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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깊어질 때

by 떰띵두

누군가가 궁금해지고 보고프고 그리울 때.

그때는 내가 참 외로운 거다.

그때는 내가 참 불안한 거다.

그걸 알면 나는 친구에게 안부 전화를 한다.

그걸 알면 나는 언니에게 안부 전화를 한다.

안부를 묻고 그간의 수다를 잠시 피우고 나면 나는 그들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도 뭔가 허전하고 불안하고 공허할 때.

그때는 내가 힘이 드는 거다.

그때는 내가 두려운 거다.

그걸 알면 큰 숨을 쉬고 또 쉰다.

그걸 알면 침을 삼키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렇게 나의 폐활량을 양껏 늘려 울컥이는 이 마음을 꿀떡 삼키고 끝없는 하늘을 바라보다 보면 나는 이것으로도 충분한 위안을 받는다.

그렇게 나는 내 마음을 위로하고 위안을 받는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뼛 속까지 그리움이 저며드는 날엔 나는 운다.

잦아들까 기다려보아도 이 그리움이 끝이 없이 깊어질 때엔 펑펑 통곡을 하며 운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펑펑 운다.

혹 누군가가 내 모습을 볼 지 모르지만 나는 그런 눈치를 볼 여유가 없다.

그저 펑펑 울어본다.

애쓰지 않아도 하염없이 눈물이 난다.

얼마나 울어야 그리움이 옅어질는지 모르지만 어쩌면 내 눈물이 바닥나 그리움을 잊어버리게 될런지도 모른다.

눈물이 다한건지 그리움이 지난 것인지 한참을 울고 나면 나는 웅크리고 처박았던 얼굴을 치켜들고 머리를 다듬고 옷매무새를 살핀 후 꼿꼿이 서서는 앞을 보고 걸어 나온다.

이제는 또 얼만큼 시간을 벌어 온 것이다.

그 덕에 오늘도 내일도 그리움이 찾아들기 전의 그날처럼 열심히 살아갈 수 있다.

한동안은 일상에 몰입되어 힘든 줄도 모르고 그저 웃으며 살아갈 수 있다.

오늘도 나는 언제나처럼 이렇게 그리워하고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다 그리움이 깊어질 때 그때를 내가 알아챌 수 있어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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