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마음을 끄적이는 게, 입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게 그저 떼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꼭꼭 숨겼다. 마음 깊은 곳에 아무도 모르게. 점점 얼굴색부터 변하던 나는 몸으로 스트레스가 쌓였다는 게 증상으로 나타났다. 하혈을 했고, 피부가 뒤집어졌고, 금방 체력이 소진되었다.
"그냥 떼써! 마음껏! 괜히 숨기다가 아프면 더 심해지면 어쩌려고 그래!"
나의 진심을 알아주고, 하나라도 더 귀 기울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말하면서 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요즘 가까이 지내는 사람도 본인에게 다 털어놓으라며,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나는 그래도 된다고.
그냥 떼쓰는 것 같아서,
그래서 그랬어.
그래서 숨겼어.
그래서 점점 동굴로 깊이 들어갔어.
그러나 결국 이것은 나를 안 좋은 결말로 밀어붙이는 과정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만의 정신이 건강해지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