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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알츠하이머 예방, 만년의 기억을 지키는 방법

기억이 잊히지 않기를 바라며

by 누리

서문 ― 잊히지 않는 빛의 역사, 만년을 잇는 기억


마고신에게 서약한 복본을 상징하는 띠풀
한민족의 역사는 복본의 기억을 지켜나가며 밝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빛의 역사입니다.
그 기억 속에는 찬란한 순간보다도 더 깊이 새겨진, 수많은 고난의 역사가 있다. 오랜 세월 외세의 침략 앞에서 우리의 역사와 정신은 짓밟혔다. 황궁씨, 유인 씨, 환인, 배달환웅, 단군조선과 부여, 삼국, 고려와 조선이 겪어온 수많은 전란 속에서 밝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이름 모를 수많은 선조들이 복본의 기억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소중한 목숨을 희생했다. 그리고 그들의 숭고한 희생은 강물처럼 모여 마고신 앞에서 서약한 황궁씨의 복본의 정신을 지키며 만년동안 한민족의 기억 속에 흐르고 있다.
기억을 송두리째 빼앗길 뻔한 일제 저항기의 어둠은 참혹했다. 언어를 빼앗기고, 이름을 잃고, 고향을 떠나 강제로 끌려간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기록되지 못한 그들의 삶은 사라진 듯 보이지만, 우리들의 gene 깊숙한 기억 속에는 여전히 살아남아 있다. 우리가 그 아픔을 기억하는 한, 우리의 정신은 단절되지 않는다.
한국전쟁은 같은 형제가 서로 총을 겨눈 겨레의 비극이었다. 가족은 북과 남으로 갈라져 끝내 다시 만나지 못했다, 수많은 이름 모를 아이들이 부모의 품을 잃었다. 전쟁의 상흔은 단순히 땅 위의 흔적이 아니라,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기억의 상처로 남아 있다. 상처는 치유되고 있고 한민족은 처절한 고난 속에서도 정신은 꺾이지 않는다. 우리는 억압 속에서도 정신을 지켜냈고, 새로운 사상을 만들어냈고, 노래를 만들었고, 절망 속에서도 서로의 이름을 대를 이어 기억한다.

오늘날 띠풀을 묶어 모사그릇에 올리는 제사의식은 만 년 전 황궁씨가 띠풀을 엮어 마고신 앞에서 서약한, 복본을 약속하는 의식이며 그 기억을 지키기 위한 행위이다. 우리는 그 어떤 고난 속에서도 만년동안 이 서약의식을 지켜오고 있다.

그 기억은 한 줄기 빛이 되어, 오늘 우리가 서 있는 자리까지 이끌어왔다.
알츠하이머가 한 개인의 기억을 지워 간다면, 우리의 고난의 역사는 한 민족의 기억을 강제로 지우려 했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을 잃지 않았다. 아픈 역사를 기억한다는 것은 곧 한민족의 존재를 지키는 일이고, 그 기억 위에서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이다.


이 글은 그 기억을 품은 채 쓰고 있다
역사가 지워지지 않도록, 인간의 복본의 정신이 잊히지 않도록,
한민족의 고난 속에서도 만년동안 이어져온 불굴의 기억을 되새기기 위하여.
그렇습니다. 인간과 겨레의 역사는 기억을 통해서 존재하는 것입니다. 다음은 기억을 지키는 이들과 공유하는 기억을 지키는 여섯 가지 방법입니다.


기억을 지키는 여섯 가지 길

우리는 모두 기억 속에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햇살 가득한 여름날 들려오던 매미 소리, 어린 시절 불러주던 자장가,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은 단순한 순간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증표입니다.


그러나 어느 날 그 기억이 희미해진다면 어떨까요. 이름을 잊고, 길을 잃고, 가장 소중한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한다면, 알츠하이머는 그렇게 삶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흔드는 병입니다.


그럼에도 희망은 있습니다. 과학은 우리에게 작은 습관이 기억을 지키는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 여섯 가지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 걷기

나뭇잎 사이로 아침 햇살이 내리는 숲길을 걸어본 적이 있는지요. 발걸음이 일정한 리듬을 타면 마치 심장이 춤을 추듯 고요한 평화가 찾아옵니다.


운동은 뇌로 향하는 혈류를 깨우는 힘입니다. 하루 30분의 산책, 자전거, 혹은 가벼운 조깅은 뇌세포에 산소를 불어넣습니다.


땀이 맺히는 순간 우리의 뇌는 오래된 잠에서 깨어난 듯 다시 살아납니다. 몸을 움직이는 작은 행위가 기억을 위한 가장 큰 선물이 됩니다.


두 번째 ― 한식과 지중해식 식탁

저녁 식탁에 신선한 재철 재료로 정성스럽게 준비된 욕심 없는 소박한 한식이나, 지중해식의 토마토, 올리브 오일, 신선한 생선과 색색의 채소를 올려보는 일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뇌와 몸을 지키는 약속입니다.


