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탑!
멈추고자 한다.
어느 지점 즈음에선 반드시 멈추기도 해야 한다.
나름 나만의 노하우이다.
지금이 어느 지점 즈음이란 생각이다.
그동안 이것저것 새로운 것의 즐거움으로 이 지점에 집중을 했다.
무분별하게 닥치는 대로 주어지는 즐거움을 맛보느라, 가질 수 있는 즐거움을 쫒아서,
새콤달콤 감각적인 즐거움에 도취되어
이 한 지점에서 나는 몹시도 열중했다.
생각이
'아! 이것이 어느 지점이구나'
라고 할 때
이즈음에 귀 기울여야 하는 것은 바로 생각보단 마음이었다.
생각은 합리성과 이성을 앞세워 익숙한 길을 안내한다.
하지만 마음은 직관적이라 그냥 나의 더듬이를 활성화시켜 준다.
이때 나는 몇 번의 선택을 했던 경험이 있다.
직관보단 이성이 올바르다는 이유로,
충동적인 것은 위험하단 이유로,
현실적인 요건을 핑계 삼아,
마음보단 생각을 믿고,
생각의 그것을 선택했었다.
그 선택 덕분에 나름 성과도 있었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흡족할 만큼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나는 언제나 불안하고 있다.
어떤 선택이든 지금의. 이불안과 함께라면 지금쯤은 달라도 좋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이번엔 이 즐거움을 쫓아 마음이 달래는 길로 가보려 한다.
그 길이 무엇이든 언제나 나는 그러했다.
선택의 길에서는 완전한 멈춤이 필요하다.
멈춤은 절연이다.
멈춤은 준비이다.
그래서 멈춤은 시작에 대한 예의이다.
구질구질하게 잔상을 남기고 그 잔상을 끌어안고 있어서는 내 선택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이다.
나의 선택에 대한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 멈춘다.
브레이크를 꽉 밟고 멈춘 후 완전히 시동을 끈다.
그리곤 잠시 쉰다.
쉬는 것이란 핑계로 양껏 게으름을 피운다.
달려온 시간 동안의 열을 식히고 다시 달려볼 준비를 해야 함이다.
설레임인지 불안인지 두려움일지 모를 두근거림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함이다.
그리고 이 두근거림을 잊을 만큼 몰두해야 한다.
내 귓전에 내 심장이 요동치는 소리를 듣지 못할 만큼의 열중으로 내 일상이 가져다줄 만족감을 만끽하기 위함이다.
해가 중천에 떴음에도 아랫목 따사로운 이부자리 속에 꼬물거리며 게으름을 피우는 지금 이 또한 참 행복하다.
푸지게 자고 뻑적지근하던 몸도 흐물흐물거리듯 노곤노곤하고 부어올랐던 손발은 부기가 쏙 빠져나간 덕에 기분 좋은 가벼움에 웃음이 난다.
기지개를 피고 맞이할 일상에 살짝 흥분된다.
양팔을 뻗어 올리고 허리를 좌우로 뒤틀면서 다리도 쭉쭉 뻗어내며 현기증이 날만큼 기지개를 켠다.
이제 이부자리에서 일어나도 좋을 만큼 가벼워진 나를 느낀다.
불안이 설레임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