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은 쉽게 멈춰지지 않습니다.
나의 몸신은 CAR-T 면역치료를 받고 암수치가 정상인의 수준으로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이제 다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항암치료도 받지 않습니다. 한 달을 기분 좋게 보내고 다시 의사와 정기 검진을 받는 날입니다. 기분이 어떠냐는 의사의 물음에 아무런 증상이 없어 이제 완치가 되지 않겠느냐며 정기 검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나의 몸신은 의사로부터 AFP (알파태아단백) 수치가 높게 나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정밀검사 후 나의 몸신은 의사로부터 암이 간으로 전이되었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대장암은 곧잘 간으로 전이될 확률이 큽니다. 따라서 대장암 환자는 치료 후 정기적으로 간 전이를 확인하기 위해 영상 검사(CT, MRI)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의 몸신은 암을 우습게 보았습니다. 암은 최신 현대 의학으로도 치료가 어렵습니다. 사실 치료 한다기 보가는 제거한다는 말이 적당합니다. 돌연변이가 일어난 나의 세포를 다시 정상으로 돌린다는 것은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것만큼 어렵습니다. 암을 정상세포로 돌리는 속도 보다 암이 퍼지는 속도가 훨씬 크기 때문에 암을 정상세포로 전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암치료의 최선책은 넓은 부위로 암을 잘라내는 것입니다. 아무리 Johns Hopkins 병원, Mayo Clinic, MD Anderson등과 같은 병원들이 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암치료는 어렵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조기에 발견해서 그때마다 제거해 나가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리고 이미 암이 많이 형성되었다면 면역치료제나, 표적 항암제로 암을 퍼지지 못하게 억제하면서 외과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것입니다.
1. 닉슨의 '암과의 전쟁' 선언
1971년 12월 23일, 닉슨 대통령은 국립암법(National Cancer Act)에 서명하며 "암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이 법은 암 연구에 대한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고, 국립암연구소(NCI)의 권한을 확대했습니다.
닉슨은 암을 "과학의 힘으로 정복할 수 있는 질병"으로 보았고, 그 당시 우주 경쟁과 비교하며 이를 미국의 기술적, 과학적 역량을 과시할 기회로 삼았습니다.
이 선언은 미국 내 암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이끌었고 수십 년 내에 암을 정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물결을 일으켰지만, 암이라는 질병의 복잡성 때문에 닉슨의 '암 정복' 목표는 장기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암을 정복하는 것은 인류가 달에 사람을 보내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당시에는 알지 못했습니다.
2. 유방암 리본 캠페인과 환자 중심의 변화
유방암 리본 캠페인은 1991년, 유방암 생존자인 샬롯 헤일리(Charlotte Haley)가 유방암 연구에 더 많은 관심과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복숭아색 리본을 제작하고 배포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화장품 회사 에스티 로더(Estée Lauder)와 잡지사 Self가 이를 채택하며 핑크색으로 바꾸어 핑크 리본을 유방암 인식의 상징으로 만들었습니다. 매년 10월은 유방암 인식을 높이기 위해 "유방암 인식의 달(Breast Cancer Awareness Month)로 지정되어 전 세계에서 핑크 리본을 사용한 캠페인이 진행됩니다.
3. 암 게놈 프로젝트와 맞춤형 치료
2005년, 미국의 암 게놈 프로젝트(The Cancer Genome Atlas, TCGA)가 시작되며 암 연구의 판도가 바뀌었습니다. 과학자들이 암게놈지도를 완성하면서 암은 단일 질병이 아니라 유전적 돌연변이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그러니까 암을 정복한다는 것은 상상한 것 이상의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암 환자의 유전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진 것은 조그만 성과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폐암 환자는 기존의 화학 요법이 아닌, 타깃 치료제를 통해 더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전 대통령 지미 카터(Jimmy Carter)는 2015년 흑색종이 뇌로 전이되었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당시 새로 개발된 면역 치료제(Keytruda)를 사용해 암을 극복하였습니다. 면역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 체계가 암을 공격하도록 활성화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지미 카터의 사례는 면역 요법의 혁신적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암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습니다.
4. 미국의 '문샷 이니셔티브 (Cancer Moonshot Initiative, 2016년)'
'문샷 이니셔티브 (Cancer Moonshot Initiative)'는 2016년 당시 미국 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Joe Biden)이 주도한 암 연구 가속화 프로젝트입니다. 이 이니셔티브의 목표는 암 연구의 발전을 가속화하여, 향후 5년 동안 이루어질 연구를 2년 내에 달성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아들 보 바이든(Beau Biden)을 뇌암으로 잃은 개인적인 경험이 이 이니셔티브의 강력한 추진 배경이 되었습니다.
