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남을 살린 나, 나 자신은 왜 망쳤는가?
나는 자타공인 '체육인'이다.
고등학교 시절, 체대 입시를 준비하며 입시 체육을 시작했고, 원하는 대학에 진학해 4년간 생활체육을 전공했다. 학사학위를 받고 졸업을 했으며 태권도 공인 4단, 복싱 생활체육 2년 경력, 그리고 군 생활은 조금 남다르게 특전사에서 복무했다. 제대 후에는 전공을 살려 호텔과 여러 커뮤니티 헬스클럽에서 일했고, 정규직으로 승진해 2년간 근무한 후 헬스클럽을 직접 차려 8년간 운영해 왔다.
누구보다 운동을 잘 알고, 운동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체형과 건강을 관리해 온 전문가다. 나를 믿고 개인 지도를 맡긴 수많은 회원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고 떠나갔다.
그런 내가,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건 바로 이것이다.
"왜! 나는 나 자신의 관리는 이 모양인 거야~!"
물론 나도 '몸짱'이던 시절이 있었다.
군 제대 후, 사회에 몸짱 열풍이 불었고, 누구보다 자신 있었던 분야였기에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친구들 사이에서 부러움을 샀고, 뿌듯했다. 하지만 세월은 흐르고, 신체는 노화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말해 핑계에 불과하다.
사실은, 단지 움직이기 귀찮아졌고, 20~30대 시절, 벌크업 욕심에 무리한 중량을 사용했던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을 뿐이다. 이제는 50세를 코앞에 두고, 팔과 다리 관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결국, 남들 건강 챙기느라 정작 내 몸은 돌보지 못한 전형적인 실패형 체육인이 되어버렸다.
운동은 점점 나와 멀어졌고, 어느 순간엔 운동 자체를 내 몸을 망가뜨린 원흉으로 여기며 미워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무절제한 식사와 음주가 이어졌다.
정기 건강검진 결과는 말 그대로 '낙제점'이었다.
의사는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며 진지하게 경고했고, 현재 내 몸 상태는 다음과 같다.
.키:173cm
.몸무게:87kg
.BMI:30(비만)
복용 중인 약:고혈압, 고지혈증 등
누가 봐도 비만이고,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나'였음을 알고 있다.
'모른다'가 아니라, '못 한다'가 문제다.
식단 조절도, 운동도 방법은 잘 안다.
하지만 문제는 내 식탐과 식욕이다.
건강을 되찾겠다 결심하고 다이어트를 시작해도, 일주일을 넘기지 못했다.
음식 섭취를 줄이며, 그 좋아하는 탄수화물과 밀가루가 사라지자,
혈당이 떨어지고 공황증세가 찾아왔다.
공포 → 폭식 → 관절 통증 → 활동량 감소 → 위 용량 증가 → 지방 축적.
악순환이었다.
이 고리를 끊지 못하면 정말 위험하다는 걸, 나도 알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오늘, 나는 병원을 찾으려 한다.
최근 유행하는 복부 주사 치료에 대한 상담을 받기 위해서다.
이는 복부 지방층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이다.
물론 운동도 병행해야한다. 효과는 확실하지만, 부작용의 가능성도 있어 장단점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고위험군 치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이야말로 결단과 실천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브런치 독자 여러분도,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이거나, 자신만의 전문성을 갈고닦고 있는 분들일 것이다.
전문가란 단지 지식을 많이 안다고 불리는 것이 아니다.
꾸준히 자기 자신을 단련하고 발전시킬 때, 그 호칭이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
나처럼 자기 관리에 실패한 전문가로 전락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나 역시 이 상황에서 반드시 벗어나 다시 '진짜 전문가'로 돌아갈 것이다.
혹시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독자분들이 계시다면,
이번 복부주사 치료를 직접 경험한 후 자세한 후기를 다음 글에서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브런치 작가님들 모두, 건강한 삶을 꾸준히 이어가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