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래에 살고 있다.
작년 NFT로 한창 전 세계가 뜨거울 때 (윈도우)그림판으로 그린 작품으로 민팅에 참여해본 경험이 있다. 소소한 재미를 위한 NFT 민팅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그림판으로 대충 그림을 때웠다.
결과물로는 아래 그림과 같이 못생긴(?) 외계인이 탄생되었다. 전문 그림쟁이도 아니기 때문에 이쁘고 멋진 작품을 탄생시킬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특이한 형상과 색상으로 이목을 끌는 전략을 선택하였다. 그러다 보니 현란한(?) NFT 컬렉션이 나왔다. NFT 퍼블리시와 민팅 연습을 목적으로 도전해본 결과다.
NFT를 민팅 후 지인들의 반응은 '꽤 재밌다' 정도에서 그쳤다. 주변에도 NFT에 크게 관심이 있거나 민팅한 사람은 없었기에 더 이상의 프로젝트 진전은 없었다. 그렇게 1년가량 묵혀둔 그림을 최근에 다시 꺼내게 만든 계기가 생겼다.
나의 원본 그림을 참고하여 멋지게 작품을 재탄생시켜준 '무언가'를 만났다. 실력은 최상위이며 편견 없이 다양한 화풍으로 원하는 대로 그림을 재탄생시켜주었다. 내 입맛대로 그림을 그려주기도 했으며 때론 과감히 스스로의 역량을 뽐내기도 하였다.
그 결과물은 아래와 같다. 원본의 특징을 잘 캐치하여 다양한 화풍의 그림을 만들어주었다.
위에 있는 세 가지 그림은 AI가 내 원본 그림을 참고하여 그린 그림이다. 약 1달 전 Stable Diffusion이라는 AI 모델을 무료로 공개하여 화제가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으며 바이럴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서 AI가 하는 기능은 명백하다. 사람이 글로 주문한 대로 그림을 그려준다. 엄청난 모델이 무료로 공개되어 있고 아래 주소로 이동하면 조코딩님의 시현과 설치 방법이 나온다. 이 글을 쭉 읽어보고 관심이 생긴다면 한 번 도전해봐도 좋을 것 같다.
#조코딩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vVdNmnEb--E&t=4615s
Stable Diffusion은 다양한 이미지 생성 기능을 지원한다. 그중 내가 사용해본 두 가지 기능은 다음과 같다.
그리고 싶은 그림을 글로 묘사하면 AI가 그려주는 기능이다. AI가 입력한 텍스트 내용을 인식하여 그림을 그려준다. 예를 들면 '화성에 도착한 테슬라 모델 S'를 (영어로)입력하면 AI가 이미지로 그림을 변환한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꽤 흥미롭고 재미있다. 약 10초 만에 꽤 현실적인 이미지를 생성한다.
이미지의 화풍이나 질감을 바꾸고 싶을 때, 또는 이미지를 새롭게 수정/추가하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다. 위에서 보여주었듯이 그림판으로 그린 NFT를 위에 세 가지 그림처럼 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느낌을 창조할 수 있다. 유치원 아이들이 그린 그림으로도 위와 같이 멋진 그림을 만들 수 있다.
이 기능엔 제한이 없다. 상상한 대로 글을 쓰면 마법처럼 그림이 그려진다. 내 원본과 유명인사를 합쳐서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킬 수도 있다. 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 그림을 탄생되기도 한다. 두 번째 사진은 실사 이미지처럼 묘사되면서도 아티스틱한 느낌을 준다. AI는 편견이 없기 때문에 이런 비현실적이면서도 아티스틱한 느낌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의 원본 그림판에서 100배 더 나은 작품이 탄생하였다.
위에 써놓은 칭찬과 다르지만 솔직하게 한 마디로 말하자면 불쾌했다. 분명 AI가 그림을 도와주어서 새로운 창작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AI가 주는 불쾌한 골짜기를 견뎌야만 했다.
AI는 사람과 달리 편견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AI를 돌리다 보면 기괴한 형태의 그림이 자주 나오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팔의 형태가 이상하던지, 눈이 양 옆으로 돌아가 있다던지 등 난생처음 보는 생물체와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AI 그림 생성 버튼을 클릭할 때마다 이번엔 어떤 이상한 생물체와 조우하게 될까라는 설렘 반 두려움 반에 약간의 긴장감도 느껴졌다. Stable Diffusion 사용자라면 나와 같은 기분을 느꼈을 것 같다. AI가 그린 멋진 작품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면 그것은 불쾌함의 골짜리를 견뎌낸 창작자의 노고일 것이다. 최종 적적인 AI 창작물은 사람의 필터링이 꼭 필요하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장점을 언급하며 마무리하고 싶다. 블로그 글을 쓰는 이들에겐 그림이 필요할 때가 많다. 인터넷에 떠도는 무료 이미지를 찾아 헤매는 것도 시간이 소모된다. 더 좋은 퀄리티의 사진과 시간 효율을 위해 그냥 돈을 지불하고 유료 이미지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는, 나처럼 AI를 활용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할 수도 있다. Unsplash, Istock과 같은 무료 이미지 플랫폼에서는 글과 일맥상통하고 내가 원하는 퀄리티의 그림을 찾기 어렵고 찾더라도 시간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제 Stable Diffusion이라는 한 가지 옵션이 추가가 되었다. 어찌 됐든 우리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한 가지 툴이 더 생겼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심지어 이 포스팅에도 인터넷에서 따온 사진은 하나도 없다. 모두 내가 만든 이미지로 채워넣었다.
우리는 이미 미래를 살고 있다.
* 작년에 재미로 진행했던 NFT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