과학적 도전과 혁신을 통해 인류가 달에 착륙했던 "문샷(Moonshot)" 정신에 빗대어, 암 정복을 향한 과학적 노력을 가속화하고자 이 프로젝트를 명명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암 연구에 있어 기존의 연구 속도를 극적으로 높이고, 치료법 개발과 데이터 공유를 통해 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연구 기금으로 18억 달러를 투자하여 암 연구 프로젝트를 대폭 지원했습니다. 다양한 연구 기관과 대학이 협력하여 유전자 분석, 면역치료법 개발 등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된 바이든은 2022년 문샷 이니셔티브를 재출범하며 2030년까지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그는 혁신적 치료법, 예방 연구, 그리고 기술 혁신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암을 관리 가능한 질병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암 연구는 더욱 정밀하고 통합적인 접근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습니다.
암과 권력은 언뜻 보기엔 전혀 다른 개념처럼 보이지만, 그 속성을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둘 다 통제와 성장이라는 키워드 아래 존재하며, 그 속성이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암세포와 권력의 본질은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생명을 살리기도 하고 파괴하기도 합니다.
암은 통제되지 않는 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을 통해 발생합니다. 정상적인 세포들은 몸의 필요에 따라 분열을 멈추지만, 암세포는 멈추지 않고 끝없이 자라납니다. 권력도 마찬가지입니다. 권력의 본질은 성장하고 확대되는 데 있습니다. 통제되지 않는 권력은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며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려 합니다. 암과 권력 모두 적절한 통제 없이 계속 성장할 때, 시스템 전체에 파괴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의 삼권분립을 통해 권력을 견제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지 권력은 괴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암세포는 원래 건강한 세포였으나, 돌연변이를 통해 자신의 본래 목적을 잃고 스스로를 유지하는 데만 몰두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권력도 본래의 목적은 공익을 위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시작하면, 그 권력은 공익 대신 사익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됩니다. 암세포와 같이, 목적을 잃은 권력은 조직 전체를 파괴로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암의 치료에서 핵심은 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정상적인 균형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항암 치료는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며, 면역세포가 다시 통제권을 가지도록 돕습니다. 권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권력이 건강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내부의 견제와 균형이 필요합니다. 법, 제도, 언론, 시민사회와 같은 견제 장치가 권력을 감시하고, 통제하며, 권력이 부패하지 않도록 돕습니다.
암과 권력은 모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가능성이 통제되지 않으면 파괴적이 될 수 있습니다. 암은 생명을 위협하지만, 권력은 사회의 균형과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합니다. 암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과학적 연구와 체계적인 치료를 통해 싸워야 하듯, 권력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윤리, 그리고 시민의 감시가 필수적입니다.
암세포는 스스로를 유지하기 위해 주변 자원을 무제한으로 소모합니다. 결과적으로 건강한 세포가 필요한 영양소와 산소를 빼앗기고, 신체 전체의 균형이 무너집니다. 부의 축적도 이와 비슷한 경로를 따릅니다. 자본과 자원의 집중은 사회적 약자와 취약 계층이 필요한 자원을 빼앗으며, 공공 시스템의 균형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사회적 갈등을 유발합니다.
생명의 기능은 모두 효소라는 단백질에 의해 작동합니다. 그런데 효소의 기능은 적절한 pH, 온도, 농도,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적절하게 주어져야 합니다. 한국인들은 “적당히”라는 말을 아주 애용합니다. 자연에는 절대적인 값이 없습니다. 상황에 맞는 적당한 양 만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밤샘을 하면서 아무리 공부시간을 늘린다 한들 시험점수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 몸은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하는 적절한 에너지 사용량이 있습니다. 이것을 지나치면 부작용이 생길 뿐입니다. 오히려 몸만 망가지고 말죠. 그러니까 성현들이 너 자신을 알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최상의 컨디션을 발 휘하는 내 능력을 알아야 하는 거죠. 이것을 지나쳐도 또는 모자라도 나는 최상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계엄과 탄핵으로 무거웠던 한 주
원한 깊어 한 맺힌 고대 신,
권력의 길은 죽음의 향기,
슬픔 속에 역사는 끝이 없네.
-성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