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잠에서 깨어 눈을 뜨면 기지개를 편다.
팔과 다리를 쭉 뻗어 몸의 길이를 쭉 늘린다.
팔과 다리를 쭉 핀 상태에서 허리와 엉덩이를 흔들흔들 흔들며 몸의 긴장을 푼다.
그리고 그 상태로 멈추고 손끝 발끝을 세심히 펼치면서 되내인다.
하루 주문을 외는 것이다.
"오늘은 참 좋은날! 주인없는 우주만물의 좋은 기운은 모두 나에게로 오라!"
그렇게 주문을 걸듯 정해둔 횟수만큼 되내이고나서 내 안 에너지를 놓칠새라 다리를 모아들고 가슴팍으로 끌어당겨 한참을 웅크린다.
그렇게 허리의 근육을 풀고 난뒤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곤 본격적인 아침을 맞는다.
요즘같은 쨍한 여름날엔 그냥 지나치지만 봄, 가을, 겨울엔 매일 아침 거실 커텐을 걷어내고 떠오르는 아침햇살을 한껏 받는 것도 빼먹지않고 하는 아침 의식중에 하나다.
그리고 보면 나는 지금껏 동쪽하늘을 언제나 볼 수 있는 멋진 집에서 살았다.
참 멋진 일이다.
계획하지 않고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아침햇살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새삼 놀랍고 멋진 일이다.
그런데 나는 이런 하루의 시작을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 소리소문없이 해왔다.
이기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나만의 의식에 불순물이 스며들까 염려하여 사전 차단을 위함이었다.
그러다 어느날 둘째아이에게 나만의 의식을 행하던중 발각되고 말았다.
거실 창가에서 두 눈을 지그시 감고 두 팔을 벌려 아침해살 기운을 충전하는 내모습을 보고는 엉덩이를 톡톡치면서 물어왔다.
"엄마! 뭐하는거야?"
순간 아! 들켰구나 하는 생각에 당황스러웠지만 애써 태연한척 아이에게 웃으며 말했다.
"어~~어. 이거 엄마 지금 아침 주문을 외우는거야
태양에너지를 충전하면서 주문을 외우면 오늘하루를 멋진하루로 만들수 있거든"
그러자 아이는 더이상의 질문도 없이 내 옆자리에 서서 팔을 벌리고 두눈을 지긋이 감고는 자기만의 주문을 소리내어 말한다.
"오늘하루 우리 가족 건강하게 해주세요!
오늘하루 우리 가족 행복하게 해주세요!
오늘하루 우리 엄마아빠 일 잘하게해주세요!"
나는 아이의 주문을 듣고 반성한다.
'아!나는 아직 미성숙하구나'
아이와 맞은 어느날의 아침덕분에 내 주문에는 하나의 문장이 생겨났다.
'"오늘은 참 좋은날! 주인없는 우주만물의 좋은 기운은 모두 나에게로 오라! 오늘하루도 세상에 이로운 사람이 된다."
그러면서 나는 간간이 하던 이런 일상에 주문을 담는 얘기를 이제는 잔소리처럼 큰아이와 둘째아이에게 시시때때로 말한다.
아침에 일어날때 니가 바라는 인생을 주문처럼 읊조려보라고 말이다.
양껏 기지개를 피면서 밤새 주인 잃은 좋은에너지를 끌어 모아보라고 말이다.
잔소리로 모자라면 아침 아이들을 깨울때 나의 모닝콜은 "기지개피고 일어나자, 주문과 함께!'이다.
아이들은 나의 이런 얘기에 크게 귀기울이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개의치않고 아이들에게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어 참 좋다.
그냥 아이들이 잔소리로 흘려들어도 좋다.
그냥 아이들에게 생활소음정도였으면 한다.
그건 그냥 크게 의미두지않고 사사로이 하는 이 잔소리같은 말들이 제 역할을 해 줄꺼라 믿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살면서 어느날 문득 인생에 힘듬이 찾아드는 그때에 생각날지도 모른다는 기대.
혹 힘듬의 시간속에 이 잔소리가 힘듬을 마주하는 방법이 되어줄 지 모른다는 희망.
내 엄마도 나에게 이런 잔소리를 귀에 못딱지가 앉을만큼 해주셨던건 아마도 지금 내가 갖는 혹여나 하는 바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안다.
엄마가 나에게 했던 그 잔소리는 엄마가 내게 남겨준 위대한 유산이란 것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