지중해식 식단은 오래전부터 ‘장수의 비밀’이라 불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밥상 위에서도 실현될 수 있는 것입니다.


좋은 음식을 먹는 일은 곧 내일의 기억을 위한 투자입니다.


세 번째 ― 사람 사이의 다리 놓기

기억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일 때 더 단단합니다.
친구와의 짧은 대화, 가족과의 따뜻한 저녁, 동료와의 웃음 한마디는 뇌 속에서 불꽃처럼 번쩍이며 새로운 연결을 만듭니다.

사람은 우주와 자연, 사람을 통해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사회적 교류는 단순한 즐거움이 아니라 뇌에 활력을 불어넣는 산소입니다. 오늘 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자연과 대화하고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본다면 그 순간 당신의 뇌도 환하게 빛날 것입니다.


네 번째 ― 고요 속의 숨결, 명상

스트레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독입니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마음은 끊임없이 상처받고, 그 상처는 베타아밀로이드로 남아 뇌를 잠식합니다.


그러나 단 몇 분의 명상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습니다. 명상 속 깊은 호흡, 요가에서 느껴지는 몸의 흐름, 차 한 잔을 음미하는 순간에 뇌는 회복의 시간을 갖습니다.


명상을 통해 멘탈운동을 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기억을 지키는 가장 훌륭한 방법입니다.


다섯 번째 ― 밤의 청소부, 수면

깊은 잠은 뇌의 청소 시간입니다.
낮 동안 쌓인 노폐물과 피로가 사라지고 새로운 기억을 저장할 공간이 마련됩니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닙니다. 그것은 뇌를 정돈하고 재생하는 신성한 의식과 같습니다. 규칙적인 시간에 잠들고 깨어나는 작은 습관이 내일의 기억을 더 선명하게 지켜줍니다.


여섯 번째 ― 나의 모든 것을 사랑하기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와 기억을 공유하는 소중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소중한 이들에게 건네는 미소, 기억을 공유하는 이웃과 나누는 안부 인사는 뇌에 불을 밝힙니다.
하루에 단 한마디라도 나누는 말은 기억을 유지하는 소중한 끈이 됩니다.

말을 건네는 순간 우리는 단순히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의 우주에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은 새로운 기억의 씨앗이 됩니다. 기억을 공유하는 소중한 이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하세요.


기억을 지킨다는 것

알츠하이머는 우리의 기억을 위협하지만 우리는 그 앞에서 무력하지 않습니다.
하루의 작은 습관들이 모여 거대한 방패가 됩니다.


걷고, 먹고, 대화하고, 명상하고, 잠들고, 나를 그 자체로 사랑하는 이 모든 일이 우리의 기억을 지켜냅니다.


인간의 기억은 곧 그 인간의 삶입니다. 그리고 삶은 늘 기억 위에 세워집니다. 극심한 트라우마는 종종 알츠하이머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의도적으로 기억을 지우는 것이죠. 나의 삶이 좋든 싫든, 고통의 트라우마가 있던 나의 모든 삶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 모든 것이 나의 정체성이니까요.


한 인간의 우주

한 사람의 기억은 하나의 우주입니다.
별빛처럼 흩어진 기억들이 모여 삶의 별자리를 만듭니다.
알츠하이머가 그 별을 꺼뜨린다 해도, 그 빛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주와 자연 타인의 마음속에서, 남겨진 기록 속에서, 그리고 새로운 삶 속에서 다시 살아납니다.


맺음말 ― 기억의 불씨를 이어가며

오늘의 발걸음 하나, 식탁 위의 색채, 대화 속의 웃음, 고요한 호흡, 깊은 잠, 그리고 하루의 인사가 모여 내일의 기억을 빚어냅니다.


우리는 모두 기억 속에 머무르며, 동시에 기억으로 남는 존재들입니다. 기억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를 증명하는 불씨이자 내일을 밝혀주는 등불입니다.


그러니 오늘의 작은 습관 하나가 결코 사소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곧 내일의 나를 지켜내는 가장 큰 힘이며, 흐려질 수 있는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잃지 않게 하는 유일한 불씨입니다.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나의 정체성을 잃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선조의 발자취를 기억하지 못하면 한민족의 정체성을 잃는 것입니다. 만년을 동안 밝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기 억을 이어온 우리 선조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도 이 기억을 반드시 지켜내야만 합니다.


3분 명상

빛은 고난 속에서도 꺼지지 않고,

기억은 강물처럼 시대를 넘어 흐르며,

숭고한 희생은 이름 없는 별이 되어 우리를 비추고,

한민족의 혼은 만년의 기억을 이어간다.


영상: pixabay, SORA; 음악: Udio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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