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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길원 Sep 26. 2020

성공적인 유학생활로 착각하게 만드는 함정 3가지-1

1. 국제 학생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1년 정도 교환학생으로 유학을 짧게 다녀오는 것이 붐인 시절이 있었다. 중3 때쯤부터 고1 사이에 반에서 이따금 한 두 명씩 사라지곤 했다. 나도 그중 한 명이었다. 


처음엔 1년만 유학을 다녀오는 것으로 계획하고 떠났지만 어쩌다 보니 그 길로 쭉 유학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미국과 캐나다에서 총 8년의 유학생활을 보내면서 고등학교, 대학교, 스타트업을 경험했다. 


요즘엔 나의 중 고등학교 시절처럼 조기 유학을 다녀오는 붐은 사그라든 것 같다. 그러나 짧게는 어학연수, 길게는 해외 대학교/대학원을 계획하거나 유학 중에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그런 분들을 위해 내가 겪은 유학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3가지 함정을 선별해 보았다. 나의 경험을 토대로 쓴 내용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미리 참고한다면 착각에 빠질 수 있는 함정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캐나다 고등학교 시절 월 페인팅



1. 다른 국제 학생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언어는 발음과 문장 구사력이 정확한 네이티브 스피커에게 배워야 한다. 영어뿐만 아니라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이 조건은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국제 학생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영어 실력을 늘리는 데 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국제학생들끼리 하는 소통은 Broken English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처음 유학을 와서는 국제학생들과 쉽게 친해진다. 미국인에게는 심리적인 벽을 느끼지만 그들과는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지는 친구들이다. 영어는 떠듬떠듬 말해도 그들과의 소통은 원활하다. 그러면서 영어 실력이 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평소보다 영어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영어로 소통하는 것이 조금은 익숙해진 탓이다. 하지만 함정이 여기에 있다. 



국제 학생들과 Broken English로 소통하는 것 자체로 영어 실력이 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나와 마찬가지로 그들도 영어를 완벽한 발음과 문장으로 구사하지 못한다. 정확한 발음과 완성된 문장을 구사하는 네이티브와 소통을 해야 영어를 올바로 배우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국제 학생들과의 소통 자체가 영어 실력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나 그들과 영어로 소통하는 것은 실력을 향상하는 데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언어는 네이티브 스피커에게 배워야 한다는 필수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학교 시절 애리조나 vs. 콜로라도 MLB 직관


유학이 처음이라면 '그럼 영어도 못하고 원어민을 사귀는 것도 어려운데 어쩌란 말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추천하는 것은 시간당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발음과 문장 구사력이 완벽한 현지인 튜터와 공부하는 것을 권한다. 링글(https://www.ringleplus.com/ko/student/landing/home)이라는 온라인 영어 회화 플랫폼이 있다. 링글은 아이비리그를 다니는 엄선된 튜터로만 구성되어 있다. 원어민 입장에서 네이티브적인 표현과 말하는 방식을 다듬어 준다. 놀라운 사실은 미국에 유학 온 학생들도 링글을 통해 영어를 배우는 비율이 상당하다는 사실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4hspXycSsQU (화면 캡처, 뒷 광고 아닙니다ㅋ)


재차 강조하지만 언어는 정확한 발음과 문장을 구사하는 원어민에게 배워야 한다. 그러나 해외까지 와서 튜터 비용으로 또 돈을 쓰는 것을 대부분 아깝게 생각한다. '그냥 나가서 원어민들과 친해지면 되지'라는 막연한 생각은 일찌감치 접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유학생활 N차 되는 유학생 조차 미국에서 백인 흑인들과 찐친 무리를 형성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 다들 처음엔 그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하겠지만 결국은 자연스럽게 같은 인종끼리 붙어 다니게 된다. 그것 편이 훨씬 쉽고 본능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처음 유학을 와서 영어로 자연스러운 소통이 어려운 상태라면 친한 원어민 무리를 형성하는 것이 더 어렵다. '이왕 유학을 간 김에 돈을 더 투자해서라도 제대로 배워야 한다'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외국까지 나와서 또 돈을 더 쓰는 것이 아까운 것이 아니고 해외 땅을 밟고 있는 순간에도 성장하지 못하는 시간과 기회가 아깝다고 생각해야 한다. 






결론은 국제학생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반쪽짜리 어학연수 또는 유학생활이라고 감히 규정해본다. 국제학생들과 담을 쌓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들과 속해 있는 것에 안전감을 느끼고 그들과 머무려고 하면 안 된다. 그들과 영어로 소통하는 것 자체로 영어가 늘고 있다고 자기만족에 착각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원어민 친구들이 생겼다면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 본인의 잘못된 영어 사용 방식을 Correction 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원어민 친구도 고쳐주는 것이 번거롭고 상대와 껄끄러워질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지적해주지 않는다. 친구 사이에 못하는 부분을 지적하는 일은 서로 낯 뜨거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위한다면 잘못된 영어 표현을 지적해줘'라고 미리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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