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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MZ 사원 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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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우주 Jul 23. 2023

무시 못할 경험과 짬

현자타임

 입사한 지 열 달 째다. 어느덧 제품 양산을 계획하며 시기를 정하고 있었고 나도 제품 테스트 케이스를 만들어 경우 별 테스트를 수행하며 점검을 하고 있었다. 한번 양산을 시작하게 되면 쉽게 수정을 할 수 없다. 수정을 하고자 한다면, 수정의 이유를 논리 정연하게 보고서를 작성하여 윗사람들까지 승인을 받는 많은 시간과 긴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이미 고객에게 납품한 제품에 있어서도 책임이 있기 때문에 제품의 검증은 상당히 중요했다. 지금부터의 업무는 개발보다는 검증을 신경 쓰며, 고객사에 최종 컨펌을 받기 위한 시기로 들어섰다.

 테스트를 하는 도중, 협력사로부터 마지막 소프트웨어를 제공받았다. 이제 곧 제품이 출시될 텐데, 이걸 왜 이제야 주는 걸까,, 라며 협력사를 탓했다. 기존 제품으로 양산 전까지 동작을 테스트 하고 싶었지만, 신규 소프트웨어는 버그를 수정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적용할지, 말지를 검토해야 했다. 


 우선 해당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기 위해 환경을 셋업 했다. 환경을 셋업하고 소프트웨어를 새로 다운로드하던 와중, 문제에 직면했다. 정말 기본적인 문제에서 막힌 것이라 생각했던 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도 만져보고 저렇게도 만져보았지만, 에러는 해결되지 않았다. 해당 이슈가 너무 간단하다고 생각되는 터라, 물어보면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아 물어보지도 않고 혼자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해당 이슈만 보고 있는지 어느덧 1주일과 3일이 지났다. 이쯤 되니까, 아직 이런 것도 해결 못한다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양산을 위한 검증도 해야 했던 나는 더 이상 해당 이슈를 보는 것에 시간을 쓰면 안 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누군가에게 여쭤보기로 했다.


"M책임님, 정말 간단한 거 하나만 여쭤봐도 될까요? 이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한 것 확인하려고 하는데, 적용이 안 돼서요.. 혹시 뭐가 문젠지 아실까요?"

"잠깐만 확인하고 알려줄게. 메일로 보내줘"


(30분 뒤)


"아 이건, 앞에 설정이 잘못된 거 같은데, 이 부분을 요렇게 바꿔주면 돼"

"아 헐.. 저 이거 해결하려고 10일을 봤는데, 30분 만에 해결하셨네요... "


 현타가 찾아왔다.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10일 동안 여러 방법들을 찾아보고 적용하면서 못 찾았던 문제를 M책임님은 30분 만에 문제를 해결하셨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물어볼걸.. 할 것도 많은데 시간 아깝네..'


 스스로 자괴감도 느꼈지만, 짬아라고 흔히 말하는 경력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늘 내가 나름대로 공부하고 나만의 주장을 하더라도 들으시던 M책임님은 사실 대단한 분이라는 것을 또 한 번 인지했다. 현타가 찾아왔지만, 열심히 해서 나도 저렇게 멋진 사람이 되어야겠다며 또 한번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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