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
모임에서 내가 가업 승계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는지를 물어본다. 대부분 가업 승계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30년간 인테리어 사업을 해온 친구 L의 이야기다. L의 아들은 건축과를 졸업하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인테리어 사업의 특성상 이른 아침 6시부터 현장에 출근해야 하는 긴 근무시간과 휴일 없이 일해야 하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했다.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사업 특성상 인건비와 노하우가 중요했기에, 아들은 일반 직원들보다 더 일해야 했고, 주말에도 쉬지 않고 출근해야 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3-4년 동안 업무 노하우와 관리 능력을 제대로 익혀서 자신이 30년 넘게 다져온 안정된 사업체를 물려받길 원했다. 연봉이 또래들보다 두 배이상 많았고 회사를 물려받기로 했지만, 아들은 현재의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했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었다. 친구 L은 아들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가업 승계를 전문으로 하는 강사는 "요즘 젊은이들은 언젠가 부모의 회사가 자기 것이 될 텐데, 왜 굳이 지금 힘들게 부모 밑에서 일하겠느냐고 친구들끼리 말한다"라고 한다. 그의 강의 결론은 서로를 위해 가능하면 가족 가업승계를 하지 말라였다. 승계로 인한 이익보다 가족화합에서 불화가 더 크다는 것이었다. 우스개 소리로 듣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많은 경영자들이 자식에게 가업을 물려주고자 하지만, 그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쉽지 않다. 사업의 노하우와 경험을 물려주고 싶어도 자식이 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이 생기기 일쑤다. 특히 제조업이나 3D 업종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 또한, 세법적으로도 가업 승계는 아직 복잡하고 어려운 부분이 많다. 준비가 부족한 중소기업은 세금 문제로 인해 회사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법적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경영자들이 고민을 안고 있다.
경영자 협회에서 가업 승계에 대한 강의에서도 이러한 어려움이 강조된다. 많은 부모들이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주고 싶어 하지만, 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자식이 적응하지 못하거나 부모가 자식의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로 인해 부모 자식 간의 갈등이 생기고 오히려 관계가 악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업 경험이 많은 부모일수록 가업 승계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자식에게 승계하는 대신 전문 경영인을 고용하거나, 자식이 다른 분야에서 경험을 쌓도록 권유하는 등의 다른 길을 찾으라는 조언을 듣기도 한다.
나 역시 아들이 우리 회사에서 일하겠다고 했을 때 반가움과 걱정이 교차했다. 아들이 주인의 마인드를 가지고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 직원은 지시에 따라 자신의 실력으로 회사에 기여하지만, 경영자은 스스로 일의 필요성을 파악하고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경영자는 일의 양과 관계없이 힘든 일을 스스로 해내고, 회사의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자기 성장에 노력해야 한다. 아들에게 입사 조건으로 "주인은 직원보다 몇 배 더 일을 해야 한다. 육체적이 아니더라도 정신적으로 24시간 회사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결코 쉬운 조건이 아니다. 그러나 사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이러한 자세가 전제되어야 한다.
가업을 승계하는 일은 부모와 자식 모두에게 큰 도전이다. 주변에 가업승계를 하는 회사의 2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거의 후회나 어려움에 갈등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자식은 책임감으로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과도한 간섭으로 인해 경영에 방해가 되거나 회의감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세대 차이에서 오는 방식과 가치관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사업의 노하우와 삶의 철학을 전수하고자 하지만, 동시에 자식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제안에 귀 기울여야 한다. 자식 역시 부모의 경험과 지혜를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서로 간의 신뢰와 존중이 있어야만 가업 승계가 성공할 수 있다. 과거의 경험을 그대로 요구하기보다는, 시대에 맞는 변화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가업 승계는 중요한 문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 간의 화목이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도 가업승계가 가족 간에 많은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들어 본다. 사업이 아무리 잘 되어도 가업 승계로 인해 가족 간의 관계가 망가진다면 진정한 성공이라 할 수 없다. 가족 간의 신뢰와 화합은 장기적인 사업 성공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가업의 가치를 함께 만들어갈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성공적인 가업 승계가 이루어질 것이다.
1. 회사 역사와 가치를 깊이 이해하고 존중해라.
회사는 나와 직원의 노력과 희생으로 이루었다. 존중하고 알아주길 바란다.
2.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하고 소통해라.
직원들은 우리의 동반자이다.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
3. 나의 경험을 배우고 새로운 경영 지식을 꾸준히 쌓아라.
나의 경험과 새로운 학습 경험은 너를 더 나은 리더로 성장시킬 것이다.
4. 겸손한 자세로 사기를 조심하고 항상 배우는 마음을 가져라.
세상은 사기꾼이 많다. 항상 조심하면서 새로운 것에 열려 있어야 한다.
5. 고객(바이어, 공급자, 직원)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생각해라.
고객 만족은 사업의 근간이다. 그들의 신뢰가 우리의 성공을 지속시킨다.
6. 모르는 것이나 어려움이 있으면 항상 보고하고 상의해라.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물어보고 진행하라. 모두의 경험을 활용하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7. 장기적인 비전으로 회사를 이끌어라.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1년 5년 10년 후의 계획과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1. 회사 운영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유를 부탁드린다.
전체적인 경영 상황을 이해해야 효과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2. 나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존중해 달라.
새로운 시각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회사에 기여하고 싶다.
3. 실질적인 경영 참여 기회를 제공해 달라.
책임 있는 역할을 통해 경험을 쌓고 능력을 발휘하고 싶다.
4. 현대적인 경영, 영업 기법 시스템도입을 허용해 달라.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활용하여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5.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
완벽함보다는 성장 과정을 중시해 주셨으면 한다.
6.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을 이해해 달라.
가족과 개인의 삶도 중요하게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7. 승계 과정에서 직원들과의 관계 형성을 지원해 달라.
직원들의 신뢰와 협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한다.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돈이 아니라 가치다." – 워런 버핏
"The best inheritance you can leave your children is not money, but wisdom." – Warren Buffett
"자녀에게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 — 노자
"Do not give a child a fish, but teach them how to fish."
"첫째 세대는 사업을 만들고, 둘째 세대는 유지하고, 셋째 세대는 망친다." - 중국 속담
"The first generation builds the business, the second maintains it, and the third ruins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