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한국 학교 교사 대상 강의
명퇴 후,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가 제가 가진 지식으로 강의를 하는 일이었어요. 감사하게도 작년부터 <초등 공부의 본질, 문해력 / 서사원> 이라는 책이 출간되면서 다수의 강의 요청이 있었어요. 그중 대부분은 주중 오전에 이루어지는 도서관 강의이다보니 현직 교사로서 불가능하여 거절했어요. 그러다가 한 번은 주중 저녁 강의가 개설되어 겸직을 신청하고 했답니다. 하지만 저녁 강의는 여러가지 고충이 있답니다.
"강사님! 우리 도서관에서 저녁 학부모님 독서 강의는 처음이에요. "
난색을 표하며 도서관 주무관님이 고개를 갸웃했을 때, 알아차렸어야 했답니다. 수강 인원 모집이 쉽지 않았어요. 일단 제가 유명 강사가 아니기도 했고요. 주중 저녁 강의는 자녀들이 있다 보니 수강생들이 기피하는 강의 시간대였어요.
어쨌든 총 8명이 겨우 모였고, 4주 동안 이어지는 강의에 단 한 분도 결석생도 없이 잘 마무리했답니다.
올해는 퇴직을 했으니까 주중 강의도 할 수 있다며 자신만만했는데 준비가 되었을 때 기회는 오지 않았습니다. 출간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출판사 홍보도 끝났고, 저 또한 셀프 홍보가 잘 안되는 작가라서 한 동안
'이게 아닌데...' 라는 자괴감에 빠져 있을 때, 이마트, 홈플러스, 현대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강의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동화책이 출간되면서 <작가와의 만남> 강의도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제 책상 달력에는 8월까지 강의 일정이 총 20개가 넘게 기록되어 있답니다.
대부분 문화센터 강의이긴 하지만요. 이렇게 저를 찾는 곳이 많아졌다는 사실에 감사함과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특히 지난 금요일날 했던 강의는 제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을 만큼 뜻깊은 강의였답니다. <오클랜드 한국 학교 교사들을 위한 아동 글쓰기 연수 강의> 였답니다.
요렇게 뉴질랜드 한국 학교측에서 강의 홍보 자료로 만들어 주셨어요.
본 강의를 하기 전, 오클랜드 한국 학교 교감 선생님과 줌 사전 미팅까지 하며 최종 강의안을 두고 이야기까지 나누었습니다. 사전 미팅은 처음이라 당황했는데 하고 나니 수강생의 니즈와 현황을 파악할 수 있어서 좋은 강의를 만들 수 있는 팁을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이번 강의의 주제는 <아동 글쓰기 : 동시와 생활문 쓰기를 중심으로> 였고, 일기 쓰는 법과 독서 감상문 쓰는 법도 알고 싶다는 요청이 있어 강의 내용에 포함했답니다.
무엇보다 한 달 동안 강의를 준비하면서 "어? 왜 이렇게 즐겁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강의 준비는 생각할 게 많고, 레퍼런스할 자료가 많다보면 정리 부분에서 애를 먹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 강의는 굉장히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나눔의 의미가 더 강했던 강의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원래 기버가 행복한 법이거든요!)
강의 전달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글쓰기 관련 활동지 자료를 많이 만들어 드렸거든요. 공유 가능한 구글 드라이브 속에 동시와 생활문 쓰기에 관한 활동지를 담아 드렸고, 이 자료를 프린트만 해서 쓸 수 있도록 해 드렸어요. 그리고 자체 편집 가능한 상태로 드렸답니다.
'뭐라도 드릴 게 더 없나?'
그런 마음이 들게 한 강의였어요. 제 마음이 와 닿았는지 강의 당일날 총 38명의 한국 학교 교사들이 모였고, 적극적인 참여와 반응을 보여 주셔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강의였답니다.
강의 말미에 이런 말을 했답니다.
"여기 선생님과 한국 교사들의 공통점을 찾았습니다. 바로 열정이 있다는 거였어요. 열정적으로 가르치시는 선생님들 모습, 멋지세요!"
늦은 시간까지 모두 줌 화면을 켜 주시고, 제가 제시하는 글쓰기 실습 과제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 주시는 모습,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