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인간은 존재를 증명하듯, 또다시 선택을 한다.
인공지능은 겉보기에 마치 마법처럼 보이지만, 그 원리를 뜯어보면 의외로 단순합니다. 기본적으로 과거의 방대한 데이터를 먹고, 그 속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일종의 ‘통계 기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인공지능은 데이터 기반 학습으로 작동합니다. 어린아이가 수없이 많은 고양이와 강아지 사진을 보고 둘을 구분하는 법을 배우듯, AI도 수십만 장의 이미지를 학습한 끝에 새로운 사진이 들어오면 “이건 고양이일 확률이 85%, 강아지일 확률이 15%”라고 판단합니다. 이 과정에서 AI는 단순히 ‘정답’을 외운 것이 아니라, 데이터 속에 숨어 있는 패턴을 통계적으로 끌어내는 것입니다.
동양의 복희 씨의 복희역, 주나라 문왕의 주역, 그리고 대한제국 김일부의 정역으로 이어지는 역(易)이라는 학문체계가 패턴을 읽어내는 과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양의 과학이 들어오면서 우리의 이러한 전통이 다 잊히고 말았지만 역학이라는 체계는 과거의 사례들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패턴의 과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AI는 인류의 모든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정교한 패턴을 읽어내고 미래를 예측하는 툴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AI와 김일부의 정역을 연결한다면 현시대에 가장 완벽한 매래 예측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정역의 512괘나 주기적 변화를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변환하고 AI가 제공하는 사회·기후·경제 데이터와 연결하면 강력한 미래 예측 도구가 되고 정역이 AI의 문제점인 블랙박스를 해석하는 툴이 되어 궁극적으로 AI가 단순 수치 예측을 넘어, 인간·자연·우주의 관계까지 통합하는 메타 프레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AI에 사용되는 대표적 구조가 바로 신경망(Neural Network)입니다. 이는 인간 뇌 속 뉴런의 연결 방식을 본뜬 수학적 모델로, 입력된 정보가 여러 층(layer)을 거치며 점점 더 복잡하고 추상적인 특징을 뽑아냅니다. 예를 들어, 사진 속 동물을 판별한다면 첫 번째 층은 단순한 ‘선과 모서리’를, 다음 층은 ‘눈·코·귀 모양’을, 마지막 층은 전체적인 ‘동물의 윤곽’을 인식하는 식입니다. 결국 뇌가 보는 것처럼 AI도 층층이 쌓인 과정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려 합니다.
그러나 AI는 결코 “정답 그 자체”를 말하지 않습니다. AI의 본질은 확률적 추론입니다. 다시 말해, “이 상황에서는 이런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다”라는 추측을 제시할 뿐입니다. 그래서 의학 분야에서 AI가 CT 영상을 보고 “폐암일 가능성이 92%”라고 알려주더라도, 최종 판단은 여전히 의사와 검증 과정에 달려 있는 이유입니다.
또 다른 학습 방식은 강화학습입니다. 이는 인간의 삶과 매우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걸음을 배우는 과정을 떠올려 보면 됩니다. 수없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면서, 어떤 동작이 보상(걷기 성공)에 가까운지 몸으로 배웁니다. AI도 비슷합니다. 장기바둑에서 알파고가 인간을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수많은 대국을 시뮬레이션하며 시행착오 속에서 점점 더 ‘이기는 전략’을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AI란 수학적 통계와 확률 모델의 초고속 확장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인간은 수십 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반면, AI는 수십억 건의 데이터를 단 몇 주 만에 학습해 버린다는 점이죠. 마치 오랜 세월의 지혜를 가진 장인이 아니라, 데이터라는 재료를 끝없이 빨아들이며 초고속으로 요리해 내는 셰프와도 같습니다. 문제는, 그 요리가 언제나 완벽하지는 않다는 데 있습니다.
즉, AI는 본질적으로 수학적 통계·확률 모델의 초고속 확장판입니다.
오늘날 인공지능은 특정한 산업 한 구석에 머무는 기술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숨은 전천후 조력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마치 전기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 모든 산업이 전기를 바탕으로 재편된 것처럼, AI는 현대 산업을 조용히, 그러나 깊숙이 바꿔가고 있습니다.
먼저 제조업을 살펴보면, 예전에는 숙련된 노동자가 기계 옆에서 눈으로 불량품을 골라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AI 카메라가 초당 수십 장의 제품 사진을 분석해 사람 눈으로는 구분하기 힘든 미세한 결함까지 잡아냅니다. 공장 라인의 움직임도 AI가 최적화해, 불필요한 동작을 줄이고 효율을 극대화합니다. 마치 항공 교통을 제어하는 관제탑이 수많은 비행기를 동시에 조율하듯, AI는 공장 전체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통제하는 셈이죠.
