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MZ 사원 14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우주 Jul 20. 2023

왜 해야 하나요?

의견대립?

입사한 지 일곱 달 째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또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알아가며 조금씩 자부심을 느껴가고 있다. 진입 장벽이 높은 기술이라고 생각되는 보안 영역이었지만, 공부하다 보니 미래 가치가 높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러한 자부심은 프로젝트를 성황리에 끝내겠다는 책임감으로 이어졌다. M책임님이 시키지 않더라도 고객이 따로 시키거나 스스로 찾아서 이슈를 해결해 나갔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신입 2개월 차에 하던 야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때 퇴근하던 시간에 최근하면 오히려 좋겠다 싶었다.

이슈를 해결하고 성장해 나가는 나의 모습을 볼 때면 힘듦이 잊히곤 했다. 바쁜 와중에 이해 못 할 일들이 나에게 주어졌다.


"우주님, 저희 프로젝트와 우주님이 하고 계신 프로젝트가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우주님이 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 네! 제가 하겠습니다."


 M책임님은 자신과 비슷한 프로젝트를 내가 하고 있다는 것을 핑계로 종종 나에게 일을 시키셨다. 처음에는 M책임님은 알고 계시는 내용이기 때문에, 하면서 배우라는 뜻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학습들은 바쁜 나에게 어느 정도 부담이 되곤 했다. 


"우주님, 이거 테스트 이렇게 하지 말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해 줘"

"네, 근데 M책임님 이거 왜 해야 하나요?"


 질문과 함께 주변의 시선이 나에게 쏠림을 느꼈다. M책임님은 당황하시며 말을 더듬으시며 대답하고 자리로 돌아가셨다. 나는 책임님의 말씀이 이해가 가지 않은 채 일을 계속했다. 그날, 저녁을 먹는데 뒷자리에 앉아 계시는 분이  "우주님 조금은 기를 죽이면서 사는 것도 회사 생활에서 도움이 돼. 회사에서 누군가는 듣거든"이라고 말하셨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갑자기 왜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지?'라고 생각했지만, '네 ㅎㅎ 알겠습니다 ㅎ'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 말을 듣기 전까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몰랐다. 집에 와서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라며 M책임님과의 상황을 되짚어 보았다. 하지만, 내가 내린 결론은 '잘못된 것이 없다'였다. 내가 일을 한다면 적어도 무슨 일을 하는지, 일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해서 알고 진행하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닐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모든 사람들은 아니겠지만, 몇몇 기성세대 사람들은 이를 반항으로 느끼고 좋지 않게 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누군가의 시선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성격의 나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고 했지만, 이해 안 되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왜 해야 하는지 물어보았던 질문은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목적을 알기 위함이었는데, 왜 화가 났다고 사람들이 생각했을까? 오히려 일에 대한 이해하고자 하는 신입사원의 자세에 대해 칭찬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닐까?

이전 13화 호기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