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에게 부치다

by 모퉁이 돌

잘 지내?


몸은 아프지 않고?


밥은 거르지 않니?


네 표현을 빌려 오늘은 내 생일보다 중요한

너의 생일이네.


대학교 땐가 네 전화를 받고

너무 놀라서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어야 했지.


가슴팍에 책을 묻고

우리 집 앞에 찾아온 네 모습이 떠오르네.


너무도 생경했던 프란츠 카프카를 소개하기도 했었어.


우리 아버지께 인사도 건넸지.


네가 꾹꾹 눌러쓴 십여 통의 편지는

아직도 고향집 서재에,

그리고 주먹보다 작은 내 심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단다.


예술의 전당에서 뮤지컬 '렌트'를 보고

심야영화를 보며 밤을 지새운 기억도 나네.


너와 나, 그런 추억들로

우리 여기까지 살아왔다.


비록 지금은 멀리 떨어져 지내지만

우리 죽어도 천국에서 볼 수 있을 거니

난 괜찮아.


네가 있어 줘 늘 고맙다.


그렇게 주 안에서 축복한다.


아이들 열심히 가르치되

건강 제발 나빠지지 말고.


밥은 꼭 잘 챙겨 먹자.


9월 15일 0시 제주에서,

너에게 나를 부치다.


#20210915 by cornerkic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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