금융 분야에서는 AI가 ‘탐정’처럼 활약합니다. 수많은 거래 기록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패턴을 찾아내며, 이상 거래를 빠르게 감지합니다. 또 주식 시장에서는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초 단위로 매매를 반복하며, 인간이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수익 기회를 포착합니다. 은행의 신용평가에서도 과거에는 단순히 소득과 부채만을 기준으로 삼았다면, 이제는 수백 가지 변수를 동시에 고려해 개인별 맞춤형 대출 조건을 제시합니다. 즉, AI는 금융의 감시자 역할을 하며, 우리가 놓치는 작은 흔적까지 포착해 내는 것입니다.
의료 분야는 AI의 진가가 가장 빛나는 영역 중 하나입니다. CT나 MRI 사진을 분석해 눈에 잘 띄지 않는 초기 암의 흔적을 찾아내는 것은 이제 현실이 되었습니다. 또한 신약 개발에서는 수천만 개의 화합물 중에서 유망한 후보군을 AI가 먼저 추려주기 때문에, 과거에는 수십 년이 걸리던 신약 개발 속도가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있습니다. 환자 개인의 유전자와 생활습관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것도 AI의 몫입니다. 이는 마치 의사 옆에서 조용히 속삭이며 “이 환자에게는 이런 선택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하는 보조 의사와 같습니다. 양자컴퓨터 발전과 더불어 AI의 발전은 환자 맞춤 의학 시대를 앞당길 것입니다.
이렇듯 현재 인공지능은 제조업의 품질 검사관, 금융의 탐정, 의료의 보조 의사 그 외에도 농부의 컨설턴트, 그리고 Chat-GPT, Gemini와 같이 우리의 디지털 비서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AI는 현대 산업 곳곳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조력자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AI가 완벽한 해결사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AI는 어디까지나 효율과 정확도를 높여주는 도구이지, 최종 판단을 대신해 주는 존재가 아닙니다. 마치 전기가 유용하지만 감전의 위험이 있듯, AI 역시 현명하게 다룰 때에만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바이오산업은 본질적으로 엄청난 데이터의 바다 위에서 움직입니다. 인간의 유전자, 단백질, 세포, 임상 데이터는 너무 방대하고 복잡해서 인간 연구자의 눈과 머리만으로는 해석하기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 거대한 퍼즐을 맞추는 과정에서 AI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입니다.
먼저 신약 개발 분야를 보겠습니다. 과거에는 수십만 개의 화합물 중 어떤 것이 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지 찾는 데만 수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예: DeepMind의 AlphaFold), 그와 잘 맞을 수 있는 후보 물질을 빠르게 걸러냅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AI는 실험실에서 일일이 확인해야 할 후보 물질의 범위를 획기적으로 줄여, 연구 속도를 크게 앞당겼습니다. 이는 마치 보물섬 지도를 주고 단번에 ‘X 표시’를 알려주는 안내자와 같은 역할입니다.
유전체학은 데이터 규모가 더욱 압도적입니다. 인간의 DNA는 약 30억 개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를 사람 수천 명 단위로 비교 분석하려면 어마어마한 계산이 필요합니다. AI는 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특정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시합니다. 마치 도서관의 끝없는 책장에서 필요한 문장을 찾아주는 검색엔진처럼, AI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의료 영상 분석에서도 AI는 뛰어난 조수입니다. CT나 MRI 이미지를 사람이 눈으로 일일이 판독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놓치는 부분도 생깁니다. AI는 수많은 영상 데이터를 학습해 눈에 잘 띄지 않는 병변까지 자동으로 검출합니다. 실제로 폐암이나 뇌졸중 진단에서 AI는 전문가 수준의 정확도를 보여주며, 의사에게 “이 부분을 한 번 더 보세요”라고 속삭이는 보조 의사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바이오프로세싱에서도 AI는 핵심적인 도구입니다. 세포 배양이나 단백질 생산은 환경 조건—온도, pH, 산소 농도—이 조금만 어긋나도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AI는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조건을 찾아내고, 공정을 자동으로 제어합니다. 이는 마치 끊임없이 맛을 보며 간을 맞추는 숙련된 셰프처럼, 실험실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바이오산업은 데이터의 규모와 복잡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영역입니다. 인간 연구자의 눈과 손만으로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죠. 이제 AI는 단순한 도우미가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될 연구 파트너로 자리 잡았습니다. 앞으로의 바이오 혁신은 AI와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강력한 도구이지만, 그 사용에는 늘 주의가 필요합니다. 먼저 AI는 학습 데이터의 편향에 그대로 물들 수 있어 차별적이거나 부정확한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또한 내부 계산 과정을 이해하기 어려운 블랙박스 문제가 있어,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환각(hallucination) 위험도 있고, 잘못된 판단이 발생했을 때 책임의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점 역시 큰 한계입니다.
