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연결 통로로 인연이 닿은 사람.
지금 내 옆에 있는 짝꿍이다.
어떻게 이렇게 연결될 수가 있지?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 싶은데,
뭐 이런 경우도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에게는 겹치는 지인이 한 명 있었다.
상대방에게는 중학교 동창, 나는 그냥 아는 사람.
어느 날, 그 사람은 내 인스타그램에 팔로우를 걸었고, 나는 모르는 사람은 친구 신청을 안 받고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모르는 사람이 아는 사람이 되었고 우리는 그렇게 연결이 되었다.
아마 겹치는 지인이 없었더라면, 내가 차단을 했을지도 모른다.
웬 이상한 사람이 친구신청을 했다면서 말이다.
우리를 연결해 준 큰 연결고리는 바로 취미였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우리는 서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았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새벽까지 이어진 적도 있다.
이런 사람을 왜 이제야 만났지 싶다가도, 결혼하기 전까지 모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현재에 일단 최선을 다해야지. 최선을 다해 아껴줘야지 하며 살아간다.
이전 연애에서는 좋은 것을 나눠주는 훈련을 받았다면,
이번 연애에서는 좋은 것을 아낌없이 받는 훈련을 받는다.
연애를 하게 된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아서 콩깍지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 순간만큼은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높여주는구나'라는 고마운 마음이 든다.
내가 무엇을 하든지 사랑의 눈으로 바라봐준다. 나의 상처와 아픔을 드러내면, 그것 자체로 봐주고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지 오히려 함께 이야기를 나눠준다.
때로는 남동생처럼, 때로는 오빠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아빠처럼 그렇게 내 삶에 스며든다.
어쩌면 이번 연애를 통해, 이전의 연애하던 모습을 비교하는지도 모르겠다.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생각해서 내가 아무리 힘들더라도 꾹 참고 괜찮은 척 연기를 했는지도.
그래서 '나'라는 사람을 잃어버렸었는지도.
그런데 이번에는 뭔가 조금 다른 느낌이다.
내가 온전히 '나'로 존재한다.
투정 부리는 나, 함께 기뻐하는 나, 농담 주고받는 나, 할 일을 하는 나, 사랑스럽게 보는 나.
사랑은 그렇게 이어지는 것 같다.
이 사람이 어떠한 행동을 해도, 그 사람 자체로 존중하고 인정해 주는 그런 사랑.
나는 이번 연애에서도 또 다른 배움을 얻는다.
요즘은 고슴도치처럼 예민해져있는 시기에 투정을 많이 부리지만,
그래도 사랑의 눈으로 바라봐주는 너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이 동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