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언제나 잔소리 대마왕이었다.
그중 가장 많이 들었던 잔소리중 하나가 바로
밥먹어라,
밥먹고 다녀라,
밥 굶지 말어라,
제시간에 밥 챙겨 먹어라,
때 놓치지 말고 챙겨먹어라 등등의 표현으로 시도 때도 없이 엄마는
나에게 “밥먹어라”라며 잔소리를 하셨다.
살다보면 밥 먹고 싶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별일이 있어서도 밥이 먹고 싶지 않을 때가 있고,
별일이 없어서도 밥이 먹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휴일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빈둥빈둥, 뒹굴뒹굴 거리며 양껏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서 밥 생각이 없다,
어떤 날엔 배가 꺼지지 않아 밥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고등학교 다닐 적엔 시골에서 시내에 있는 학교까지 첫차타고 가고 막차타고 오고 하는 탓에
아침잠 5분과 아침밥을 바꾸고 싶었다.
내가 짝사랑했던 남자에게 사랑하는 여자 친구가 생겼을 때에도.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졌을 때에도,
그냥 갑자기 일상이 너무 심심할 때에도,
배고픔의 가벼움을 즐기고 싶을 때에도,
집중했음을 스스로 입증하고 싶을 때에도,
전날 술 먹고 속이 쓰려서도 나는 밥 생각이 없었다.
그치만 엄마는 이런 순간을 어떻게 아시는지 정말 신기하게도 화가 날 만큼 정확한 타이밍에 내게 밥 먹어라고 수없이 잔소리를 하셨고, 그럴 때 마다 발을 쿠당탕탕거리며 신경질을 부리고, 혼잣말로 먹는게 뭐 그리 중요하다고 라며 되새김질하며 엄마를 짜증스러워 했었다.
슬퍼서 너무 슬퍼서 이불 뒤집어쓰고 혼자 울고 있어도 엄마는 눈치 없이 덮고 있던 이불
걷어내며 ‘밥 먹어라, 밥 먹고 더 울어.’
피곤에 쩔어 그냥 2박3일 잠만 자려 작정한 날에도 엄마는 기어이 나를 일으켜 세우며
‘밥먹고 더 자라.’
무슨 일인가로 엄마한테 실컷 혼나고 방안에 쳐 박혀 있을때에도 엄마는
‘밥먹어라! 밥먹고 들어가’
엄마는 밥때를 놓칠까하여 언제나 밥상을 차려주셨다.
......
그 덕에 나는 무럭 무럭 자라 지금 이렇듯 잘 살고 있다.
그리도 짜증나고 나를 화나게 했던 엄마의 그 잔소리 “딸아, 밥먹어라!”
눈물 콧물 다 빼가며 가족들과 함께 둘러 앉아 꾸역꾸역 밥을 삼키듯이 먹어본 기억
잠이 깨지 않아 눈 감고 꾸벅꾸벅 졸면서도 밥상에 앉아 밥을 말아 넣었던 기억
입맛이 없어 억지로 깨작깨작거리며 겨우 밥을 대충 떼웠던 기억
서러워서 끼욱끼욱 숨조차 쉬기 어려운데 입안 가득 고인 침에 밥알을 녹이듯 목구멍으로 넘겨야했던기억..
수많은 기억들이 엄마의 이 잔소리에 엮여져 나온다.
그런데 이제는 나도 안다
엄마의 그 잔소리를 내가 알아 듣게 되었다.
“밥먹어라!”... ...
그리운 잔소리 대마왕 우리엄마, 보고싶다!
(밥)먹어라!
국어 사전 :
1.동사 음식 따위를 입을 통하여 배 속에 들여보내다.
2.동사 담배나 아편 따위를 피우다.
3.보조동사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강조하는 말.
주로 그 행동이나 그 행동과 관련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쓴다
엄마언어 사전 : 엄마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위로이고
내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