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온종일 걸어 다니느라 몸은 몹시 피곤타 아우성을 치는데 나는 이상하리만치 잠이 오질 않는다.
새벽 3시다.
불면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잠에 들지 않고 온전히 깨어 있다.
분명 나는 지금 소망하고 갈망하는 것이 있는 것이다.
몹시도 불안하고 초조하지 않으니 염려나 걱정이 있음은 아니란 걸 안다.
그렇다면 무엇일까 생각하니 나는 갈망하고 소망하는 것이 있을 때면 언제나 이러했다.
일부러 잠을 쫓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잠들지 않는 것이다.
세상이 잠잠하고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었다.
온 마음을 다해 내 간절함이 닿을 수 있도록 담담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이제야 모두 잠들듯하고 귀신도 제 집을 찾아갈 때까지 그래서 내 바람이 가는 그 통로에 막힘이 없도록 간절함의 기도를 위해 잠들지 않고 나만의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의 간절함은 언제나 내 머릿속, 마음속, 입속,을 떠나지 않고 맴돌고 있다.
주문을 외우듯 주술을 외우듯 그렇게 내 전부를 담아 되내이고 있다.
그것은 내 기도의 창이 열리는 시간 그 창에 내 간절함이 닿기 전 통로가 닫혀버리면 안되기 때문에 희미하게라도 그 짧은 순간 그 통로를 넘어서는 내 간절함의 소리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도의 통로가 열리는 그. 시.각.을 기다리면서 나는 온종일 온마음 다해 그렇게 몇날 며칠을 반복하고 있다.
이 기다림의 시간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내 이 간절함이 원하는 그곳에 닿아 변화가 찾아올 때까지 나는 반복하게 될 터이다.
간절함이 가지는 그 힘을 나는 믿는다.
간절함은 끝나면 안 된다.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렇게 나의 일분일초 그 이하의 미세한 시각까지 함께해야 한다.
짧은 아주짧은 순간의 한순간을 놓쳐도 어쩌면 내 간절함은 왜곡되어질 수 있고 원하는 그곳에 닿는 힘이 부족해질 수 있음이다.
그래서 나는 요 며칠 숨 쉬는 것조차 방해될까 염려하는 마음으로 이렇듯 간절함을 풀어내고 있다.
부디 내 기력이 소진되어 나가떨어지기 전에 이 감절함이 원하는 그곳에 닺기를!
드디어 나만의 때가 되었다.
나는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세수를 하고 옷매무새를 다듬고 그렇게 나의 정해 둔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읊조린다.
나의 간절함을 읊조린다.
한번 두 번... 셀 수 없이 많은 그 읊조림이 그곳에 전해질 수 있기를 바라며 또 읊조린다.
어쩌면 나만의 의식일 수 있을 이것.
어쩌면 나만의 징크스일 수 있을 이것.
나는 이것의 가치를 알기에 나는 또 오늘 이렇게 이기적인 나만의 간절함을 읊조리게 된다.
그러하니 오늘 나의 깨어있음은 나에게 찾아온 또 하나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인 것이고 나는 이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려 애쓰고 있으며 결국 이 변화는 내게 찾아온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것임을 안다.
그러하기에 내가 받아들일 이 기회에 정성을 담고자 함이다.
그 정성스러움이 곁들여질 때 기회가 기회일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오늘 찾아와 준 나의 깨어있음이 반갑고 고마운 것 또한 바로 이러함 때문인 것도 나의 이기로움 때문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