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보존의 법칙

by 떰띵두

누군가가 왜 태어난 것일까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말고 태어났으니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하게 되면 그 인생은 좀 가벼울 거라고 했다.

정말 탄복스런 말씀이 아닐 수 없다.

언젠가부터 나는 이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태어난 것에 물음표를 달지 않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물음표를 옮겨 달았다.

이왕 사는 것이니 잘 살고자 한다.

건강하게 다복하게 웃으며 따뜻한 마음으로 언제나 감사하며 살고자 한다.

물음표를 옮겨 놓고 보니 모든 것이 내 선택의 문제로 국한되어진다.

모호한 미묘한 희뿌연 무엇인가가 아닌 명쾌한 분명한 내 선택으로 모든 것이 바뀌어지고 만들어진다는 걸 인식하게 된다.

태어난 것에는 이유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태어날 때 한아름의 구슬 주머니를 하나씩 가지고 태어나지 싶다.

누구나 수천 개의 구슬이 담긴 예쁜 색동주머니를 하니씩 옆구리에 차고 태어나는 것이다..

옛날이야기 중에 한 구절에도 나오듯 위험이 닥칠 때 빨간 주머니를 던지니 불길이 도와주고 파란 주머니를 던지면 물길이 도와주고 노랑주머니를 던지니 가시덩굴이 도와주어 위기를 잘 헤쳐냈다고 하는 이야기 말이다.

이처럼 우리는 누구나 태어나면서 그 마법 같은 주머니 속에 마법구슬을 담아서 이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그런데 어느샌가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 마법구슬 주머니가 있다는 걸 잊어버린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살면 살수록 힘이 빠지고 무기력해지고 정신은 몽롱해지는지도 모른다.

힘겹다고 생각이 들 때면 이 마법구슬을 하나씩 집어 들고 던져야 하는데 그걸 못하니 사는 동안 힘겨움을 고스란히 담아내려고만 하니 그럴 수밖에..

하지만 누구나 중에 어느 누구는 갑작스레 마법주머니가 있음을 기억하고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어 던져 어려움을 가볍게 넘어온다.

그리고 또 누구는 마법주머니가 있음을 알지만 그것이 무엇이라고 그걸 아낀다고 쓰지 못하고 주머니에 담아만 두고 산다.

평생 사는 동안 써도 써도 모자라지 않을 만큼의 구슬인데도 그 흔해 빠진 마법구슬을 아끼느라 사용하지 못하는 등신도 참 많다.


나는 어느 날엔가 물음표를 옮겨다 놓았던 그날부터 시시때때로 주머니 속 마법구슬을 꺼내 던지며 살고 있다.

구질구질 엉망징창 흐리멍덩하던 모든 순간 나는 이 마법구슬을 꺼내든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면서 세상에 던진다.

그러면 명쾌해진다.

사는 것이 가벼워진다.

경쾌해진다.

예전에 나는 사람은 누구나 슬픔도, 기쁨도, 불행도, 행복도 모든 것이 똑같은 양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물리시간에 배웠던 질량보존의 법칙마냥 감정 보존의 법칙이 존재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지금 내가 아프면 내게 할당된 아픔을 미리 치르는 것이니 기꺼이 아파해줄게 그러면 남은 시간은 아픔이 덜할 거라고 믿었는데 지금은 그 믿음에 변화가 생겼다..

세분화된 감정이 균등 분배된 것이 아니라 감정덩어리의 크기가 균등할뿐 그 속 세분화될 감정은 내 선택의 몫이란 걸 말이다..

이러나저러나 누구에게나 공평하게도 감정보존의 법칙은 적용되고 있음이다..

이왕 태어났으니 사는 것이라면 주머니 속 마법구슬도 양껏 던지면서 세분화된 감정들 중 내가 원하고 바라는 감정들로만 내게 주어진 무게의 감정을 만끽했으면 한다.

이것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너도 나도 우리 모두에게 공평한 몫으로 주어진 것이니까 아끼지 말고 마법구슬 양껏 던지고 웃으면서 너그럽고 풍요롭게 잘 살았음 한다..

내 몫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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