴졌다. 이렇게 단순한 선택은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미니멀라이프의 시작은 물건을 줄이는 데서 시작한다. 사무실과 집안에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처분하면서 물건이 많을수록 관리와 정리도 어렵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물건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미니멀라이프의 중요한 부분이다. 나에게 더 이상 필요 없는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유용할 수 있다. 중고사이트나 무료 나눔을 통해 나의 물건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유명 연예인이나 브랜드의 영향을 받아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전에 뉴스에 나왔지만 380만원짜리 이태리 디올백 원가는 8만원 이라고 했다. 마치 동화 속 벌거숭이 임금님처럼 허상에 휘둘리며 필요한지 여부보다 남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따라 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유행을 따르지 않으면 뒤처지는 느낌을 주는 사회 분위기의 흐름 속에서 미니멀라이프는 물건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진정한 가치를 찾는 방법이다.


미국에서는 '요트를 산 날'과 '그 요트를 판 날'이 인생에서 가장 기쁜 두 날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에는 소유의 기쁨을 느끼지만 곧 그 소유가 부담과 얽매임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소유에서 자유로워지면 오히려 더 많은 여유와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전원주택을 소유한 친구들도 있지만 실제로 자주 이용하지 못하고 헐값에 처분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소유가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물건의 수가 줄어들수록 유지비와 관리에 대한 부담이 경감되고, 그로 인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처음에는 물건을 버리는 것이 아쉬워 다시 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의 여유 공간이 나에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물건을 줄이는 것을 통해 단순히 일상의 자유를 느끼고, 마음의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미니멀라이프는 단순히 소유물의 수를 줄이는 데 국한되지 않고, 소유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찾는 과정이다. 물건이 적을수록 관리의 부담이 줄어들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증가한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더 큰 행복을 찾도록 이끌 수 있다.


간소한 삶이 주는 자유와 여유는 물질적인 소유에 얽매이지 않고 내면의 만족과 행복을 추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사례로, 많은 사람들이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한 후 가족, 친구와의 시간이나 취미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히 물건을 줄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진정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단순함이란 궁극적인 정교함이다."  – 레오나르도 다 빈치 

"Simplicity is the ultimate sophistication."  


"우리가 가진 것은 결국 우리를 소유한다."  – 타일러 더든

"The things you own end up owning you."  


"부유함은 물질의 축적이 아니라 필요의 감소에서 온다."  – 에피쿠로스

"Wealth consists not in having great possessions, but in having few w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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