더 나아가 물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AI는 어디까지나 확률적 근사치를 빠르게 계산하는 장치일 뿐입니다. 하지만 실제 세계의 기후, 원자로, 항공우주, 생체 시스템은 비선형적이고 복잡한 특성을 지니기에 작은 오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돌이킬 수 없는 폭주(Catastrophe)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컨대 원자로 제어에서 센서 노이즈를 잘못 해석하면 냉각 시스템이 오작동해 안전사고가 날 수 있고, 바이오실험에서는 AI가 극단적인 배양 조건을 권장해 실험 실패나 생물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초고속 통계·확률 도구일 뿐, 현실을 완벽하게 대변하는 진리는 아닙니다. 따라서 AI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반드시 물리적 검증과 인간의 숙고된 판단이 병행되어야만 치명적 오류를 피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뇌질환을 ‘풀기 어려운 퍼즐’에 비유합니다. 수많은 신경세포가 얽히고, 전기적 신호와 화학적 반응이 동시에 일어나며,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뒤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눈과 경험만으로는 이 퍼즐을 완벽히 해독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제 인공지능(AI)이 이 복잡한 퍼즐을 맞추는 새로운 도우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뇌질환 진단에서 AI가 강력한 이유는 바로 데이터 처리 능력입니다. 뇌파(EEG), MRI·PET 같은 뇌 영상, 심지어 혈액 속 단백질 지표까지—이 모든 데이터는 방대하고 복잡합니다. 인간이 일일이 다 분석하기에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AI는 수 초 만에 수십만 개의 패턴을 찾아냅니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병 연구에서는 AI가 MRI 영상 속 미세한 변화를 포착해 질환의 진행 단계를 예측하거나, 환자가 어떤 치료에 더 잘 반응할지를 미리 추정하는 시도가 활발합니다. 환자의 기억력 검사가 정상이라 해도, AI는 뇌 영상에서 “이 사람은 향후 몇 년 안에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는 신호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마치 범인을 추적하는 형사가 CCTV 속 작은 단서를 연결해 사건의 흐름을 재구성하듯, AI는 우리가 놓치는 뇌 속 흔적을 읽어내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병원과 실험실에서 뇌질환을 검사했습니다. 피를 뽑고, MRI 기계에 눕고, 긴 대기 시간을 거쳐야 했죠. 하지만 앞으로는 실험실이 아니라, AI 칩 자체가 작은 실험실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손목 밴드나 이어폰에 탑재된 AI 칩이 뇌파와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최근 뇌파 패턴이 불안정하다, 조기 알츠하이머 위험이 있다”라는 경고를 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 칩은 단순히 진단에 그치지 않고 개인 맞춤형 치료법까지 제안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인지 훈련 게임을 15분 하세요” 혹은 “이 약이 당신의 신경세포 활성에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라는 식입니다.
이는 마치 집 안의 스마트 스피커가 음악을 틀어주는 것처럼, 미래의 AI는 뇌 건강까지 관리해 주는 스마트 실험실이 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물론 AI가 모든 뇌질환을 단번에 해결해 줄 만능열쇠는 아닙니다. 데이터의 한계, 윤리적 문제, 오진 가능성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이해하는 길에 새로운 탐험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뇌질환도 진단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이제 “언제,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우리는 AI가 곁에서 뇌 건강을 지켜주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보너스 편 예고
[보너스] 알츠하이머 예방, 생활 속 6가지 습관
#AI의료 #뇌질환예측 #디지털헬스 #알츠하이머 #기억을 지키는 과학
무한한 데이터의 바다에서, 보이지 않는 패턴을 읽어내는 눈
그 눈은 진리를 말하지 않고, 단지 가능성을 말하네
AI가 놓아준 길 위에서, 우리는 여전히 묻는다
“답은 기계가 아니라, 인간의 선택 속에 있다”
그리고 인간은 존재를 증명하듯, 또다시 선택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