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을 평가한다라는 것
오랜만에 모니터 앞에 앉았다. 글과 멀리한 시간이 꽤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브런치에 올라오는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꾸준히 읽곤 했다.
글은 내 삶에서 중요한 소통 창구다. 그런데 본의 아니게 한동안 글을 멀리했다.
왜냐하면 나를 증명해야 되는 시간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면접] 이란 것이 나를 압박하고 짓누른 시간들이었다.
반백살을 살아도 면접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나는 기간제 위촉직 공무원이다.
승진의 길은 막혀 있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면 공공기관에서는 실무 경력자를 채용하는 공고가 올라온다.
나는 이러한 공고를 통해 나에게 맞는 직위에 지원하고, 경력을 통해 '영전?'을 노리는 수밖에 없다.
매일 홈페이지를 접속해 내 경력과 맞는 분야를 검색하고, 응시원서를 넣는 일의 반복.
스트레스가 컸다. 직급이 높은 직위일수록 면접은 더욱 치밀하고 엄격하게 진행됐다.
일반 공무원처럼 필기시험과 승진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현장지휘 투입이 가능한 직위의 경력직을 평가하는 자리였으므로
면접관들의 눈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나는 그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겪으며,
글쓰기마저 잠시 내려놓았다.
세상은 내가 원한다고 다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다.
나보다 더 유능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면접을 복기하며 스스로를 자책하는 시간이 길었다.
"왜 그때 다른 경험을 말하지 않았을까?"
"왜 순간 당황해 말이 흐트러졌을까?"
그 모든 질문과 답변이 머릿속에서 반복되며 나를 괴롭혔다.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마음은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조금씩 깨달았다.
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완벽한 답변이 아니라,
직무 적합성과 태도, 그리고 인간됨을 보여주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20대에는 제약 대기업 면접을 보고,
30대에는 대형 휘트니스클럽 면접을,
40대에는 헬스클럽을 운영하며
반대로 면접관의 입장에서 트레이너를 뽑는 면접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제 50세에는 다시 지원자로 면접을 보고 있다.
돌고 도는 인생 속에서 면접은 한자 그대로,
얼굴을 마주하고 접촉하며 평가하는 과정이었다.
순간 당황하고, 예상치 못한 질문에 머뭇거리고,
결과를 기다리며 마음이 흔들리는 일도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이번 면접에서 부족했던 점, 아쉬웠던 답변들,
당황했던 순간들은 모두 나의 경험과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였다.
공공기관 커뮤니티에서 주민을 상대하며 민원을 처리했던 경험,
금연지도원으로 현장에서 단속과 계도를 반복했던 경험,
시민의 마음을 이해하며 지도한 경험들은 모두 직무와 연결될 수 있는 나만의 강점이었다.
결과가 어떻든,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과 앞으로 살아갈 자세다.
면접의 굴레는 여전히 반복될지 모르지만,
그 굴레 속에서 나는 매번 나 자신을 점검하고,
배우고, 성장하려 한다.
가까이 또 한 번 새로운 기회의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모처럼 모니터 앞에서 글을 쓰고 있다.
이 순간만큼은 마음의 자유를 누리는 시간이다.
결과는 통제할 수 없지만,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 기록하는 것,
다시 일어서려는 태도는 통제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쓴다.
면접이든, 인생이든, 마음 졸이는 순간이든,
결국 나는 깨어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금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