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평생 연애를 못할 줄 알았다

by 세은

주변에서는 하나둘씩 연인이 생기는데, 나는 안 생기는 거로 보아하니 연애를 평생 못할 줄 알았다.

뭔가 시기나 시샘보다는, 짝을 잘 찾는 사람들이 신기했다. 어떻게 그런 사람을 찾기라는 생각에 그들의 능력이 부러웠다.

그렇다고 해서 옆자리에 누군가가 없어서 외로움을 느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나 혼자만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학생이 되고 난 후, 다른 사람들은 CC를 하고 싶어서 눈에 불을 켰는데, 나는 딱히 연애에 관심이 없었다.

그저 내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았다. 전공이 유아교육이라 여자들이 많았기도 했고 말이다.

그렇게 나는 연애 스위치를 끈 상태로 4년을 지냈다. 언젠가 나와 맞는 사람과 이어지겠지 하면서 흘러가는 대로 살게 내버려두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에 그저 오빠 동생으로 지내던 사람과 이어졌다. 성인이 되고 난 후의 첫 연애라 그런지, 아니면 사람 자체가 원래 그런 것인지, 어른스러운 연애를 하고 싶었다.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닌,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닌,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그런 연애. 그런데 마냥 어른다운, 어른스러운 연애를 지속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처음과는 사뭇 다른 이기적이고 더 악한 모습을 발견한 나는 지쳐서 헤어짐을 고했다. 그렇게 서로에게 더 맞는, 좋은 사람을 만나라며 선을 그었다.


한동안은 '연애'라는 단어를 멀리했다.

뭔가 한 가지를 하면 진심으로 하는 사람인 나에게 연애는 그저 걸림돌을 동반한 상처와 아픔을 얹어준 것이었기 때문에,

연애 생각이 별로 없었다. 사라졌다고 표현해야 하는 게 맞겠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좋아하면 더 땡큐이고.


헤어지면 끝인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다 보니, 또 한 번 이성과 엮였다.

여기에서 팩트는 상대방은 어땠을지 몰라도, 나는 연애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락을 주고받다 보니 나와는 참 다르고, 이상한 사람인 것 같아서 끊어냈다.

내 인생에 연애라는 게 올까 싶다가도, 때가 되면 오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아무 기대 없이 또 한 번 나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갔다.


그런데 어느 날, 뜻밖의 통로로 인해 누군가와 연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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